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탄핵] 달러-원 안정 기대…원화 추가 절상은 '글쎄'



(서울=연합인포맥스) 정선영 정선미 기자 = 헌법재판소가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탄핵 인용 결정을 한 데 따라 그동안 서울외환시장에 드리워진 정치적 불확실성이 걷히면서 달러-원 환율이 안정될 수 있다고 시장참가자들은 4일 진단했다.

미국의 상호관세 부과에도 달러화 가치가 급락하는 상황에서 원화에 또다른 악재까지 사라진 점은 원화의 단기 안정 가능성에 무게를 싣는 요인이다.

다만 탄핵심판을 앞두고 이미 달러-원 환율이 30원가량 큰 폭 떨어진 점은 향후 원화의 추가 절상폭이 크지 않을 가능성을 시사한다고 이들은 평가했다.

헌재는 이날 윤 대통령 탄핵소추안을 8명 헌법재판관 만장일치 의견으로 파면 결정을 내렸다. 현직 대통령 파면은 지난 2017년 박근혜 대통령에 이어 우리나라 헌정 사상 두 번째다.

이날 오전 달러-원 환율은 문형배 헌재소장 권한대행이 탄핵소추안 판결과 관련한 주문 낭독을 시작하면서 한때 1,430.20원까지 밀렸다. 이후 반등해 파면으로 결과가 확인되자 1,440원선을 웃도는 흐름을 나타내기도 했다.

오전 11시 36분 현재 달러-원 환율은 전장대비 29.90원 하락한 1,437.10원에 거래됐다.

시중은행의 A 외환딜러는 "한국은행 총재가 정치적 불확실성이 환율을 30원 정도 끌어올렸다고 얘기한 바 있기 때문에 이를 고려하면 1,440원선 아래도 가능하다고 봤다"고 말했다.

그는 "다만 이날 이미 큰 폭으로 내린 데다 상대적으로 높은 수준의 레인지에서 오래 머물었다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면서 "이달에 예정된 금통위 금리 결정 이벤트도 서서히 생각해봐야 하는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이 딜러는 "1,440원 아래에서는 대기하고 있던 매수 물량들이 조금씩 들어올 가능성이 크다"면서 "한동안 추가 하락을 보기는 어려울 수 있다"고 전망했다.

탄핵심판 시점에 글로벌 달러가 약세를 보이는 점도 원화에 긍정적이란 분석이 나왔다.

다른 은행의 B 외환딜러는 "현 시점에서 달러화 약세는 원화에 천운"이라면서 "인용 결과가 나오면서 환율이 더 내려갈 수 있다"고 내다봤다.

그는 다만 "그럼에도 글로벌 달러 약세에 유로나 엔화 롱, 원화 숏 포지션을 잡는 경우도 있어 환율 하락폭은 제한될 것"이라고 말했다.

원화 매도 포지션으로 유로화나 엔화의 추가 강세 포지션을 잡을 수 있다는 것이다.

이날 달러-원 환율의 급락하면서 탄핵 뉴스를 이미 선반영함에 따라 되돌림이 나올 수 있다는 전망도 있다.

또다른 은행의 C 외환딜러는 "파면 결정이 나오면 달러-원 추가 하락 가능성을 봤지만 이날 이미 환율이 30원가량 빠지면서 1,440원 아래도 봤다"면서 "오히려 뉴스에 (원화를) 파는 움직임도 있을 것 같다"고 분석했다.

그는 "그럼에도 원화에 긍정적인 재료라는 사실에는 변함이 없다"고 덧붙였다.

은행의 D 외환딜러는 "시장에서 이미 인용을 더 기대하고 있었고, 결과가 나오기 전 낙폭이 이미 역대급이었다"면서 "추가 하락보다는 단기적 되돌림 가능성이 일부 있다고 본다"고 설명했다.

이 딜러는 "물론 장기적으로 본다면 펀더멘털상 원화는 약세 쪽으로 더 치우쳐 있다고 본다. 그럼에도 유로화와 엔화가 더 강세로 가고, 달러화는 약세를 더할 가능성이 있어 원화의 추가적인 약세폭 자체는 제한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민경섭 넥스트증권 환관리센터장은 "파면 결정이 나옴에 따라 정치 관련 일정이 새로 분명하게 셋업될 수 있어 앞으로 환율 흔들림이 덜 할 수 있다"며 정치 관련 불확실성을 "너무 길게 끌어서 여기까지 온 것"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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