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러-원, 장중 1,470원선 터치…배경과 전망
(서울=연합인포맥스) 정선영 신윤우 기자 = 달러-원 환율이 1,470원선을 웃돌면서 2월 이후 가장 높은 수준에 도달했다.
빅피겨인 1,500원선을 불과 30원 앞둔 수준인 만큼 외환당국 경계심도 강해지고 있다.
25일 연합인포맥스 달러-원 거래종합(화면번호 2110)에 따르면 달러-원 환율은 장중 한때 1,470.00원을 터치했다.
달러화가 이미 지난주 야간 연장거래 시간대에 1,470.50원을 기록한데다 4월 2일 미국의 상호관세 발효를 앞둔 점, 국내 정치적 불확실성이 지속되고 있는 점이 달러화 레벨을 높였다.
◇최근 야간장에서 이미 1,470원선 터치
달러화가 정규장에서 1,470원선으로 진입한 것은 서프라이즈 상황은 아니다.
이미 지난 20일 야간 거래에서 한 차례 고점을 찍은 바 있고, 원화 약세 요인이 불거지면 언제든 다시 반등을 시도할 수 있는 레벨이었던 셈이다.
최근 한달 여 기간 동안 1,450원대를 중심으로 큰 폭의 레인지 장세를 형성했다.
아래로는 1,400원선이, 위쪽은 1,500원선이 있는 중간 지점에서 방향성을 보이지는 않았다.
그러나 서울환시 정규장과 달리 야간 연장거래 시간대는 거래량이 적어 변동폭 확대가 불가피했다.
지난주 달러-원 레인지가 1,460원대부터 상단을 연달아 뚫은 것도 야간 연장거래 시간대의 고점의 영향이 컸다.
달러-원 환율은 지난 20일 낮시간대 정규장에서 1,461.40원까지 고점을 높였다.
직전일 야간거래에서 이미 1,463.00원에 고점을 찍으면서 1,460원대가 뚫렸다.
이후 지난 20일 야간 연장거래 시간대에 고점이 1,470.50원까지 오르자 달러-원 환율은 이미 1,469원대까지 공방을 벌이다 1,470원선을 터치했다.
◇4월 2일 미 상호관세 발효…위험회피 가중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 압박으로부터 한국이 안전지대일 수 없다는 점도 원화 약세를 부추기는 대목이다.
특히 트럼프 행정부가 미국에 상당한 관세를 부과하는 국가를 포함하면서 상호관세 대상국 리스트인 '더티 15'(Dirty 15)'는 4월 2일부터 발효될 예정이다.
우리나라가 '더티15'에 포함될 수 있다는 부담은 더욱 크다.
케빈 해싯 미국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도 지난 17일 CNBC와 인터뷰에서 "유럽과 중국, 한국에 대한 무역 적자가 수년째 지속되고 있다"고 한국을 직접 거론했다.
미국 관세 압박의 영향은 한국 뿐 아니라 광범위한 영역에서 나타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압박이 유로존의 성장률 둔화를 불러올 것이라는 크리스틴 라가르드 유럽중앙은행(ECB) 총재의 발언도 이같은 영향을 반영하고 있다.
◇연이은 탄핵심판…정치 불확실성, 원화 약세 요인
정치 관련 불확실성은 최근 달러-원 환율 상승을 부추긴 요인 중 하나로 꼽힌다.
시장 참가자들은 당초 지난주에 헌법재판소가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 선고 기일을 확정할 것으로 예상했다.
탄핵심판 결과가 인용, 기각 또는 각하 중 어느 쪽으로 나오더라도 정치적 불확실성이 일부 해소될 것이라는 기대도 일었다.
그러나 헌법재판소는 지난주에 대통령 탄핵심판 선고기일을 발표하지 않았다.
오히려 지난주까지 대통령 권한 대행 업무를 해 온 최상목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을 향한 탄핵 가능성마저 불거졌다.
전일은 한덕수 국무총리에 대한 탄핵심판이 기각됐다.
탄핵심판 대상과 결과를 제외하더라도 탄핵 관련 이슈가 줄을 잇는 상황은 국내 정치의 불확실성요인으로 인식됐다.
대통령 탄핵심판 선고기일은 아직 정해지지 않아 외환시장은 불확실성이 길어질 것이라는 점에 주목하며 위험회피로 기울었다.
◇전문가들 "1,470원대 레인지…1,480원선 되돌림 예상"
시장 전문가들은 달러-원 환율이 1,470원선을 웃돌더라도 급등할 가능성은 제한적이라고 봤다.
달러-원 환율은 지난해 12월 27일에 장중 1,486.70원까지 고점을 높인 바 있다.
따라서 1,480원대로 급등하기 전에 외환당국 경계심이 강하게 반영될 공산이 크다고 전문가들은 봤다.
다만, 달러를 팔기 불편한 상황이라는 인식은 달러화 하단을 지지할 수 있다.
4월 2일 상호관세 발효를 앞두고 기업들도 달러를 팔고 싶어하지 않을 수 있고, 외환딜러들 역시 위험 요인이 있는 상황에서 강하게 달러를 매도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백석현 신한은행 연구원은 "다음주 상호관세 발표될 때까지는 원화가 다른 통화보다 약세를 보이는 게 당연하다고 본다"면서 "지난주에 가자지구 휴전 깨지고 이스라엘의 대대적인 지상군 투입이 이뤄진 것도 원화 약세를 이끌었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해에도 중동 리스크 불거질 때 원화 약세가 뚜렷했다"며 "4월 2일 슈퍼관세 데이를 앞둔 상황에서 이참에 달러 매수 심리가 작동했을 것 같다"고 말했다.
다만, 백 연구원은 "탄핵 변수도 있지만 우리나라 기업들의 성장 전망이 악화한 점도 원화 약세 요인"이라며 "이번주에는 1,380원까지 열어둬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다음주 4월 2일 이후에는 잠깐 급등하는 장세도 나오겠지만 이후에는 되돌림이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문정희 KB국민은행 이코노미스트는 "대외적으로 (미국) 관세 조치가 다음 주에 나오고 국내적으로는 이번주가 워낙 정치 이벤트가 많아 경계감이 계속 있는 것 같다"며 "관세, 정치 이벤트 등 불안 요인들이 계속 환율을 올리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전 고점이 종가 기준 1,475원선 정도였고, 장중 1,486원대도 갔지만 올라가는 것도 무거워서 1,480원까지는 열어놔야 되지 않을까 본다"면서도 "이벤트 끝나면 되돌림도 있을 수 있고 국민연금 헤지 물량도 있어 조심스러운 것 같아 1,480원선 정도면 막힐 것으로 생각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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