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CYMI] 세인트루이스 연은 총재의 '스태그스러운' 시나리오
"고용 약화하면서 인플레 높아질수도"…관세發 '2차 효과' 우려
파월의 'transitory' 대신 'temporary' 사용…직접 반박 인상 피해
(서울=연합인포맥스) 김성진 기자 = 알베르토 무살렘 미국 세인트루이스 연방준비은행 총재는 지난달 하순부터 스태그플레이션 분위기를 물씬 풍기는 '대안적' 시나리오를 반복적으로 거론하고 있다.
고용시장이 약화하는 와중에도 인플레이션은 2% 목표를 웃돌거나 더 높아짐으로써 연방준비제도(연준ㆍFed)의 정책 대응이 어려워지는 시나리오다.
무살렘 총재는 26일(현지시간) 켄터키 파두카에서 열린 행사 연설에서 ▲경제는 완만한 속도로 성장하고, ▲고용시장은 완전고용 근처에서 건강한 상태를 유지하며, ▲인플레이션은 2027년까지 2%로 낮아진다는 게 자신의 기본 전망이라고 밝혔다.
그는 하지만 "위험은 노동시장이 더 냉각되고, 인플레이션은 2%를 계속 웃돌거나 단기적으로 상승하는 쪽으로 기울어 있다고 판단한다"면서 대안적 시나리오를 거론했다.
이 시나리오는 3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나타난 경제전망의 변화와도 맥락을 같이 한다. 성장률 전망치는 하향되고, 인플레이션 전망치는 상향된 FOMC 경제전망에 대해 무살렘 총재는 "비슷한 변화가 뚜렷하게 나타났다"고 말했다.(지난 20일 송고된 '점도표, 올해 2회 인하 유지에도 매파 성향↑…'스태그' 어른어른' 기사 참고)
무살렘 총재는 대안적 시나리오가 "통화정책에 도전적 환경을 제공한다"면서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와 불법 이민자 단속이 '적어도 단기적으로' 물가를 올리고, 총수요와 고용을 약화할 가능성이 크다는 점이 많은 이들에 의해 인식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무살렘 총재가 '고용 약화 속 인플레이션 상승'이라는 대안적 시나리오를 처음으로 제시한 것은 지난달 20일이다. 3월 FOMC를 한 달쯤 앞둔 시점부터 이런 생각을 드러내 왔다는 얘기다.
그가 스태그플레이션이라는 표현을 직접 사용한 것은 아니다. 중앙은행의 정책 대응을 제약하는 스태그플레이션 상황은 중앙은행가들이 입에 올리는 것도 부담스러워하는 게 사실이다.
시장에서는 대신 '스태그플레이션스러운'(stagflation-lite)이라는 표현이 등장했다. 1970~80년대의 전형적인 스태그플레이션은 아니지만 비슷한 상황을 연상시킨다는 의미를 담은 조어다.
컨설팅업체 RSM의 존 브루셀라스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지난주 보고서에서 3월 FOMC의 경제전망을 "스태그플레이션스러운 예측"이라고 규정하면서 "성장이 둔화하는 가운데 인플레이션은 오르면서 앞으로 단기적으로 경미한 스태그플레이션이 예상된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짚었다.
물가상승률과 실업률을 합한 '고통지수'(Misery Index)는 경제가 스태그플레이션 상황에 얼마나 가까운지를 손쉽게 가늠할 수 있는 척도다. 지난 2월 기준 미국의 고통지수는 6.9%로, 역사적 고점인 1980년 5월의 21.9%에 비해서는 크게 낮다.
무살렘 총재는 이날 연설에서 관세가 인플레이션에 직접적으로 미치는 영향은 일시적일 수 있으므로 간과해도 되지만, 간접적으로 발생하는 '2차 효과'(second-round effects)는 통화정책으로 대응해야 할 수 있다는 전제를 달았다.
무살렘 총재는 관세의 2차 효과는 "인플레이션에 더 지속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면서 이 효과가 분명해지거나 중장기 기대 인플레이션이 실제 인플레이션을 높이기 시작한다면 "완만하게 제약적인 정책이 더 오랫동안 적절하거나 더 제약적인 정책이 고려돼야 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날 연설의 하이라이트인 관세의 영향이 일시적이지 않을 수도 있다는 경고는 이런 맥락에서 나온 말이다.(한국시간으로 27일 오전 3시 23분 송고된 '세인트루이스 연은 총재 "관세 영향 일시적이지 않을 수도" 경고' 기사 참고)
그는 해당 대목에서 제롬 파월 의장이 지난주 사용했던 'transitory' 대신 'temporary'라는 단어를 썼다. 비슷한 의미를 가진 다른 단어를 사용함으로써 대놓고 반박을 한다는 인상을 피했다.
sj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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