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 관세전쟁] 달러-원, 35원 급등 배경과 전망은
(서울=연합인포맥스) 정선미 기자 = 달러-원 환율이 글로벌 관세전쟁 격화 가능성과 경기침체 우려가 부각됨에 따라 급등세를 나타냈다.
미국의 상호관세 부과에 중국이 대미 보복관세로 맞서고, 뉴욕 금융시장이 연이틀 폭락으로 반영하면서 극도의 위험회피가 금융시장을 덮쳤기 때문이다.
지난 주말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지수는 팬데믹 이후 5년 만에 가장 큰 낙폭(-5.97%)을 기록했다. 코로나19 팬데믹에 견줄 정도의 충격파로 시장이 판단한 것이다.
7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달러-원 환율은 오전 10시 00분 현재 전장대비 35.20원 오른 1,469.30원에 거래됐다.
달러-원 환율은 개장 이후 상승폭을 조금씩 늘리더니 1,470원을 돌파해 한때 1,471.50원까지 올랐다.
달러-원 환율 급등의 가장 큰 이유는 주말의 뉴욕증시 급락의 여파다.
위험회피에 따라 달러-엔 환율이 원빅 넘게 급락하며 145엔 중반대로 밀렸고, 글로벡스 전자거래에서 S&P 500과 나스닥 선물은 각각 2%대 급락세로 출발했고 이후 낙폭을 각각 3.5%, 4.5% 수준으로 크게 늘렸다.
이날 국내증시에서는 코스피 지수가 급락하면서 프로그램 매도호가 일시 효력 정지(사이드카)가 발동됐다. 사이드카는 코스피200선물 지수가 5% 이상 상승 또는 하락해 1분간 지속되는 경우 발동된다.
코스피는 글로벌 증시가 급락한 지난해 8월 5일 '블랙먼데이' 당시 매도 사이드카가 발동된 바 있다.
코스피는 5% 넘게 코스닥은 4% 넘게 밀리며 급락 중이다.
유가증권시장에서 외국인 투자자들은 7천억원 가까이 순매도를 나타냈다.
통화선물 시장에서 외국인 투자자들은 달러선물을 4만2천계약가량 순매수를 보였다.
환율이 전거래일 야간 연장거래 시간대에 급등한 영향도 고스란히 이날 환율 급등에 반영됐다.
전거래일인 지난 4일 정규장에서 헌법재판소의 대통령 파면 결정에 따른 불확실성 해소에 힘입어 1,430원대로 떨어진 환율은 하루 만에 30원 넘게 급등 장세를 펼치고 있다.
달러-원 환율은 4일 오후 런던 장 시작과 함께 낙폭을 일부 되돌렸고, 이후 중국 재정부의 대미 보복관세 부과 소식에 다시 빠르게 낙폭을 축소했다.
야간거래에서 달러-원은 1,461.00에 마감하며 낙폭을 6.00원으로 크게 줄였다.
중국 재정부는 지난 4일 "오는 10일을 기해 모든 미국산 수입품에 34%의 추가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통고했다. 미국이 국가별 상호관세를 발표하면서 중국산 수입품에 책정한 관세율과 동일하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이에 대해 "중국이 잘못된 선택을 했다"면서 "감당할 수 없는 일을 했다"고 맞받아쳤다. 그는 또한 "정책을 바꿀 생각이 없다고 부연했다.
트럼프 관세 정책이 향후 어떻게 전개될지 매우 불확실하다는 점이 시장의 우려를 키우는 대목이다.
뉴욕증시 폭락과 트럼프 대통령의 일방주의적 국정운영에 반대하는 시위에서 관세정책을 고수할 가능성이 큰 상황이기 때문이다.
월가를 대변해줄 것으로 기대됐던 스콧 베센트 미국 재무장관 역시 증시 폭락에 대해 단기적인 반응이라고 평가절하했다.
또한 침체 가능성에 대해서도 "경기침체를 가격에 반영해야 할 이유가 보이지 않는다"고 언급했다.
그는 또 50개국 이상이 행정부에 협상을 요청했지만, 어떤 협상이든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내다봤다.
트럼프 대통령인 관세정책이 인기 없는 정책임을 인정한 듯 지난 5일 자신의 소셜미디어 트루스 소셜에 "이것은 경제 혁명이며 우리는 이길 것"이라며 "버텨라(Hang tough), 쉽지는 않겠지만 최종 결과는 역사적일 것"이라고 강조했다.
NH선물의 위재현 연구원은 이날 고서를 통해 "지난 금요일 증시 급락에 더해 오늘 새벽 미국 지수선물 추가 급락, 한국도 호주와 같이 미·중 양국 모두에 수출 의존도가 높은 국가라는 점, 4월은 계절적으로 기업들의 외국인 배당금 지급이 있어 달러 수요가 확대될 여지가 있다는 점 등"에 비춰 달러-원 환율 상승 재료가 더 우위라고 판단했다.
그는 다만 달러화의 추가 강세나 약세를 예측하기는 어렵다고 평가했다. 상호관세 발표 이후 하루는 달러화 약세, 하루는 강세로 이어졌기 때문이다.
이날 아시아 장에서 달러 인덱스는 102.7선에서 거래되며 보합권에서 움직였다.
권아민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시장은 달러 스마일의 왼쪽, 즉 침체를 빠르게 반영 중"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특히 "호주달러는 상해종합지수, 위안화 등 중국 재료와 가장 연동이 높은 통화인데 하루 만에 달러 대비 5%가량 급락했다"면서 "중국의 고시환율과 경기부양 기조를 고려하면 위안화 자체 변동폭은 제한될 가능성이 있어 단기 프록시 통화로 호주달러 흐름에 주목할 것"이라고 말했다.
smjeo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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