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대통령 탄핵심판 선고 주목하는 FX딜링룸…"베팅 아닌 대응"
(서울=연합인포맥스) 정선미 기자 = 헌법재판소의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 선고가 이르면 주 후반 이뤄질 것이란 예상이 제기되는 가운데 외환시장의 주목도도 높아지고 있다.
노무현(기각)·박근혜(인용) 전 대통령의 앞선 탄핵 사건이 시장에 큰 충격을 주지 않았던 것과 달리 이번에는 선고 결과뿐만 아니라 그 이후의 정치적 상황 급변 가능성 대한 우려가 적지 않아 경계감도 크다.
일본계 투자은행인 노무라의 경우 대통령 탄핵 인용 가능성이 기각에 비해 큰 것으로 평가되지만, 기각될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할 수 없어 상당한 정치적 위험이 내재한 상황이라고 평가하는 것도 시장의 시각을 대변한다.
노무라는 탄핵 가능성을 60~70%로 봤고, 기각 가능성을 30~40%로 예측하고 있다.
시장에서는 윤 대통령 구속 취소 결정 이후 기각 가능성이 일종의 '테일 리스크'로 부상한 것 같다고 보는 견해도 있다.
전례에 비춰봤을 때 이르면 지난주 후반에는 탄핵 심판이 이뤄질 것으로 예상됐으나, 선고기일이 늦춰지면서 불확실성이 더 커졌다고 본다.
트럼프발 관세 폭탄으로 대외 불확실성이 큰 상황에서 우리 내부의 정치적 불확실성이 더 확대되는 모양새여서 달러 인덱스 하락에도 원화 강세 베팅이 쉽지 않다고 외환시장 참가자들은 말했다.
시장의 기본 시나리오는 탄핵 인용과 이에 따른 정치 불확실성 감소 및 원화 강세 흐름이다.
탄핵이 인용되면 윤 대통령 지지층의 극렬한 시위가 일어날 가능성이 크고, 기각될 경우에도 대통령의 사임을 요구하는 진보 측의 대규모 저항이 있을 수 있어 방향성을 가늠하기 힘든 게 사실이다.
작년 12월 3일 비상계엄이 있기 전 달러-원 환율은 1,400원 수준에서 거래됐다. 시장에서는 비상계엄 이후 정치적 불확실성이 환율을 30원에서 많게는 50원가량 높여놨다고 평가했다.
이에 따라 FX딜링룸은 탄핵 심판을 앞두고 대응 전략을 고민하고 있다.
다양한 시나리오가 나오는 상황에서 시장 참가자들은 이번 이벤트는 "예측이 아니라 대응의 영역"이라고 지적한다.
A은행 딜링룸 부장은 18일 "포지션을 크게 가져갈 수 없고, 순간순간 대응하는 게 맞는 것 같다"면서 "잠시 거래를 쉬어가는 것도 나쁘지 않은 방법으로 가볍게 움직임을 가져가지 않을까 예상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벤트를 보고 가야지 만약 기대했던 것과 반대 방향으로 베팅했을 때는 포지션을 청산할 방법이 없다"면서 "그럼에도 결과가 어떻게 나오든 지난 4개월 동안의 정치적 불확실성은 해소되는 셈이어서 어느 정도는 하방으로 가지 않을까 예상한다"고 덧붙였다.
예측에 기반해 베팅하는 것이 아니라 보수적으로 손실을 보지 않는 방향으로 가겠다는 것이다.
B은행 딜링룸 팀장은 "회의를 최대한 자주 하면서 브레인스토밍을 통해 여러 가지 시나리오를 많이 고민해보는 상황"이라면서 "각각의 상황에 발생할 수 있는 결과에 대해 예측해봐야 그같은 상황이 나왔을 때 대응이 가능하다고 보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B 팀장은 "변동성이 클 것으로 보이며, 이벤트가 나오고 난 이후에 해석에 따라 시장의 방향이 급격하게 바뀔 가능성도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그러면서 탄핵이 인용되면 조기대선을 준비하는 과정에 초점을 맞출 수 있어 전반적으로 시장에 우호적일 가능성이 있다고 평가했다.
또한 달러 인덱스에 비해 달러-원이 내리지 못하는 상황에서 5% 정도의 원화 디스카운트가 해소될지, 그렇지 않다면 지금의 1,400원 중반대의 환율이 뉴노멀로 자리 잡을지도 궁금하다고 덧붙였다.
탄핵 심판이 이뤄지고 난 뒤에 기각이든 인용이든 금융시장의 불안이 발생했을 때 금융당국이 대응할 수 있는 여력이 충분하다는 의견도 있다.
C은행의 딜러는 "금융시장이 어지러워졌을 때 당국이 대응을 못 하는 상황은 아닐 것으로 보인다"면서 "시장이 극단적으로 치달을 가능성은 적어 보인다"고 평가했다.
그는 "다만 FX스와프 입장에서는 시장이 불안해지면 당국이 원화 잉여 쪽의 스탠스를 가져갈 가능성이 있다"면서 "원화가 풍부해지면 스와프포인트에는 다시 하락 압력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탄핵 인용 후 극렬 시위에 대한 우려가 있지만 과거 서부지법 폭동사태를 겪음에 따라 행정력을 통한 제압이 가능할 것이란 전망도 나왔다.
D은행 딜링룸 팀장은 "탄핵이 인용되고 폭동 수준의 시위기 나온다면 일시적 불안은 있겠지만 행정력을 통해 제압할 수 있을 것"이라면서 "향후 대선 절차가 남아있는 상황에서 보수 층에서도 이같은 시위를 계속 부추기기는 어려울 것이며 실제로 인용을 원하는 시민들이 다수라는 것이 팩트"라고 말했다.
smjeo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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