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환율 시대 조선사 환헤지 전략은…한화오션·삼성重, 극과극
(서울=연합인포맥스) 정선미 기자 = 달러-원 환율이 1,500원대를 뚫고 올라설 기세로 강한 상승 흐름을 보이고 있는 가운데 주요 조선사들의 대조적인 환헤지 전략이 주목받고 있다.
3대 주요 조선사 가운데 한화오션은 100%에 가까운 환오픈 전략을 채택한 반면에 삼성중공업은 100%에 가까운 환헤지 전략을 고수하고 있다.
한화오션은 지난 2023년 대우조선해양 인수로 주인이 바뀜에 따라 기존에 60% 정도 환헤지를 해왔던 것에서 환오픈으로 전략에도 변화를 준 것으로 보인다.
9일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말 한화오션 사업보고서상의 수주잔고는 상선과 해양 및 특수선 등을 모두 포함해 약 30조4천억원 수준이었다.
파생상품 등 거래현황을 통해 확인한 달러-원 선물환 매도 금액은 달러화 기준 17억7천350만달러로 한화 기준 2조2천억원이었다. 평균약정환율은 1,219.22원이었다.
선물환 매도는 미래 시점에 받을 달러를 약정환율로 고정해 은행에 파는 것으로, 환율 하락 위험을 헤지하기 위한 것이다.
미래 환율이 약정환율보다 오르면 파생상품 거래로 손실을 입게 되고, 반대의 경우 이익이 난다.
은행은 조선사로부터 선물환을 매수하고, 이 위험을 헤지하기 위해 은행간 시장에서 달러-원 현물환을 매도한다.
한화오션의 수주잔고 대비 선물환 매도금액을 따지면 그 비중은 약 7% 수준이다.
다만 선물환 계약이 1~3년으로 기간이 긴 점을 고려하면 몇해 전에 이뤄진 계약일 가능성에 무게가 실린다.
한화오션의 국내 수주 비중은 미미한 것으로 알려졌다.
엄경아 신영증권 연구원은 "한화그룹이 환헤지 정책 자체가 오픈이라는 얘기가 있다. 지금 남아있는 선물환 매도 금액은 그룹에 편입되기 전에 매도했던 것으로 신규는 없을 것으로 추정한다"고 말했다.
그는 "과거에는 현대중공업과 비슷한 수준으로 평가됐는데 100% 오픈이라고 한다면 실적 추정이 많이 바뀌어야 한다"면서 "기업이 계획한 것 대비 환율이 100원 정도 올랐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엄 연구원은 한화오션의 1분기 실적이 컨센서스와 비교해 잘 나올 것이라는 얘기가 있는데 환율 효과일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했다.
한화오션은 또한 작년 8~9월 사이 하나은행과 9건의 1년 만기 선물환 매수 계약도 체결했다.
평균약정환율 1,315.93원에 745만달러를 매수하는 계약이다. 올해 만기가 도래하는 때까지 환율 수준이 약정환율보다 높다면 환차익을 낼 수 있다.
달러-원 선물환 매수를 매매목적이라고 밝힌 것을 보면 선물환 매도에 따른 평가손을 상쇄하기 위한 목적일 가능성이 크다.
삼성중공업의 경우 지난해 말 수주잔고는 31조5천억원 수준이며, 달러-원 선물환 매도 금액만 보면 28조원으로 환헤지 비율은 거의 100%에 달한다.
삼성중공업은 100% 환헤지를 고수하면서 비용과 매출에 대한 환변동위험을 모두 막겠다는 전략이다.
HD현대중공업의 경우 작년 말 수주잔조 47조원 대비 선물환 매도 금액은 19조원이다. 그 비중은 40% 수준이다.
HD현대삼호는 수주잔고가 25조원이었고, 선물환 매도 금액은 7조2천억원이었다. 환헤지 비율은 28.8% 정도다.
HD현대미포는 각각 12조7천억원, 3조6천억원으로 환헤지 비율은 28% 수준이다.
smjeo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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