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외환분석] 원화의 약점과 달라진 셈법
(서울=연합인포맥스) 14일 달러-원 환율은 보합권에서 출발할 것으로 보인다.
간밤 미국과 유럽연합(EU) 간의 관세전쟁이 격화하는 양상을 보임에 따라 달러화가 올랐지만, 원화에 미칠 충격은 제한적일 것으로 보인다.
이미 관세전쟁 우려로 달러-원이 내리지 못했던 터라 추가로 받을 타격은 크지 않다.
달러-원을 올리거나 내릴 강한 재료는 없지만, 의심할 수 있는 한 가지는 하방경직성은 강할 것이라는 점이다.
달러 인덱스는 103.8선으로 올랐다. 이는 전날 서울 외환시장 정규장 마감 때와 비슷한 수준이다.
이달 들어 달러-원은 변동성이 줄었다.
고점이 1,462.40원, 저점이 1,441.00원으로, 위아래 변동폭이 약 20원 정도에 불과하다.
대신 환율은 최근 들어 1,450원 초중반대로 수렴하는 모양새다.
같은 기간 달러 인덱스는 107선에서 104선 아래로 내렸다.
유로화와 엔화는 급등했고, 원화에 영향력이 큰 역외 위안화도 달러당 7.3위안에서 7.25위안대로 내려오며 강세를 나타냈다.
원화는 최근 미국증시의 하락과 미국발 위험회피 분위기가 나타날 때는 다소 디커플링하는 모습을 보이면서 약세폭은 심하지 않은 편이다.
그러나 달러화가 떨어질 때도 달러-원은 요지부동이다.
전날 달러-원 환율은 1,450원 초반대에서 결제수요가 나옴에 따라 상승했다.
환율이 더 내려갈 기미가 보이지 않아 수입업체가 매수세에 나섰고, 달러화도 아시아 장에서 강세를 보이면서 상승세를 부추겼다.
수출업체는 1,460원대에 가까워지면 네고물량을 내놓는 형국이어서 지금 레벨에서 달러-원 하방 재료가 되지 못한다.
수급상으로 보면 1,450원이라는 절대적으로 높은 레벨에서도 달러에 대한 탄탄하고 꾸준한 매수가 나오고 있다는 점을 확인할 수 있다.
결국 트럼프 관세와 윤석열 대통령 탄핵 심판이라는 정치적 불확실성이 원화의 최대 약점으로 꼽힌다.
윤 대통령 탄핵 심판 선고기일이 어제까지 나오지 않음에 따라 여러 일정을 고려할 때 다음 주 중후반으로 선고는 미뤄질 것으로 법조계는 관측하고 있다.
일부에서는 탄핵 심판이 이뤄질 때까지 달러-원을 팔기는 어려운 상황 아니냐는 지적도 한다.
뉴욕 외환시장은 미국의 2월 생산자물가지수(PPI)와 미국과 EU 사이의 관세전쟁에 영향을 받았다.
미국의 PPI는 예상을 하회했음에도 전날 CPI와 비슷하게 시장의 환영을 받지 못했다.
2월 PPI는 전년대비 보합을 나타내 시장 예상치 0.3% 상승을 크게 밑돌았다. 지난 1월의 0.5% 상승에 비해서도 눈에 띄는 둔화세다.
그럼에도 PPI의 세부항목이 개인소비지출(PCE) 물가 산출에는 비우호적이라는 평가다.
입원치료비(+1.0%)와 포트폴리오 운용수수료(+0.5%)는 전월대비 크게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CPI에서 전월대비 4.0% 급락했던 것으로 나타났던 항공료는 보합을 나타냈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EU가 발표한 보복관세 부과 방침에 주류에 대한 200% 관세를 부과할 것이라며 EU를 위협했다.
EU가 트럼프 대통령이 소속된 공화당 주의 민감 품목인 할리데이비슨 오토바이, 버번위스키, 리바이스 청바지 등에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한 것이 촉매였다.
시장은 일찌감치 트럼프 관세 발언에 '내성'을 키웠다고 생각했지만, 이날의 상황만 보면 내달 나올 보편관세의 예고편을 보는 셈일 수 있다는 생각도 든다.
물론 그 반대의 경우도 가능하다.
미국 연방정부의 셧다운 위험이 시장에 미칠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보인다.
미 하원에서 7개월짜리 임시 예산안이 통과했지만, 상원을 넘지 못했다. 미국시간으로 14일 자정까지 예산안이 통과되지 못하면 셧다운이 현실화한다.
다만 과거에도 셧다운은 수일에 그쳤고, 미국 재무부에는 디폴트를 막고 몇개월 동안 지급을 이어갈 수 있는 여러 방안도 갖고 있다.
뉴욕 차액결제선물환(NDF) 시장에서 달러-원 1개월물은 지난 밤 1,451.50원(MID)에 최종 호가됐다.
최근 1개월물 스와프포인트(-2.40원)를 고려하면 전장 서울외환시장 현물환 종가(1,453.80원) 대비 0.10원 오른 셈이다. (경제부 시장팀 정선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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