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세 유예'로 증시 반등하지만…연기금 CIO "추세 전환 아니다"
  • 일시 : 2025-04-10 10:42:49
  • '관세 유예'로 증시 반등하지만…연기금 CIO "추세 전환 아니다"

    "위안화 절하 카드 내밀면 달러-원 환율 리스크…국내주식에 부담"



    (서울=연합인포맥스) 송하린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중국을 제외한 모든 교역국에 90일간 상호관세를 유예하기로 하면서 국내증시도 반등하고 있지만, 연기금 최고투자책임자(CIO)들은 추세 전환은 아니라며 조심스러운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달러-원 환율 측면에서는 국내주식 주가가 크게 회복될 가능성은 작다고도 바라본다.

    10일 연합인포맥스 주식종합(화면번호 3536)에 따르면 코스피는 외국인과 기관의 매수세가 집중되며 5% 이상 급등세로 장을 시작했다.

    트럼프가 상호관세 유예 카드를 꺼내면서 뉴욕 금융시장부터 3대 지수가 동반 폭등한 영향을 받았다. 기본 관세 10%는 유지하되 상호관세는 유예하는 방향이다. 중국산 수입품에 대해선 관세를 125%로 올리며 압박 강도를 더욱 높였다.

    ◇연기금 CIO들 "주가 반등, 추세 전환 아냐…미·중 갈등 영향 계속"

    연기금 CIO들은 지금까지 과도하게 하락한 것에 대한 반등일 뿐 추세 전환이라고 보긴 힘들다고 입을 모았다. 상호관세 부과를 유예했을 뿐이기 때문이다.

    A 공제회 CIO는 "상호관세를 없었던 일로 하겠다는 건 아니기 때문에 지금까지 과도하게 빠진 측면에 있어서 오르기야 하겠지만, 내린 폭의 절반 정도만 회복될 것"이라며 "추세 전환은 아니다"라고 진단했다.

    미국과 중국 사이에서 무역하는 한국 입장에서 가장 중요한 점은 미국과 중국과의 협상 진행 상황이라는 게 연기금 CIO들의 공통된 생각이다. 문제는 중국이 트럼프 1기를 지나면서 이미 미국에 대한 의존도를 상당 부분 낮췄다는 점이다.

    B 연기금 CIO는 "관세 등 트럼프 정책의 주 타깃은 중국인데, 중국이 협상 의지가 별로 없을뿐더러 그동안 트럼프 1기를 지나면서 미국 의존도가 많이 낮아졌다"며 "금리나 재정 정책 여력도 현재로서는 미국보다 더 강한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이어 "중국이 쉽사리 굽히고 들어올 것 같지 않다"며 "트럼프 1기 때와 비슷하게 서로의 체면을 챙겨주면서 적당한 선에서 합의점을 찾아가는 식으로 가다가 트럼프 정부가 끝날 것"이라고 예상했다.

    미국 지수는 장기적으로 봤을 땐 연말 플러스로 끝날 수 있지만, 한국은 어려울 수 있다고 보는 이유다.

    그는 "미국 실물 지표들은 관세 여파가 미치지 않아서 그런 것도 있지만, 당장 경기침체 가능성이 높지 않아 연말 미국 시장은 플러스로 끝날 것"이라면서도 "한국 시장은 중국과의 협상 여부,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인하 여부, 앞으로 나올 기업 실적 등 3가지 요인에 따라 변동성 장세가 예상된다"고 말했다.

    ◇"달러-원 환율 1,460원 이상 유지할 것"…국내주식 리스크 여전

    달러-원 환율은 1,460원이나 그보다 높은 수준을 유지할 수 있다고 우려하기도 한다. 그에 따라 국내주식도 저점 매수 기회라고 보기엔 리스크가 있다는 시각이다.

    C 연기금 CIO는 "국내주식이 지금 수준을 유지할 가능성이 가장 크다고 보지만 더 떨어질 가능성도 염두에 두고 있다"며 "작년 같은 추세적인 상승보다는 상호관세 우려가 잠재적으로 남아있기 때문에 변동성이 커질 거 같다"고 전망했다.

    그는 "달러-원 환율은 1,460원이나 그보다 높은 수준이 계속 유지될 거라고 본다"며 "달러-원 환율은 위안화하고 연동되는 경우가 많은데 중국과 미국의 관계가 악화하고 있을뿐더러 한국 내 상황도 새 정부가 오기까지의 정책 공백이 맞물리면서 영향을 더 받을 수 있어, 이론적으로 1,400원 초반대가 얘기되고 있지만 훨씬 높은 수준을 예상한다"고 말했다.

    이번 관세 유예 발언은 트럼프가 미국 금융시장의 붕괴를 묵인하진 않을 것이란 믿음을 준 사례라는 긍정적인 시각도 있다. 다만 국내주식 측면에서는 달러-원 환율 요인으로 마냥 좋긴 어렵다고 본다.

    D 공제회 CIO는 "과거 팬데믹이나 금융위기는 통제할 수 있는 범위를 넘어간 위기지만, 지금은 트럼프 정책으로 인한 인위적인 위기로 마음만 먹으면 원상회복도 가능하다"며 "트럼프의 관세 유예 발언은 미국 금리 급등이 가장 큰 영향을 줬을 것이다. 감세해야 하는 데 미국 국채금리가 폭등하면 국채 발행 시 이자 부담이 커지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미국이 쥔 시장 부양 카드는 대규모 감세, 기준금리 인하, 규제 완화 등 세 가지인데 파월 의장은 과거 극단적인 위기 때마다 적극적으로 개입했다"며 "최근에는 올해 연준이 기준금리를 5번 낮출 수 있다는 전망까지 나왔다. 한 번에 50bp 내릴 가능성도 있다"고 예상했다.

    다만 "불확실성이 계속된다면 기업 이익이 하향 조정될 리스크가 있기 때문에 상승 여력이 아주 크다고 할 수는 없다"고 부연했다.

    국내주식에 대해서는 "위안화 절하로 환율이 1,500원을 뚫고 가면 국내주식은 원화가 약세일 때 좋기 어렵기 때문에 수출이 늘어나는 효과보다 환율이 너무 약해졌을 때의 부작용이 크다"며 "중국이 위안화 절하 카드를 들고 오면 달러-원 환율 변동성이 커질 수 있다는 리스크가 남아있어서 국내주식은 크게 회복될 거 같지 않다"고 말했다.

    hrso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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