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상호관세] 외환시장이 주목한 포인트는
(서울=연합인포맥스) 정선미 기자 = 서울 외환시장 전문가들은 미국이 발표한 상호관세에서 우리나라가 '더티 15'에 포함될지 여부와 이에 따른 국가별 차등 관세, 대중국 관세율 등에 주목했다.
더티 15는 미국의 대외 무역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크고 미국산 제품에 높은 관세를 매기거나 비관세 장벽을 쌓는 약 15%의 국가가 대상이 될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이번 발표에서 '더티 15'가 직접 언급되는 대신 백악관은 무역불균형 측면에서 '최악의 위반국가(worst offenders)' 약 60개국을 발표했다. 이들 국가에는 더 높은 상호관세가 부과됐다.
2일(미국시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백악관 로즈가든에서 열린 '미국을 다시 부유하게' 행사에서 모든 국가에 대한 10% 기본 관세, 이 가운데서도 무역적자가 큰 약 60여개 국가에 대해서는 상호관세를 부과한다고 밝혔다.
한국은 60개국에 포함되면서 상호관세는 25%로 책정됐다.
베트남(46%), 중국(34%), 인도(26%) 보다는 낮지만, 경쟁국인 일본(24%), 유럽연합(20%)에 비해서는 높아 우리나라에는 불리한 결과가 나왔다.
베트남과 중국에 진출한 우리나라 기업들이 미국에 수출하기가 어려워졌을 뿐만 아니라 다수 국가에 비해서도 상대적으로 높다.
트럼프 대통령이 상호관세를 발표하면서 제시한 차트에는 한국이 '환율 조작 및 무역장벽을 포함한 미국에 대한 관세'를 50% 부과하는 것으로 계산했다. 이를 절반 수준으로 할인해 25%에 부과한 것이다.
전문가들은 다른 규모가 큰 국가나 무역 의존도가 낮은 국가에 비해 우리나라가 '보복'의 수단이 많지 않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트럼프 행정부는 지난 1월 취임 때 발표한 '미국 우선 무역정책' 행정명령을 통해 재무장관에 "주요 교역 상대국들의 환율 정책을 검토해 통화 조작이나 불균형으로 인해 경쟁 우위를 얻는 국가를 식별하고 적절한 대응 조치를 권고해야 한다"는 내용을 포함하고 있다.
이번 발표에는 '환율 조작'과 관련한 부분이 특별히 언급되지는 않았다.
자동차와 부품에 이미 25% 관세를 부과해 이번에 추가되지 않은 점과 반도체가 상호관세 적용대상에서 제외된 점은 다행스러운 부분이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은 "엄청난 무역장벽의 결과로 한국에서 판매되는 자동차의 81%는 한국에서 생산됐다"고 주장하면서 불만을 표출하기도 했다.
우리나라는 중국이 받는 타격에도 취약하다.
대중국 상호관세는 기존에 부과한 20% 관세에 추가하는 것이어서 총 관세는 무려 54%에 달한다.
앞서 신한은행 백석현 연구원은 "중국을 때리면 한국이 더 아픈 것도 있다"고 지적했다.
중국의 중간재 수요가 감소하면 우리나라의 대중 수출 감소가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우리나라의 대중국 수출의 86%가 중간재 수출에 해당한다.
이번 발표로 글로벌 관세전쟁이 본격화했지만, 관련한 불확실성이 완전히 해소되기는 어렵다는 평가가 나온다.
국제금융센터는 "발표 이후에도 보다 구체적 내용에 대한 의문점이 제기되고, 다수의 국가가 상호관세를 완화하기 이한 협상을 계속 추진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앞으로 주요국의 보복관세 부과 가능성에도 시장은 주목하고 있다.
우르줄라 폰 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은 협상을 통한 해결이 목표라면서도 미국에 대한 강력한 보복 계속도 갖고 있다고 언급했다.
스콧 베센트 미 재무장관은 이번에 나온 숫자가 최고치라면서 "보복하면 관세가 높아질 것"이라면서 보복하지 말라고 경고하기도 했다.
smjeo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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