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용업계가 바라본 외화 MMF 인기 정체된 배경은
"판매사와 경쟁 관계·개인 투자자 제한"
(서울=연합인포맥스) 노요빈 기자 = 국내에서 외화를 운용하는 수요가 꾸준하게 이어지고 있지만, 외화 머니마켓펀드(MMF) 성장세는 정체되고 있다.
이를 두고 운용업계는 판매사에 의존해야 하는 구조적 한계와 다른 비슷한 상품 대비 상품 규정상 제약 등으로 상품 경쟁력이 약화했다고 진단했다.
7일 연합인포맥스 설정추이(화면번호 5312번)에 따르면 외화 MMF 설정액은 지난 3일 기준 1조1천96억 원으로 집계됐다.
재작년 7월 처음 출시된 외화 MMF는 초기에 급성장했다. 첫 출시 후 약 1개월이 지난 시점에 설정액은 1조 원을 넘어섰다.
이후 설정액은 한동안 늘었다 줄기를 반복한 뒤에 작년 7월에서야 1조 원대를 비교적 안정적으로 유지했다. 지난 3월 20일엔 1조4천611억 원까지 늘었다.
다만 현재는 1조 원 안팎으로 재차 줄어들면서 성장세가 둔화했다.
◇ 운용사, 판매사에 경쟁상품마저 의존…펀드 직상장 '숙원'
운용업계 관계자들은 외화 MMF가 사실상 판매사에 의존해야 하는 업계가 가진 한계점을 여실히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외화 MMF는 여유 외화자금이 상시로 발생하는 수출기업 등의 외화 운용 수요를 맞추기 위해 도입됐다. 은행 외화예금보다 외화 MMF는 자유로운 입출금에도 중도 해지 수수료 등이 없다는 게 장점이다.
하지만 공모펀드 규제상 운용사는 투자자를 대면하지 않고 은행이나 증권사 등 판매사를 통해서만 펀드 가입을 권유할 수 있다.
이에 외화 MMF는 판매사를 거쳐야 하는데, 은행의 외화예금이나 증권사의 외화 RP(환매조건부채권) 등 판매사의 상품과 경쟁해야 하는 불리한 구조에 놓여있다.
A운용사의 운용역은 "아무리 좋은 상품도 판매사가 안 팔면, 투자자는 펀드에 가입을 못 한다"며 "전체 시장 파이(규모)를 키운다는 차원에서 외화 MMF를 팔아도, 은행은 달러 예금이 있고 증권사는 외화 RP가 있어 자사 상품 판매에 더 주력하게 된다"고 말했다.
그 사이에 증권사의 외화 RP 잔고는 꾸준히 늘었다. 예금보험공사 세이브로 따르면 이달 달러화 RP 직거래 일평균 거래 잔고는 198억 달러대를 기록했다.
작년 4월 141억 달러대와 지난 2023년 4월 101억 달러대를 기록했지만, 지난해 4분기 환율이 급등할 당시엔 200억 달러대까지 크게 상승했다.
B운용사의 운용역은 "최근 외화 MMF 성장세가 주춤한다"며 "다들 상품 라인업에 구색을 갖추는 정도로 취급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다만 "달러화가 다시 강해지면서 운용 수요는 분명히 많을 것 같다"라고 덧붙였다.
이에 정부도 운용사의 판매사 의존도를 줄이기 위해 펀드 직상장을 추진한다. 현재 금융위원회는 혁신금융서비스로 상장 공모펀드를 운용하고, 진행 과정을 살핀 이후 법제화에 나설 계획이다.
◇ 운용업계도 외화 MMF보다 '단기 외화운용 펀드' 선호
외화 MMF는 투자자 규정 등으로 상품 경쟁력이 밀린다는 업계 반응도 나온다.
현재 외화 MMF는 기관 투자자를 대상으로만 운영된다. 정부는 과거 외환위기로 외화 운용과 유출 등을 엄격하게 관리해 실시간 환매가 가능한 외화 MMF를 허용하지 않았다. 이후에도 외화 유출입 변동성 등으로 개인 투자자의 참여를 제한한다.
최근 정부가 외환의 자유로운 유출입을 허용하는 방안으로 제도를 개선하기로 했지만, 외화 MMF는 규정 변화가 없는 상황이다.
그사이에 투자자 제한이 없는 외화를 단기로 운용하는 펀드엔 해외투자 등으로 개인 투자자 수요가 몰리고 있다.
현재 신한자산운용과 미래에셋자산운용에서 '달러단기자금' 펀드를 운용하고 있다. 신한은 작년 말 기준 6천200억 원, 미래에셋은 1천600억 원 설정액을 기록했다.
외화 MMF와 비슷하게 미국 단기 채권으로 운용하지만, 만기 제한이 1년으로 제한되지 않기에 운용 면에서 보다 자유로운 것으로 평가된다.
다만 장부가 평가를 받을 수 있는 MMF와 달리 시가 평가를 적용해, 수익률에서 변동성은 상대적으로 큰 편이다.
C운용사의 관계자는 "달러 단기자금 펀드는 외화 MMF랑 비슷한 성격인데 개인이 가입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며 "서학개미가 늘어나는 상황에 미국 금리가 국내 금리보다 높기에 외화를 투자 대기자산으로 인식하는 수요가 많다"고 말했다.
ybnoh@yna.co.kr
<저작권자 (c) 연합인포맥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AI 학습 및 활용 금지>
주의사항
※본 리포트는 한국무역보험공사가 외부기관으로부터 획득한 자료를 인용한 것입니다.
※참고자료로만 활용하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