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마켓워치] 관세 싸움은 '일단락' 안도…주식↑채권·달러↓
(서울=연합인포맥스) 국제경제부 = 11일(이하 미 동부시간) 뉴욕 금융시장에서 3대 주가지수는 동반 상승했다. 나스닥이 2% 넘게 오르면서 다른 두 지수를 아웃퍼폼했다.
중국이 미국에 대한 관세율을 125%로 높이며 재보복에 나섰지만 적어도 관세를 서로 경쟁적으로 높이는 국면은 일단락됐다는 안도감이 주가를 밀어 올렸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앞서 대중국 추가 관세를 고려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내놓은 데 이어 중국도 추가 인상을 하지 않겠다는 뜻을 밝혔다.
미국 국채 장기물 가격은 하락세를 이어갔다. 최근 며칠 흐름과 달리 단기물의 약세가 더 두드러졌지만 장기국채 매도세를 둘러싸고 고조된 불안감은 여전했다.
미 국채시장의 기능 또는 유동성에 문제가 있을 가능성에 대한 시장 참가자들의 우려가 쏟아진 가운데 연방준비제도(연준ㆍFed)의 개입 가능성에도 관심이 쏠렸다. 수전 콜린스 보스턴 연방준비은행 총재는 "필요하다면 전적으로(absolutely)" 준비돼 있다는 발언을 내놔 시선을 끌었다.
달러화 가치는 또 급락했다. 미·중 무역분쟁이 해결될 기미가 보이지 않자 '셀 USA' 기조에 따른 달러 매도세가 이어졌고, 주요 6개 통화에 대한 달러 가치를 반영하는 달러인덱스(DXY)는 100선이 무너졌다.
'달러 덤핑'으로 유로는 3년 2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까지 올라섰다. 안전통화로 꼽히는 엔과 스위스프랑이 동반 급등세를 이어간 가운데 미국의 무역전쟁 주적인 중국 위안화도 달러보다 강한 모습을 보였다.
뉴욕유가는 2% 넘게 급등 마감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촉발한 관세 불확실성으로 급등락이 펼쳐진 끝에 유가는 결국 소폭 하락한 수준으로 한 주를 마무리했다.
이날 앞서 중국 국무원 관세세칙위원회는 12일부터 미국산 수입품에 대한 관세율을 기존 84%에서 125%로 올리는 내용의 관세 조정 고시를 이날 발표했다. 미국이 중국산 수입품에 대한 관세를 145%로 재산정한 데 따른 조치다.
다만 중국은 "현재의 관세율은 이미 미국산 수입품이 중국 시장에서 수용될 수 없는 수준이 됐다"며 "미국이 관세로 숫자놀음을 계속한다고 해도 이제 무시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미국이 다시 관세를 높여도 중국은 대응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드러낸 것이다.
미국 소비자들의 소비심리는 또다시 악화했고, 기대 인플레이션은 급등한 것으로 나타났다.
미시간대의 4월 소비자심리지수(이하 예비치)는 50.8로, 전달보다 6.2포인트 급락했다. 2022년 6월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을 뿐 아니라 예상치(54.5)에도 크게 못 미쳤다.
1년 기대 인플레이션은 6.7%로 전달보다 1.7%포인트나 높아졌다. 1981년 이후 최고치다. 5년 기대 인플레이션은 3월의 4.1%에서 4.4%로 오르면서 1991년 6월 이후 최고치를 갈아치웠다.
◇주식시장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장 마감 후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619.05포인트(1.56%) 뛴 40,212.71에 거래를 마감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전장보다 95.31포인트(1.81%) 상승한 5,363.36, 나스닥종합지수는 337.14포인트(2.06%) 급등한 16,724.46에 장을 마쳤다.
중국이 미국에 대해 재보복에 나섰지만, 시장은 오히려 일부 불확실성의 해소로 받아들인 분위기다.
중국 국무원 관세세칙위원회는 12일부터 미국산 수입품에 대한 관세율을 기존 84%에서 125%로 올리는 내용의 관세 조정 고시를 이날 발표했다. 미국이 중국산 수입품에 대한 관세를 145%로 재산정한 데 따른 조치다.
