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동헌의 투자보국] 진정한 국민연금 개혁방안
  • 일시 : 2025-04-09 10:10:01
  • [장동헌의 투자보국] 진정한 국민연금 개혁방안



    지난해 국민연금은 국내외 주요 연기금 가운데 가장 높은 15%의 수익률을 달성했다. 갈수록 어려운 투자환경에서 기금 설치 이후 최고의 수익률을 달성한 임직원 모두의 노고에 찬사를 보낸다. 2007년 이후 연금개혁은 수차례 실패를 거듭하였으나 최근 연금개혁의 핵심 쟁점인 보험료율과 소득대체율 인상에 드디어 합의를 도출했다. 다만, 자동조정장치 도입에는 논란을 거듭하고 있는 실정이다. 그러나 연금개혁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에 대한 논의는 실종되어 있다. 바로 연금 자산 운용을 위한 조직의 지배구조를 개선하여 운용수익률을 향상시키는 것이다.

    전 세계적으로 저출산, 고령화가 진행되면서 공통적으로 당초에 설계했던 연금제도에 대대적인 수술을 하는 과정에서 정치권과 국민들의 반대에 직면하여 상당한 진통을 거듭해왔다. 어려운 과정을 거쳐 제도를 개선하더라도 주요 국가는 대체로 건전성을 제고하기 위해 꾸준히 보험료를 인상하고 있다. 또한 지속 가능한 연금을 위해 운용수익률 제고에 가장 중점을 두고 추진하고 있다. 즉 보험료 등 제도개선만으로는 지속 가능한 연금을 만들어가는 데 한계가 있다고 판단하고 있는 것이다.

    전 세계적으로 가장 모범적인 사례로 캐나다 연금(CPPI)이 있다. CPPI의 개혁이 그리 오래되지는 않았다. 1995년 캐나다 연금의 장기 재정 추계의 결과, 2015년 기금이 소진될 것으로 전망되었다. 1996년 폴 마틴 연방정부 재무장관이 적극적인 리더십으로 연금개혁을 추진하면서 오늘날 전 세계 연금 개혁의 모범사례가 탄생했다. 연금개혁을 하면서 동시에 운용개혁도 강하게 추진했다. 아무리 좋은 연금개혁을 해도 지속적인 운용수익률 제고가 수반되지 않으면 한계가 있다고 본 것이다. 운용개혁의 핵심은 운용조직의 지배구조 개선에 있었다. 운용조직을 정치적으로 독립시키어 전문성에 따라 수익률 제고를 목표로 기금을 운용하는 방향으로 추진했던 것이다.

    캐나다의 사례는 우리나라에 많은 시사점을 주고 있다. 캐나다는 연금 고갈 시점까지 약 20년을 앞두고 절박함에서 뛰어난 리더의 연금개혁이 캐나다를 구했다고 본다. 한국의 국민연금은 약 30년 후 2057년 고갈될 것으로 추정되어 최근 저출산 고령화 속도를 고려할 때 이번 기회에 보다 완성도가 높은 연금개혁을 반드시 해야 했다. 따라서 연금의 지속가능성을 확보할 수 있는 전향적인 시각에서 운용조직의 지배구조 개선을 다루어야 한다.

    투자에서 지배구조는 거의 전부라고 할 수 있다. 최근 한국 증시에서 화두가 되고 있는 주제로서 연기금도 지배구조에 따라 연간 수익률이 1~2% 포인트 차이가 난다고 한다. CPPI는 독립된 이사회를 구성하여 조직 운영의 가장 중요한 사안들을 결정한다. 현재 이사회는 인사, 기술, 에너지, 금융, 다국적 기업 경영, 리스크 관리, 자산운용 등에 30년 이상 종사한 업계 최고의 전문가 11명으로 구성되어 있다. 바로 이것이 다양한 시장 상황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장기적으로 가장 합리적인 의사결정이 가능한 구조이다. 이러한 이사회를 기반으로 조직 내 투자전문가들은 투자에만 집중할 수 있다.

    최근 몇 년간 미국증시의 활황으로 전 세계 연기금의 수익률은 호조를 보였다. 그러나 문제는 향후 10년간 자산군별 전망은 다소 어둡게 전망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국민연금을 지속 가능하게 만들 몇 가지 방안을 지금이라도 추진해야 한다.

    첫째, 국민연금 지배구조 개선을 조속히 추진해야 한다. 국민연금의 최고 의사결정기구는 기금운용위원회이다. 캐나다 사례와 같이 독립적인 기구로서 유연한 자산운용 기능을 충분히 뒷받침할 수 있도록 다양한 분야의 경험이 풍부한 최고의 전문가로 구성된 이사회를 구성하는 지배구조 개선을 반드시 추진해야 한다.

    둘째, 목표수익률 상향 조정이 필요하다. 보건복지부가 연금 재정 추계를 할 때 사용한 기본가정 수익률은 4.5%이다. 최근 국민연금은 목표수익률의 1%포인트 제고를 추진하고 있다. 물론 목표수익률이 상승하면 위험도 상승한다. 그러나 전 세계 연기금은 대체로 7~8% 수준의 목표수익률을 추구하여 실제 10년 장기수익률이 우수한 기관은 10% 수준이다. 따라서 이러한 변화로 연금의 지속가능성이 상당히 제고되나 매년 수익률에 일희일비하는 지배구조에서는 실행에 많은 어려움이 예상된다.

    셋째, 자산 배분과 투자 방법의 혁신이 필요하다. 수익률의 거의 전부는 자산 배분에서 나오므로 위험자산에 대한 비중 확대가 필요하다. 그러나 위험자산이 증가한다고 반드시 투자위험이 증가하는 것은 아니다. 따라서 위험조정 수익률이 우수한 자산을 중심으로 투자를 확대하는 것이 필요하다. 결국 이러한 중요한 변화를 효과적으로 추진하기 위해서는 지배구조를 획기적으로 개선하여 든든한 버팀목이 되어주는 것이 유일한 방안이라고 생각한다.

    (장동헌 법무법인 율촌 고문/ 전 행정공제회 최고투자책임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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