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장 행정공제회 CIO "트럼프, 관세 다음 무기는 환율…달러 강세 계속"
"상당 기간 미국 기준금리 4% 언저리 고금리 유지할 수밖에"
(서울=연합인포맥스) 송하린 기자 =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무역적자를 줄이기 위한 무기로 관세 다음 환율을 건드릴 가능성이 있다는 전문가 진단이 나왔다.
다만 트럼프 1기 때처럼 수출국의 자국 통화 절하를 유도하는 무역전쟁의 부작용으로 인해 인위적인 개입이 없다면 달러 강세가 계속될 가능성이 높다고 봤다.
허장 행정공제회 기금이사(CIO)는 3일 서울시 용산구 서울드래곤시티에서 열린 POBA머니쇼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무역적자 축소와 해외기업들의 미국 투자를 유도해 미국으로 제조업을 모시겠다는 목표로 관세를 부과하고 있는 것"이라며 "관세만 가지고는 미국 무역적자가 해소되기는 쉽지 않다"고 말했다.
허 이사는 "두 번째 치명적인 무기가 '환율'이 될 수 있다"며 "관세를 지나서 일정 시간 후에는 수출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미국 달러 가치를 떨어뜨릴 수 있다"고 설명했다.
1985년 플라자합의가 재연될 가능성을 언급한 것이다.
그는 "플라자 합의 당시 달러를 50% 이상 절하시켰다"며 "실제로 그렇게 되기는 쉽지 않겠지만 트럼프 특성상 가능성이 있다. 이에 대비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그전까지는 무역전쟁 여파로 달러 강세가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봤다.
허 이사는 "트럼프 1기 때 트럼프가 무역전쟁을 시작하니까 달러가 더 강해졌다. 수출국 입장에서는 가격 경쟁력 유지를 위해 자국 통화를 절하시키기 때문"이라며 "그런 현상이 이번에도 벌어질 개연성이 충분히 있다"고 바라봤다.
그는 "한마디로 트럼프가 하는 모든 정책은 결과적으로 불확실성 심화와 스태그플레이션 등의 부작용을 단기적으로 불러올 것"이라고 말했다.
앞으로 상당 기간 미국 기준금리는 4%대 고금리 수준을 유지할 수밖에 없다고도 예상했다.
허 이사는 "지금 미국 기준금리가 4.5%인데, 미국 기준금리 수준은 상당 기간 높게 유지될 것 같다"며 "트럼프 대통령이 추구하는 여러 가지 정책이나 상황을 보면 인플레이션이 크게 꺼질 것 같지 않기 때문"이라고 언급했다.
그는 "올해 최대 2~3번 금리를 낮추더라도 앞으로 4% 언저리의 금리 수준을 오랫동안 보게 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미국 주식은 앞으로도 우상향할 것으로 봤다.
허 이사는 "인공지능(AI)의 필수적인 인프라인 데이터센터가 미국에 5천400개 있다"며 "전 세계 데이터 센터를 다 합쳐도 미국보다 안 된다. 그만큼 미국이 AI에 있어서 주도권을 가질 수밖에 없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그는 "주가 조정은 있겠지만 AI 발전은 초기 단계"라며 "미국 주가는 IT 버블 시기 대비 주가수익비율(PER)이 3분의 1밖에 안 된다. 아직 비싼 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미국 부동산은 좋게 보진 않지만, 리츠 성과는 기대했다.
허 이사는 "리츠 패턴을 보면 금리하고 반비례한다"며 "금리 패턴을 잘 활용하면 리츠에서 좋은 성과를 낼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인도나 베트남 같은 신흥국 투자도 꾸준히 늘려가고 있다고 했다.
향후 5년간 행정공제회의 공제기금은 사모신용을 늘리고 실물자산을 줄이는 방향으로 운용할 것이란 계획도 밝혔다.
지난해 말 기준 행정공제회는 투자자산군 가운데 실물자산 비중이 30.5%로 가장 높다. 다음으로 사모신용 24.5%, 사모주식 12.0%, 주식 8.5%, 채권 8.3%, 기회자산 6.9%, 회원대여 5.9%, 기타 0.9% 순이다.
행정공제회는 5년 뒤인 2029년에는 사모신용 비중을 33.5%로 가장 많이 늘릴 예정이다. 실물자산은 29.0%로 줄인다. 사모주식, 주식, 채권, 기회자산 비중은 각각 13.0%, 10.6%, 8.1%, 3.8%로 현 수준을 유지하기로 했다.
허 이사는 "부동산 등 실물자산은 일정한 사이클이 있기 때문에 어느 정도 위험에 노출돼있다"며 "사모신용은 기업이나 부동산담보대출 등 여러 형태의 고이자 대출 상품에 분산 투자하며 어떤 이벤트가 생겨도 동시에 나빠지지 않도록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이 무슨 일을 하더라도 마음 편히 발 뻗고 잘 수 있는 포트폴리오를 만드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hrso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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