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상호관세 충격에도 달러-원 반락한 배경은
  • 일시 : 2025-04-03 11:37:28
  • 美상호관세 충격에도 달러-원 반락한 배경은



    (서울=연합인포맥스) 정선영 기자 = 미국의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25% 상호관세 부과에 증시가 1%대 급락하는 등 원화 약세 리스크가 커졌지만 달러-원 환율은 급등세를 멈추고 장중 한 때 하락세로 돌아서는 등 보합권 등락을 이어가고 있다.

    서울외환시장 참가자들은 달러-원 환율이 미국 상호관세 압박에도 하락한 이유로 25% 관세율이 시장 예상에 부합한 점, 대통령 탄핵심판 선고를 앞둔 신중한 분위기와 외환당국 개입 경계 등을 꼽았다.

    달러-원 환율은 장초반 1,470원대로 레벨을 높였으나 추격 매수가 따라붙지 않으면서 1,460원대 중반으로 하락했다.

    이날 오전에 상호관세 충격으로 국내 증시가 1%대, 일본증시가 2%대 급락한 것과 비교할 때 확연히 온도차가 나타난 셈이다.



    ◇美 25% 관세, 예상된 시나리오…환율에 일부 선반영

    외환시장 전문가들은 달러-원 환율이 미국 관세 충격에도 반락한 가장 큰 이유로 관세율이 시장 예상을 빗나가지 않았다는 점을 꼽았다.

    트럼프 행정부의 25% 상호관세 부과는 경쟁국과 비교할 때 높은 수준이지만 최근까지 이미 예상된 시나리오였다.

    이에 달러-원 환율이 최근 1,477원선까지 상승세를 보이는 동안 미국 관세 압력은 일부 선반영된 것으로 인식됐다.

    중국이 34%의 상호관세를, 베트남이 46%, 대만은 32%, 태국은 36%, 인도네시아와 인도는 각각 32%, 26%로 상호관세를 부과받은 것을 고려하면 한국의 상호관세는 예상을 벗어나지 않은 수준이다.

    상호관세 발표 이후 미국 10년물 국채금리가 4.07%대로 하락하고, 글로벌 달러인덱스가 하락한 점도 달러 매수세를 약화했다.



    ◇대통령 탄핵심판 선고기일 D-1, 불확실성 여전

    국내에서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탄핵심판 선고 기일을 하루 앞두고 있는 점도 달러-원 환율 변동성을 제한했다.

    대통령 탄핵심판 결과가 인용 또는 기각으로 나온다해도 불확실성이 해소될 것이라는 기대가 있다.

    따라서 헌법재판소의 선고가 나오기 전까지 강하게 롱플레이에 집중하기는 어렵다는 관측도 우세하다.

    달러-원 환율은 지난 1일, 미국 관세 우려에도 탄핵심판 선고기일이 확정됐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1,460원대로 반락한 바 있다.

    대통령 탄핵심판을 둘러싼 국내 정치적 불확실성이 지난해 12월 3일 계엄 사태 이후 4개월 동안 지속돼 왔다.

    이에 정치 불확실성이 어떻게든 결론이 나는 상황을 기다리는 시장 참가자들의 기대감은 달러-원 환율이 상승폭을 줄인 배경으로 꼽혔다.



    ◇1,470원대 당국 경계 심리도 한몫

    외환당국이 대통령 탄핵심판을 앞둔 시점에 미국 상호관세 여파에 따른 시장 변동성 확대에 초점을 맞추고 있는 점도 환율 변동성이 약해진 요인이다.

    이날 오전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미국 정부의 상호관세 조치로 당분간 글로벌 금융시장의 높은 변동성이 지속되고, 국내 금융·외환시장도 민감하게 반응할 것"이라며 "시장 변동성이 과도하게 확대될 경우에는 상황별 대응계획에 따라 가용한 모든 시장안정 조치를 즉각 시행하겠다"고 말했다.

    유상대 한국은행 부총재는 이날 시장상황 점검회의를 열고 "금융시장 변동성이 확대될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라며 "국외 사무소 등과 연계한 24시간 점검 체제를 통해 관련 리스크 요인의 전개 양상

    과 국내 금융·외환시장 상황을 면밀히 모니터링하고 필요시 적기에 대응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전문가 "상호관세·탄핵심판 해소 후 환율 방향성 잡을 듯"

    달러-원 환율이 반락했지만 시장 분위기가 완전히 원화 강세로 기운 것은 아니다.

    시장 전문가들은 미국 상호관세와 대통령 탄핵심판의 대형 이벤트가 어느 정도 소화되는지 확인할 필요가 있다고 봤다.

    향후 미국 상호관세의 여파가 미국의 스태그플레이션으로 이어지거나 중국, 유럽연합 등의 보복관세로 이어지면서 달러 약세로 이어질 수도 있다고 전문가들은 평가했다.

    그러나 정치적 불확실성 해소 여부가 남아있는 시점에 상호관세 여파를 토대로 한방향으로 베팅하기에는 외환시장 참가자들의 부담이 있다고 봤다.

    한 외환시장 참가자는 "미국 상호관세는 그동안 어느 정도 선반영된 측면이 있다"며 "외환시장에서도 25%를 맥시멈으로 생각하고 있었기 때문에 예상밖의 시나리오는 아닌 셈"이라고 말했다.

    그는 "우리나라의 경우 정치적 불확실성이 해소될 가능성도 있어 위로 크게 오르기에는 부담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민경섭 넥스트증권 환관리센터장은 "미국 상호관세는 일단 그동안 예상돼 온 내용이라 환율이 어느 정도 선반영돼 있었던 점도 있다"며 "25% 관세는 높은 수준이지만 향후 협상을 통해 낮아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고, 미국도 관세 여파로 물가 상승과 소비 악화 등을 거치면서 스태그플레이션으로 갈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그는 "아울러 한국은 대통령 탄핵심판 선고가 나올 예정이라 결과에 따라 위아래 10원 정도는 열어둬야 할 수 있다"며 "이에 외환시장에서 달러-원 환율 변동성이 제한된 것으로 생각된다"고 분석했다.

    syju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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