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환시-주간] '재정 족쇄' 마침내 벗는 獨…FOMC 등 재료 봇물
독일 연방하원서 18일 역사적 표결…'부채 제한' 사실상 무력화 평가
中, 17일 내수 진작책 발표…BOJ·연준·BOE 통화정책 결정 줄이어
(서울=연합인포맥스) 김성진 기자 = 이번 주(17~21일) 뉴욕 외환시장은 미국과 일본, 영국 등 주요국의 통화정책 결정을 비롯한 굵직한 이벤트들이 줄을 잇는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전방위적 관세 위협 속에 주요국 중앙은행들은 대체로 관망세를 유지할 것으로 예상되나, 향후 행보는 각자 다른 방향 또는 다른 속도를 가리킬 것으로 보인다.
미국이 일방적 자국 우선주의 노선을 이어가는 가운데 유럽의 재정지출 확대 움직임이 빨라지고 있는 것도 계속 주시해야 할 대목이다. 독일 연방하원은 역사적 부양책 실행을 위한 헌법 개정안을 오는 18일 표결에 부친다.
지난주 막판 독일 기독민주당(CDU)·기독사회당(CSU) 연합과 사회민주당(SPD), 녹색당은 5천억유로 규모의 인프라 투자 특별기금 설치 및 '부채 제한'(debt brake) 완화를 위한 헌법 개정에 마침내 합의했다. 세 당에서 내부 이탈표가 상당히 쏟아지는 돌발 변수가 등장하지 않는 한 개정안은 통과될 것으로 보인다.
3당은 국내총생산(GDP)의 1%를 넘는 방위비는 부채 제한 적용의 면제를 받도록 할 뿐 아니라 민방위 및 IT 보안 지출 등으로 방위비 범위를 넓히는 데도 합의했다. 이에 따라 구조적 재정적자가 GDP의 0.35%를 넘지 못하게 하는 부채 제한은 사실상 무력화됐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도입된 부채 제한은 오랫동안 독일의 적극적 재정지출을 막는 '재정 족쇄' 역할을 해왔다. 최근 독일 국채(분트) 수익률이 폭등한 가운데 독일발 유로 강세 압력이 어디까지 지속될지 지켜볼 필요가 있다.
◇지난주 달러 동향
지난주 달러화 가치는 소폭이지만 2주 연속 밀렸다. 독일의 재정지출 확대 전망에 유로 강세가 이어지면서 달러에 하방 압력을 가했다.
연합인포맥스의 달러인덱스 및 이종통화 등락률 비교(화면번호 6400번, 6443번)에 따르면, 지난 14일(이하 현지시간) 기준 주요 6개국 통화에 대한 달러화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DXY)는 전주대비 0.064포인트(0.06%) 내린 103.741에 거래를 끝냈다.
달러인덱스는 주 초반 103.222까지 밀린 뒤 낙폭 축소했다. 지난주 종가는 지난해 10월 중순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달러-엔은 148.610엔으로 전주대비 0.45% 상승(달러 대비 엔화 약세)했다. 한 주 만에 반등했다.
유로는 달러에 2주 연속 강세를 나타냈다. 유로-달러 환율은 1.08795달러로 전주대비 0.29% 상승(유로 대비 달러 약세)했다.
유로는 한때 1.09485달러까지 오르는 등 1.09달러 선을 넘나들었다. 1.09달러를 웃돈 것은 작년 11월 초 이후 처음있는 일이다.
엔화의 상대적 약세 속에 유로-엔 환율은 161.71엔으로 전주대비 0.76% 올랐다. 3주 연속 상승했다.
파운드-달러 환율은 1.29328달러로 전주대비 0.06% 높아졌다. 지난주 종가는 작년 10월 하순 이후 최고치다.
역외 달러-위안(CNH) 환율은 7.2384위안으로 지난주 대비 0.09% 내렸다. 2주 연속 밀렸다.
◇이번 주 달러 전망
첫 거래일인 17일에는 중국 재정부·상무부·인민은행 등 경제 유관부처가 합동으로 내수 진작책 발표 기자회견을 연다. 최근 종료된 '양회'(兩會·전국인민대표대회와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에서 강조됐던 내수 확대 방침의 구체적 내용들이 공개될지가 관전 포인트다.
중국이 화끈한 대책을 내놓는다면 이는 위험선호 심리 개선 및 달러 약세 재료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유럽에 이어 중국까지 재정을 푼다는 모양새가 만들어질 수 있다.
일본은행(BOJ)은 오는 19일 끝나는 정례 금융정책 결정회의에서 정책금리를 '0.50% 정도'로 동결할 것으로 예상된다. BOJ가 긴축 사이클을 이어가고 있지만 지난 1월 25bp 인상 후 곧바로 추가 인상을 할 단계는 아니라는 게 대부분 전문가의 의견이다.
BOJ의 뒤를 잇는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ㆍFed)는 금리 동결이 일찌감치 확실시돼왔다. 현지시간 19일 오후 발표되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결과는 한국시간으로 20일 새벽에 전해질 예정이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FOMC를 앞두고 마지막으로 모습을 드러냈던 지난 7일 연설에서 "미국 경제는 여전히 좋은 위치에 있다"며 "우리는 서두를 필요가 없다"고 말한 바 있다. 파월 의장이 이 발언을 되풀이한다면 금리 인하 '신중론'을 유지하겠다는 신호가 될 수 있다.
영국 잉글랜드은행(BOE)은 20일 통화정책회의를 연다. 금리 동결 전망이 대세지만, 25bp 인하를 결정했던 지난달 회의에서 '빅 컷'(50bp 인하) 소수의견이 2명 나왔기 때문에 이번에도 소수의견이 등장할 가능성에 무게가 실린다.
같은 날 BOE에 앞서 회의를 여는 스위스중앙은행(SNB)은 정책금리를 0.25%로 25bp 인하할 것으로 전문가들은 점치고 있다. 이번 주 주요국 중앙은행 중 유일하게 인하 결정을 내릴 것이라는 예상이다.
분기마다 통화정책을 결정하는 SNB는 작년 3월부터 금리를 계속 내려왔다. 다만 정책금리 레벨이 '제로'(0.0%)에 가까워진 만큼 이번 인하가 마지막이 되리라는 전망이 우세한 상황이다.
FOMC 결정을 이틀 앞둔 17일에는 미국의 지난 2월 소매판매가 발표된다. 1월 소매판매는 전월대비 0.9% 급감하면서 '트럼프 역풍' 우려를 자극한 바 있다.
전문가들은 2월 소매판매는 전월대비 0.6~0.7% 증가했을 것으로 점치고 있다. 시장 컨센서스에 부합하는 반등이 나온다면 파월 의장의 발언 뉘앙스가 크게 달라지진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이밖에 이번 주 미국의 경제지표로는 3월 뉴욕 엠파이어스테이트 제조업지수와 같은 달 전미주택건설업협회(NAHB) 주택시장지수(17일), 2월 주택착공·허가 건수와 같은 달 산업생산(18일), 3월 필라델피아 연은 제조업지수 및 2월 기존주택판매와 콘퍼런스보드(CB)의 같은 달 경기선행지수(20일) 등이 있다.
sj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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