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고점 경신한 달러-원…미중 관세전쟁에 1,500원도 열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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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인포맥스) 정선영 기자 = 달러-원 환율이 야간 연장거래 시간대에 1,480원대로 진입하면서 1,500원선이 가시권에 다시 들어왔다.
9일 연합인포맥스 달러-원 거래 종합(화면번호 2110)에 따르면 달러-원 환율은 전일 야간 연장거래 시간대에 1,482.30원까지 고점을 높였다.
이는 큰자릿수(빅피겨) 환율인 달러-원 1,500원선을 불과 20원도 채 남겨두지 않은 레벨이다.
달러화가 이처럼 가파르게 오른 것은 미국의 상호관세 부과 발효가 임박하면서 미중 관세전쟁이 본격화할 것이란 우려가 확산하고 있어서다.
야간 연장 거래 시간대에 호가 간격이 넓고, 거래량이 줄어들면서 달러화는 빠르게 연고점을 경신했다.
이날 연고점은 지난해 12월 27일 장중 고점인 1,486.70원 이후 최고치다.
◇미중, 상호관세 50% 추가 위협+위안화 환율 연고점
상호관세 발효는 미중간의 무역전쟁 본격화를 반영하며 달러-원 환율을 끌어올렸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중국이 미국의 상호관세에 맞서 같은 세율(34%)의 대미 보복관세를 예고한 것에 "8일까지 중국이 34% 관세를 철회하지 않으면 미국은 중국에 50%의 추가 관세를 부과할 것"이라며 "그것은 9일부터 발효될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 상무부 대변인은 8일 홈페이지에 게재한 담화문에서 "중국은 미국이 대(對)중국 50% 관세 추가 인상을 위협한 것에 주목했고, 이에 단호히 반대한다"며 "미국이 만약 격상한 관세 조치를 이행하면 중국은 단호히 반격(反制) 조치를 취해 권익을 수호할 것"이라고 밝혔다.
미중 간의 갈등이 양국 상호관세 비율을 50% 수준까지 높이는 결말로 치닫게 될 경우 보복관세의 여파는 환율까지도 뒤흔들 공산이 크다.
주목할 부분은 중국의 위안화 절하 카드다.
중국이 위안화 약세를 본격적으로 허용할 경우 달러 강세, 위안 약세 구도에 달러-원 환율이 민감한 반응을 보일 수 있다.
역외 달러-위안(CNH)은 장중 7.42위안대로 급격히 올랐다. 이는 올해 가장 높은 수준이며 역대 최고치로 꼽혔다.
이에 글로벌 달러인덱스는 하락했지만 서울환시의 달러 매수 심리는 가라앉을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위험회피 심리에 WGBI 편입 시점도 연기
최근 미중 관세 전쟁 우려에 따른 위험회피 심리가 만연한 서울환시 참가자들은 세계국채지수(WGBI) 리뷰 결과에도 주목했다.
우리 국채의 WGBI 편입 리뷰는 그나마 서울환시에 남아있던 원화 강세 재료였다.
파이낸셜타임스 스톡익스체인지(FTSE) 러셀은 8일(현지시간) 한국 국채의 WGBI 실제 편입을 올해 11월에서 내년 4월로 미루기로 했다.
최근 대통령 탄핵 선고로 정치 불확실성 해소에 따른 원화 강세 카드가 소멸된 상황에서 WGBI 리뷰 결과는 긍정적으로 풀이되지는 않았다.
탄핵 선고 이후 30원 이상 급락하며 안도감을 반영했던 환율도 하루 만에 하락폭을 반납한 바 있다.
WGBI 리뷰 결과에 시장 참가자들의 채권자금 기대는 약간 시들해졌다.
외국인 자금 유입이 기대되는 시기가 멀어진데다 미중 관세 전쟁 여파로 환율이 급등하는 상황에서 상승세를 가로막을 원화 강세 심리를 유발하기는 역부족이다.
◇환시 "1,500원선 열려있지만 당국 경계도 강해"
환시 참가자들은 단기적으로 1,500원선을 다시 열어두고 있다.
미중 관세 전쟁이 심화하고, 갈등의 골이 깊어지는 상황에서 위험회피 심리는 달러 매수 심리를 자극할 수 있다.
관세전쟁 여파로 우리나라 수출 악화와 성장 하방압력에 대한 우려가 커질 경우 달러-원 환율 상승이 불가피하다는 판단도 더해졌다.
국내 정치 불확실성이 완전히 해소된 것도 아니다.
대통령 탄핵 선고 이후 대선까지 기다리는 과정에서 정치적 불확실성 등의 리스크가 장기화될 수 있다.
국내증시에서 외국인 주식순매도가 8거래일 연속 이어진 점도 부담 요인이다.
달러-원 환율 상단을 제한할 만한 변수는 국민연금의 환헤지 재개 또는 외환당국 개입, 수출업체 네고물량 등이다.
환율이 1,500원선에 진입하기 전에 외환당국 개입에 막힐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한 시중은행 외환딜러는 "달러-위안 환율이 적어도 7.7위안대로 오를 수 있다고 본다"며 "주식시장도 오는 10일에 옵션만기일이라 달러-원 환율이 좀 더 상승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미중 관세 갈등의 여파와 위안화 약세가 지속되면서 달러-원 환율 1,500원선을 넘어갈 경우 1,530원선까지 열어둬야 할 것"이라며 "1,500원선 부근에서 외환당국 개입 강도를 확인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다른 은행 외환딜러는 "리스크오프 분위기가 워낙 강한데 중국도 강경하게 대응하고 있고, 지금 달러 강세로 가고 있다"며 "그나마 엔이나 유로 대비로 봤을 때 다른 통화보다 원화가 덜 약세를 보인 상태"라고 언급했다.
그리고 "1,470원선이 심리적 저항선 역할을 해왔는데 이 레벨을 아예 뚫고 올라가 버린 상황이라 예측하기 어려운 장세"며 "1,500원선도 마음을 놓을 수 없는 레벨이지만 외환당국도 경계감을 갖고 있을 레벨"이라고 말했다.
syju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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