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자산 매도'에 놀란 트럼프, 결국 '90일 관세 유예 카드' 꺼내
(뉴욕=연합인포맥스) 최진우 특파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대부분의 국가를 상대로 '상호관계 유예' 조치를 단행했다.
주식시장은 물론 안전자산으로 여겨지는 미국 국채와 달러화를 두고 '투매' 바람이 일자 한 발짝 물러선 것으로 보인다. 한편으로는 중국을 더욱 압박하기 위한 조치로 고려한 것으로 분석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9일(현지시간) 자신의 소셜 미디어인 트루스 소셜에 75개 이상의 국가가 어떠한 방식으로 보복 조처를 하지 않았다는 사실에 근거해 "90일간 관세 유예와 이 기간에는 상호관세율을 10%로 대폭 인하하는 조치를 승인했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상호관세를 10%로 내려준다고 했지만, 스콧 베선트 미국 재무부 장관의 말에 따르면 90일 동안 기본관세(10%)만 부과하겠다는 의미다. 이 조치는 '즉시' 발효된다.
트럼프의 결정은 최근 시장의 분위기에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우선 안전자산으로 꼽히는 미 국채 30년물 금리가 이날 오후 정오께 4.9740%까지 상승하며 5% 선을 위협했다.
불과, 하루 전의 30년물 금리는 4.6% 수준이었다. 하루 만에 0.5%포인트 가까이 상승한 것이다. 아시아장에서는 5.0210%까지 올라서기도 했다. 재정적자 축소를 외친 트럼프 행정부로서는 뼈아플 수밖에 없다.
이는 '경기 침체 고조→국채 매도→금리 상승'의 분위기에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앞으로 미국의 경기가 침체하면 연방정부의 세입은 줄어들고, 결과적으로 미국의 국채 발행은 더욱 늘어날 수밖에 없다.
주요 6개 통화에 대한 달러 가치를 반영하는 달러인덱스(DXY)도 경기침체 가능성에 이날 오전 101대까지 내려간 바 있다. 뉴욕증시도 지난주 말부터 폭락을 거듭하고 있다.
도이체방크의 글로벌 외환 리서치 책임자인 조지 사라벨로스는 "주식, 달러, 채권 등 모든 미국 자산의 가격이 동시에 폭락하고 있다"면서 "우리는 미지의 영역으로 들어가고 있다"고 평가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관세 유예를 발표하는 순간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종합지수는 장중 10% 넘게 치솟았다.
오후 2시 34분 현재 미 국채 30년물 금리는 4.7~4.8% 수준까지 내려왔다. 달러인덱스는 103선을 돌파했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의 발표 직후 베선트 장관은 "시장 반응 때문에 유예한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결과론적이지만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유예 가능성은 오전 베선트 장관의 인터뷰에서도 엿볼 수 있었다.
스콧 베선트 미국 재무부 장관은 이날 미국 은행연합회(ABA) 행사에서 "우리는 아마 동맹들과 합의에 도달할 수 있을 것"이라며 "그들은 (우리와) 좋은 군사동맹이었지만 완벽한 경제동맹은 아니었다. 그러고 나서 우리는 단체로 중국에 접근할 수 있다"라고 밝혔다.
이는 동맹들과 먼저 무역 문제를 해결한 뒤 동맹들을 규합해 중국을 함께 압박하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트럼프 대통령도 뉴욕장 개장 이후 트루스 소셜에 "침착해라, 모든 게 잘될 것이다. 미국은 그 어느 때보다 더 크고 발전할 것"이라며 "매수하기 좋은 시점"이라고 적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주요국에 대해서는 관세를 유예해줬지만, 중국은 오히려 125%로 인상했다. 역시 즉시 발효다.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은 미국을 비롯한 다른 국가들을 착취하던 시대가 더는 지속 가능하거나 용납할 수 없다는 것을 깨닫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중국은 거의 유일하게 미국의 관세 정책에 맞불을 놓는 국가다. 트럼프 대통령이 상호관세 34%를 부과하자 바로 34%의 보복관세로 대응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보복관세를 철회하지 않으면 50%의 추가 관세를 얹을 수 있다고 위협하자, 오히려 50%를 더해 84%의 관세로 대항했다.
피터 나바로 백악관 무역ㆍ제조업 담당 고문은 "상황은 예상대로 전개되고 있다"면서 "채권시장은 현재 순조롭게 움직이고 있다"고 평가했다.
FL프터넘 인베스트먼트 매니지먼트의 수석 시장 전략가인 엘렌 헤이즌은 "이런 변동성은 오랫동안 본 적이 없다"면서 "이는 시장이 과매도 상태를 보이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평가했다.
그는 "좋은 소식이 조금이라도 나온다면 시장은 상승할 것"이라고 부연했다.
jwchoi@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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