[뉴욕채권] 국채가, 위험회피에 강세로…예상 밑돈 PPI는 '약세' 재료
2월 PPI, 전월대비 제자리걸음…CPI처럼 PCE 물가에는 '비우호적' 평가
근원 PCE 물가 오름세 안 꺾였을 듯…'전월비 0.3~0.4%' 상승 전망 대세
(서울=연합인포맥스) 김성진 기자 = 미국 국채가격은 장중 위험회피 심리가 커지면서 강세로 전환했다. 유럽연합(EU)을 겨냥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 위협에 뉴욕증시가 타격을 받자 국채로 매수세가 유입됐다.
미국의 지난 2월 생산자물가지수(PPI)는 전날 나왔던 소비자물가지수(CPI)와 비슷한 양상을 보이면서 국채가격에 약세 재료로 작용했다. 시장 예상을 밑돌면서 오름세가 둔화했지만, 연방준비제도(연준ㆍFed)가 기준으로 삼는 물가지표인 개인소비지출(PCE) 가격지수 산출에는 비우호적이라는 평가가 많았다.
연합인포맥스의 해외금리 일중 화면(화면번호 6532)에 따르면 13일(미국 동부시간) 오후 3시 현재 뉴욕 채권시장에서 10년물 국채금리는 전 거래일 오후 3시 기준가보다 3.90bp 하락한 4.2760%에 거래됐다.
통화정책에 민감한 2년물 금리는 3.9530%로 같은 기간 4.40bp 낮아졌다.
만기가 가장 긴 30년물 국채금리는 4.5960%로 3.50bp 하락했다.
10년물과 2년물 금리 차이는 전 거래일 31.8bp에서 32.3bp로 확대됐다.(불 스티프닝)
국채금리와 가격은 반대로 움직인다.
장기물을 중심으로 한 오름세로 뉴욕 거래에 진입한 미 국채금리는 오전 장 초반 2월 PPI가 발표되자 순간적으로 급락한 뒤 금세 상승 전환했다. 10년물 금리는 한때 4.3550%까지 오르면서 일중 고점을 찍었다.
미 노동부에 따르면 2월 PPI는 전월대비 보합(0.0%)에 그쳤다. 시장 예상치(+0.3%)를 크게 밑돈 것으로, 전월 수치는 0.4%에서 0.6% 상승으로 상향 수정됐다.
변동성이 큰 식품과 에너지, 유통서비스를 제외한 근원 PPI는 전월 대비 0.2% 오르며 1월(+0.3%)에 비해 모멘텀이 약해졌다. 도소매업체의 마진 변화를 측정하는 유통서비스 항목은 전월대비 1.0% 급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전날 CPI 발표 이후처럼 채권시장은 반색하지 않았다. PCE 가격지수 산출 측면에서는 긍정적인 게 없다는 지적이 줄을 이었다.
2월 PPI에서 PCE 가격지수에 영향을 주는 항목들을 보면, 입원치료비(+1.0%)와 포트폴리오 운용수수료(+0.5%)는 전월대비 크게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CPI에서 전월대비 4.0% 급락했던 것으로 나타났던 항공료는 보합(0.0)을 나타냈다.
르네상스매크로리서치는 보고서에서 "PPI는 어제 CPI 이후 우리의 의심 중 일부를 확인했으며, 채권은 이를 좋아하지 않을 것"이라면서 2월 근원 PCE 가격지수는 전월대비 0.32% 상승할 것으로 추정한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 1월(+0.3%)에 비해 근원 PCE 물가의 오름세가 둔화하지 않을 것이라는 얘기로, 이코노미스트들도 대체로 0.3~0.4% 범위의 예상치를 제시했다. 2월 PCE 가격지수는 오는 28일 발표된다.
FHN파이낸셜의 마크 스트라이버 경제 분석가는 채권 트레이더들은 "오늘 아침의 냉각된 PPI를 무시했다"면서 "연준이 선호하는 PCE 디플레이터 측면의 덜 고무적인 의미에 더 집중하고 있다"고 말했다.
PPI와 같은 시각에 발표된 주간 신규 실업보험 청구건수는 시장 예상과 달리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8일로 끝난 한 주 동안 신규 실업보험 청구건수는 계절조정 기준 22만명으로 전주보다 2천명 감소했다. 시장에서는 22만5천건으로 늘었을 것으로 점쳤으나 예상은 빗나갔다. 전주 수치는 22만2천명으로 1천명 상향 조정됐다.
미 국채금리는 뉴욕증시가 개장과 함께 낙폭을 확대하자 하락 반전했다. 무역전쟁 우려가 커지면서 PPI 발표 직후 큰 움직임이 없던 금리 인하 베팅에도 힘이 실렸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오전 일찍 자신의 소셜 미디어인 트루스소셜을 통해 EU가 미국산 위스키에 대해 관세를 철폐하지 않으면 유럽산 와인, 샴페인 등 주류에 200%의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위협했다.
그는 "EU는 미국을 이용하려는 유일한 목적으로 설립됐으며, 위스키에 50%의 끔찍한 관세를 부과하고 있다"면서 EU는 "세계에서 가장 적대적이고 학대적인 세금 및 관세 부과 기관"이라고 맹공격했다.
뉴욕증시 대표지수인 S&P 500은 오후 장중 1.7% 가까이 밀리며 5,500선이 위협받기도 했다. 나스닥은 한때 2.3% 남짓 급락세를 나타냈다.
오후 장 들어 실시된 30년물 입찰은 수요가 부진했으나 뉴욕증시의 낙폭 확대 영향에 묻혔다. 이날 회사채 발행을 추진하려 했던 투자등급 기업들은 위험자산 시장이 타격을 받자 대거 계획을 연기한 것으로 전해졌다.
미 재무부에 따르면 입찰에서 220억달러 규모의 30년물 국채는 발행 수익률이 4.623%로 결정됐다. 지난달 입찰 때의 4.748%에 비해 12.5bp 낮아진 것으로, 지난해 12월 이후 최저치다.
응찰률은 2.37배로 전달 2.33배에 비해 미미하게 상승했다. 이전 6개월 평균치 2.43배에는 못 미쳤다.
발행 수익률은 발행 전 거래(When-Issued trading) 수익률을 1.1bp 정도 웃돌았다. 시장 예상보다 수익률이 높게 결정됐다는 의미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연방기금금리(FFR) 선물시장은 뉴욕 오후 3시 47분께 연준의 다음 주 금리 동결 가능성을 97.0%로 가격에 반영했다. 전장보다 1.0%포인트 낮아졌다.
오는 5월 금리 인하 가능성은 30% 중반대로 높아졌다. 5월까지 금리가 동결될 가능성은 전장 71.6%에서 64.5%로 하락했다. 상반기 내내 금리가 동결될 가능성은 전장 23.1%에 18.6%로 낮아졌다.
sj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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