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환시-주간] '신뢰의 위기'…미국 엑소더스 지속될까
'美 예외주의' 속 外人 투자 대폭 늘어…되돌려지면 후폭풍 엄청날 듯
(서울=연합인포맥스) 김성진 기자 = 이번 주(14~18일) 뉴욕 외환시장에서 달러는 미국 국채시장과 뉴욕증시가 얼마나 출렁이느냐에 따라 방향이 연동될 것으로 예상된다. 시장 전반의 높은 변동성이 유지될 경우 달러는 추가 하락 압력에 노출될 가능성이 있다.
경기침체 우려 속에서도 미 국채가 안전자산의 역할을 못 하는 가운데 달러의 기축통화 지위에 대해서도 의구심이 커지고 있다. 위험피난처(safe-haven)로써 달러를 찾는 수요는 실종된 상태다.
전통적인 안전통화로 꼽히는 스위스프랑은 지난주 달러 대비 5% 넘게 급등했다. 달러-스위스프랑은 순식간에 2011년 이후 최저치로 하락(달러 대비 스위스프랑 강세)했는데, 이는 '달러 엑소더스'의 강도가 역대급이었음을 짐작게 한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가 미국 경제에 오히려 부정적이라는 견해가 대다수일 뿐 아니라 미국 정부 자체에 대한 신뢰가 무너졌다는 비판도 쉽게 찾아볼 수 있는 상황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무역전쟁의 주적으로 삼고 있는 중국 위안화조차 지난주에는 달러 대비 소폭의 강세를 나타냈다.
무역전쟁 격화 속 주요국 중앙은행들의 행보도 관심 대상이다. 주요 7개국(G-7)에 속하는 캐나다 중앙은행(BOC)과 유럽중앙은행(ECB)은 각각 오는 16일과 17일 통화정책회의를 연다.
◇지난주 달러 동향
지난주 달러화 가치는 3주 연속 내렸다. 미 국채 장기물에 대한 투매가 출현한 가운데 달러는 전방위적 약세를 나타냈다.
연합인포맥스의 달러인덱스 및 이종통화 등락률 비교(화면번호 6400번, 6443번)에 따르면, 지난 11일(이하 현지시간) 기준 주요 6개국 통화에 대한 달러화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DXY)는 전주대비 3.132포인트(3.04%) 급락한 99.784에 거래를 끝냈다.
달러인덱스가 100선을 밑돈 것은 2023년 7월 이후 처음있는 일이다. 지난주 막판에는 99.008까지 밀리면서 2022년 4월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달러-엔은 143.525엔으로 전주대비 2.34% 굴러떨어졌다.(달러 대비 엔화 강세) 2주 연속 내렸다.
유로는 달러에 3주째 강세를 이어갔다. 유로-달러 환율은 1.13565달러로 전주대비 3.62% 급등(유로 대비 달러 약세)했다.
유로-달러는 한때 1.14755달러까지 오르면서 2022년 2월 이후 최고치를 경신했다. 장기 추세선으로 여겨지는 200일 이동평균선을 한층 크게 웃돌게 됐다.
유로의 상대적 강세 속에 유로-엔 환율은 163.02엔으로 전주대비 1.20% 올랐다. 한 주 만에 반등했다.
파운드-달러 환율은 1.30792달러로 전주대비 1.46% 높아졌다. 파운드-달러 주간 종가가 1.30달러를 웃돈 것은 작년 10월 이후 처음이다.
역외 달러-위안(CNH) 환율은 7.2812위안으로 지난주 대비 0.17% 내렸다.(달러 대비 위안 강세) 4주 만에 처음으로 하락했다.
◇이번 주 달러 전망
미 국채시장의 요동이 커질 경우 연방준비제도(연준ㆍFed)의 개입 가능성에 대한 관심도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때마침 시장 영향력이 큰 크리스토퍼 월러 이사와 제롬 파월 의장이 이번 주 잇달아 모습을 드러낼 예정이다.
월러 이사는 14일 세인트루이스 CFA협회 주최 행사에서, 파월 의장은 이틀 뒤 시카고경제클럽에서 경제전망을 주제로 각각 연설한다. 미 국채시장에 대한 진단뿐 아니라 장기금리가 높은 수준을 유지할 경우 경제에 미칠 영향, 관세발 물가 상승 가능성에 대한 언급 등이 있을지도 지켜볼 필요가 있다.
미 재무부가 지난 2월 내놓은 연례 조사 결과(예비치)에 따르면, 작년 6월 기준으로 외국인이 보유한 미국 유가증권은 총 31조2천880억달러어치로 집계됐다. 1년 전에 비해 4조4천160억달러(16.4%) 급증한 수준이다.
미국 경제 '예외주의' 속에 외국인의 대미 금융자산 투자가 주식을 중심으로 지난 몇 년간 대폭 늘어난 것은 주지의 사실이다. 이는 '셀USA'가 이어질 경우 달러 강세의 되돌림 압력도 엄청날 가능성을 내포한다.
이번 주 통화정책회에서 BOC는 정책금리를 2.75%로 동결할 것으로, ECB는 핵심 정책금리인 예금금리를 2.25%로 25bp 인하할 것으로 전망된다. 두 중앙은행 모두 수위가 한층 고조된 무역전쟁에 대해 어떤 스탠스를 보일지가 관전 포인트다.
미국 경제지표 중에서는 16일 발표되는 3월 소매판매가 가장 무게감이 있다. 3월 소매판매는 전월대비 1.3% 급증, 2월(+0.2%)에 비해 모멘텀이 훨씬 강해졌을 것으로 시장은 점치고 있다.
다만 시장 전반의 변동성이 워낙 커진 점과 관세를 예상한 소비자들이 구매를 앞당겼을 가능성 등으로 인해 소매판매가 호조를 보이더라도 그 영향은 제한적일 소지가 있다.
이밖에 이번 주 미국의 경제지표로는 뉴욕 연은의 3월 소비자설문(SCE, 14일), 3월 수출입물가 및 4월 뉴욕 엠파이어스테이트 제조업지수(15일), 3월 산업생산과 4월 전미주택건설업협회(NAHB) 주택시장지수(16일), 3월 주택 착공·건축허가건수(17일) 등이 있다.
다른 연준 고위 관계자 중에서는 패트릭 하커 필라델피아 연은 총재와 래피얼 보스틱 애틀랜타 연은 총재(14일), 리사 쿡 이사(15일), 베스 해맥 클리블랜드 연은 총재와 제프리 슈미드 캔자스시티 연은 총재(16일), 마이클 바 이사(17일), 메리 데일리 샌프란시스코 연은 총재(18일) 등이 모습을 드러낸다.
sj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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