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상호관세·탄핵선고'에도 달러-원 급락한 배경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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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인포맥스) 정선영 기자 = 미국 상호관세 여파와 대통령 탄핵심판 선고 결과가 연달아 금융시장을 덮쳤지만 서울외환시장은 급격한 원화 강세를 보이고 있다.
상호관세 여파로 증시가 급락하면 보통 달러-원 환율이 오르지만 이번에는 상황이 다르게 인식되고 있다.
서울외환시장 참가자들은 4일 달러-원 환율이 급락한 주요 배경으로 미국 경기침체 우려에 따른 달러인덱스 하락과 탄핵심판 결과를 앞둔 불확실성 해소 기대 등을 꼽았다.
연합인포맥스 달러-원 거래종합(화면번호 2110)에 따르면 이날 달러-원 환율은 장중 한때 1,442.50원까지 저점을 낮췄다.
달러-원 환율 급락의 가장 큰 이유는 미국 상호관세가 경기 침체 전망으로 이어진 점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0% 이상의 상호관세를 주요국에 부과한다고 발표하기 전까지 외환시장은 위험회피 차원의 달러 강세를 반영했다.
하지만 미국이 한국 25%, 중국 34%, 일본 24%, 유럽연합(EU) 20% 등 주요 무역대상국에 높은 관세율을 부과한다는 발표가 이어지면서 새로운 국면을 맞았다.
미국의 과도한 상호관세 부과는 주요국의 보복관세를 유발하면서 관세전쟁과 전세계 보호무역주의 강화로 이어질 것으로 전망됐다.
미국 역시 이익만 보는 것은 아니다.
관세에 따른 이익과 별개로 수입물가 상승, 국내 인플레이션 상승이 불가피해진다.
아울러 관세 여파로 미국 경기가 둔화되더라도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는 금리인하로 바로 대응하기가 어렵게 된다. 인플레이션이 높아질 경우 금리인하 부담이 크기 때문이다.
이에 시장은 경기 침체 우려와 함께 미 달러 약세로 방향을 틀었다.
심지어 제 2의 대공황이 올 수 있다는 불안한 장세가 이어졌다.
글로벌 달러인덱스는 101.257까지 저점을 낮췄다. 이는 지난해 10월 2일 이후 최저치다.
달러인덱스가 지난 1월 13일에 한때 110.17까지 급등했던 점을 고려하면 상호관세 여파에 따른 글로벌 달러 약세폭은 상당히 가파르게 반영됐다.
뉴욕증시에서 상호관세 후폭풍에 3대 지수가 모두 폭락했지만 외환시장은 달러 약세에 무게를 뒀다. 미국 10년물 국채금리가 4.03%대로 하락세를 보인 점도 이같은 흐름에 한 몫했다.
이는 전일 서울환시 야간 연장거래 시간대에 달러-원 환율 급락으로 이어졌다.
전일 야간 거래에서 달러-원 환율은 장중 한때 1,450.50원까지 내렸다. 이날 개장가 역시 같은 수준에서 출발했다.
글로벌 달러 약세 속에서 원화는 두드러진 강세를 이어갔다.
전일 중국 달러-위안(CNH) 환율이 장중 7.34위안대로 급등할 때도 달러-원 환율은 하락세를 이어갔다.
특히 원화의 경우 상호관세 여파에 국내 정치적 불확실성의 위험도 겹쳐 있다.
서울환시는 이날 오전 11시에 헌법재판소의 대통령 탄핵심판 결과를 앞두고 있다.
국내 정치 관련 대형 이벤트가 임박했음에도 원화 강세가 나타난 셈이다.
이는 이번 탄핵심판 결과가 어떻게 나오든 오랫동안 지속돼 오던 원화 관련 불확실성을 해소할 것이라는 기대도 반영된 것으로 볼 수 있다.
아울러 상호관세 여파 속에서 정치 갈등과 혼란이 이어지기보다 일단락되는 국면을 보일 것이라는 점에서 원화 강세폭이 더해졌다.
김서재 신한은행 이코노미스트는 이날 보고서에서 "관세 부과로 인한 미국 경제에 대한 우려가 약달러로 이어지고 있고, 미국 주요 주가지수도 급락했다"며 "관세 발표가 증시에는 부정적이었지만 그간 트럼프 행정부는 단기적 고통을 감수할 수 있음을 분명히 밝혔고, 현재는 관세가 결국 트럼프가 원하는 약달러와 미국채 금리 하락을 가져왔다"고 분석했다.
이민혁 KB국민은행 FX이코노미스트는 이날 보고서에서 "한국은 이날 예정된 대통령 탄핵심판 결과가 중요한데 미국과의 협상력 제고를 위해서는 우선 정국 혼란 해소가 필수적이기 때문"이라며 "향후 경제 컨트롤 타워 정상화로 협상력이 제고된다면 관세 우려도 다소 완화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syju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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