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지현의 채권분석] 대내외가 엮인 고차방정식
(서울=연합인포맥스) 17일 서울채권시장은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 선고에 대한 경계감이 가득한 장세가 이어지겠다.
지난주 금요일에 윤 대통령에 대한 탄핵심판 선고가 이뤄질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했지만, 결국 다시 미뤄지면서 시장은 더욱 불확실성에 휩싸이고 있다.
아직 헌법재판소가 윤 대통령 탄핵심판 선고기일을 발표하지 않았으나, 이번주 후반쯤일 것이라는 전망이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다.
그전까지는 지난주와 마찬가지로 경계심에 포지션을 크게 확대하지 않으려는 심리가 강할 수 있어보인다.
탄핵이 인용되거나 혹은 기각될 경우 각 시나리오별로 채권시장 전망에 대해서는 '갑론을박'이 이어지고 있다.
탄핵 인용 및 기각시 달러-원 환율 추이와 추가경정예산안(추경) 편성 전망, 외국인의 매매동향 등 다양한 요인으로 시장의 반응이 결정될 것으로 보여, 롱(매수)뷰 혹은 숏(매도)뷰에 대한 확신을 가지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
혹시 달러-원 환율이 예상보다 급격한 반응을 보이지 않는다면, 시장은 점차 다가오는 추경 등 재정 이슈에 집중해 금리 레벨을 재탐색할 수 있어 보인다.
우선 외국인이 하루 앞으로 다가온 국채선물 만기일을 앞두고 이날 롤오버(월물교체)를 얼마나 적극적으로 진행할지도 시장의 분위기를 결정할 수 있다.
외국인이 탄핵 인용 여부를 점치면서 롤오버를 할지 혹은 정산을 받을지를 선택할 수도 있다.
이같은 상황에서 관건은 문제는 윤 대통령 탄핵심판 선고일이 3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와 맞물릴 경우다.
대내외 핵심 이벤트가 겹친다면 국내 장은 글로벌 시장 대비 급격한 변동성을 맞이할 수 있어보인다.
오는 20일 새벽 결과가 공개될 3월 FOMC의 경우 금리 동결이 확실시되고 있으나, 점도표상 연내 2차례로 제시된 금리 인하 전망에 변화가 있을지가 관건이다.
양적긴축(QT) 일시중단이 발표될지도 관심사다.
이와 함께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이 이전보다는 다소 완화적인 스탠스를 보여줄지에 주목도가 높다.
파월 의장은 이달 초 공개연설에서는 미국의 경제가 강하다고 평가하며 여전히 금리 인하를 서두를 필요가 없다는 기존 입장을 재확인한 바 있다.
다만 그 사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예고했던 철강·알루미늄에 대한 25% 관세 부과가 실행됐고, 이로 인해 유럽연합(EU)과 캐나다 등 주요국이 보복 관세를 발표하면서 글로벌 무역갈등이 심화되고 있다.
이로 인해 경기침체 우려가 확대되면서도, 향후 트럼프 관세로 인한 인플레이션 재반등 등의 전망에 미국의 최신 물가지표가 둔화했음에도 시장이 크게 반영하지 않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이를 감안한 파월 의장의 미국 경제상황에 대한 평가가 또한번 중요한 시점인데, 이로 인해 시장 변동성이 확대될 가능성이 적지 않다.
그렇다 보니 이번주 내내 대내외 핵심 이벤트가 엮여있는 복잡한 고차 방정식을 풀어야 하는 장세가 이어지는 셈이다.
언제 급격한 변동성이 전개될지 예상하기 어려워 무리하게 움직이기에는 쉽지 않은 한주가 될 수 있다.
한편, 예고된 상호관세 부과와 관련해 미국은 양자협상을 통해 새 협정을 체결할 수 있음을 시사했다.
간밤 마코 루비오 미국 국무장관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내달 2일부터 상호관세를 부과하겠다고 예고한 것에 대해 "우리는 기준선(baseline)을 재설정하고 이후 국가들과 잠재적인 양자 협정을 체결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렇다면 한미 자유무역협정(FTA)도 대폭 개정되거나, 이를 대체할 새로운 협정이 체결될 가능성도 있어 보인다.
앞서 지난주 후반 미국의 기대인플레이션이 장단기 구간 모두 크게 상승하면서 금리 인하 기대가 후퇴했다.
미 미시간대에 따르면 1년 기대 인플레이션은 4.9%로 전달보다 0.6%포인트 높아지면서 2022년 11월 이후 최고치를 갈아치웠다.
5년 기대 인플레이션은 전달 3.5%에서 3.9%로 뛰었다. 1993년 2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독일 기독민주당(CDU)·기독사회당(CSU) 연합과 사회민주당(SPD), 녹색당이 5천억유로 규모의 인프라 투자 특별기금 설치 및 부채 제한 완화를 위한 헌법 개정에 합의했다는 소식도 전해졌다.
이또한 미 국채 금리에 약세 압력을 가했다.
전 거래일 미 국채 2년 금리는 5.8bp 오른 4.0190%, 10년 금리는 4.4bp 오른 4.3160%를 나타냈다.
이날 수급상 국고채 10년물 입찰이 2조8천억원 규모로 진행된다.
(경제부 시장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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