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USTR, 한미 FTA 개정 겨냥하나…"14개 무역협정, 현대화 여지 상당"
(뉴욕=연합인포맥스) 진정호 특파원 = 미국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우리나라를 비롯해 여러 국가와 체결한 무역협정을 '현대화'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했다. 이는 '미국 우선주의' 원칙에 따라 타국과의 무역 협정을 미국에 더 유리한 방향으로 바꾸려는 의도로 해석된다.
백악관이 앞서 3일(현지시간) 공개한 '미국 우선주의 무역정책 보고서 요약본(America First Trade Policy Executive Summary)'에 따르면 미국 무역대표부(USTR)는 트럼프에게 "미국은 현재 20개국과 14개의 포괄적인 무역협정을 맺고 있다"며 "교역 조건을 미국의 이익에 부합시키면서 불균형의 근본 원인을 관리할 수 있도록 미국의 기존 무역협정들을 현대화할 여지가 상당하다"고 보고했다.
보고서는 현대화가 필요한 부분으로 ▲미국 수출업체를 위한 외국의 관세율 인하 ▲외국 규제 체계의 투명성과 예측 가능성 개선 ▲미국 농산물의 시장 접근성 확대 ▲협정의 혜택이 당사국에 적절히 돌아가도록 원산지 규정 강화 ▲경제 안보와 비시장 정책·관행과 관련해 미국의 접근에 대한 교역국의 공조 개선 등을 거론했다.
USTR은 보고서에서 멕시코 및 캐나다와 체결한 무역협정인 미국·멕시코·캐나다 협정(USMCA)에 대해 "많은 변화가 필요하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비시장경제 내용물의 미국 유입을 줄이기 위해 ▲더 강력한 원산지 규정 ▲캐나다에 수출하는 유제품 등의 시장 접근 확대 ▲에너지 분야 등에서 멕시코의 차별적 관행"을 더 개선할 수 있는 부분으로 짚었다.
USTR은 현대화가 필요한 무역협정으로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을 직접 거론하지는 않았다. 하지만 미국은 그동안 한국이 대미 무역흑자를 상당히 보고 있다며 한국에 25%의 상호관세를 부과한 만큼 한미 FTA도 현대화 대상으로 삼을 공산이 크다.
보고서는 국방 분야의 자유무역협정(FTA)이라 불리는 상호군수조달협정(RDP)도 문제 삼았다.
USTR은 국방부가 다른 나라와 RDP를 체결해 미국의 국방 조달 시장을 개방하고 있다며 미국을 우선하도록 RDP를 재검토해야 한다고 보고했다.
앞서 USTR은 국가별 무역장벽보고서(NTE)에서 한국이 '절충교역'을 내세우고 있는데 이는 무역장벽이라고 주장한 바 있다. 이를 두고 RDP 협상에서 우위를 점하려는 의도가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됐다. 절충교역은 외국 무기를 수입할 때 기술 이전 등 반대급부를 요구하는 방식이다.
트럼프는 지난 1월 20일 취임 직후 서명한 '미국 우선주의 무역정책' 행정명령에서 기존 무역협정의 개정 필요를 검토한 뒤 보고서로 제출하라고 지시했다. 이번 보고서는 그에 따른 결과물이다.
jhjin@yna.co.kr
<저작권자 (c) 연합인포맥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AI 학습 및 활용 금지>
주의사항
※본 리포트는 한국무역보험공사가 외부기관으로부터 획득한 자료를 인용한 것입니다.
※참고자료로만 활용하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