다만 중국은 "현재의 관세율은 이미 미국산 수입품이 중국 시장에서 수용될 수 없는 수준이 됐다"며 "미국이 관세로 숫자놀음을 계속한다고 해도 이제 무시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미국이 다시 관세를 높여도 중국은 대응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드러낸 것이다.
앞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도 중국이 재보복을 한들 관세를 더 부과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적어도 관세율에 관해선 양국의 자존심 싸움이 일단락됐다.
이 같은 분위기에 뉴욕증시는 강세 분위기를 보였다.
강세에 탄력을 더한 것은 채권시장을 재무부가 매우 면밀히 주시하고 있으며 중국과의 협상도 낙관적이라는 백악관의 발언이었다.
이날 캐롤라인 레빗 백악관 대변인은 "내가 아는 한 스콧 베선트 미국 재무부 장관은 채권시장을 매우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최근 중장기물 국채금리가 급등하며 트럼프 행정부에 상당한 부담을 주는 가운데 재무부가 필요시 행동에 나서겠다고 시사한 것이다.
이 같은 발언이 나온 후 저가 매수세가 집중되면서 국채금리가 일제히 오름폭을 줄였다. 채권시장이 다소 진정되면서 위험 선호 심리가 강해졌다.
백악관 대변인은 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협상에 열려 있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며 "그는 (협상 타결에) 낙관적"이라고 전했다. 이 또한 미·중 무역전쟁에 대한 우려를 누그러뜨리는 재료로 사용됐다.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인사들이 필요시 연준은 행동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힌 점도 불안감을 완화했다.
수전 콜린스 미국 보스턴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는 금융시장 안정을 위해 개입이 필요하다면 "전적으로 그렇게 할 준비가 돼 있다"고 언론 인터뷰에서 말했다.
알베르토 무살렘 미국 세인트루이스 연은 총재도 "관세의 직간접 효과와 2차 효과, 근본적인 인플레이션을 실시간으로 구분하기는 매우 어려울 수 있다"면서도 "2차 효과에 대해서는 통화정책으로 대응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두 사람 모두 통화부양책을 의식한 발언이다.
닐 카시카리 미국 미니애폴리스 연은 총재는 최근 매도세가 커지는 미국 국채 시장에 대해 "아직 큰 혼란은 보이지 않고 일부 스트레스는 있지만 지금까지는 잘 조정되고 있는 것 같다"며 "연준이나 재무부의 개입은 마지못해서 해야 하고 정말 필요할 때만 해야 한다"고 말했다.
존 윌리엄스 미국 뉴욕 연은 총재는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경제의 미래와 통화정책의 방향에 많은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며 "통화정책은 이러한 위험을 최선으로 관리할 수 있는 적절한 위치에 있다"고 말했다.
다만 증시 강세에도 여전한 불안감을 지적하는 목소리가 이어졌다.
웰스파고 투자연구소의 대럴 크롱크 대표는 이날 노트에서 "우리는 아직 세계 무역 체제 변화의 초기 단계에 있다"며 "90일간의 상호 관세 유예로 시장 매도는 일시 반전됐으나 불확실성은 장기화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바클레이즈는 "트럼프 풋으로 주식 시장은 바닥을 형성했을 가능성이 크지만, 이는 독립기념일(7월 4일) 이전 시장 수준의 한계점으로 보인다"며 "트럼프의 불확실한 국정 운영과 불안정한 정책으로 위험 프리미엄이 더 높아져야 하고 무역전쟁 종반전에 대한 불확실성이 여전히 크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모든 업종이 강세를 보인 가운데 에너지와 소재, 기술은 2% 이상 올랐다.
거대 기술기업들은 대부분 상승했다. 애플은 4% 이상 뛰었고 엔비디아와 아마존, 알파벳도 2~3%대 상승률을 보였다. 메타플랫폼스와 테슬라는 약보합으로 마무리했다.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는 2% 넘게 급등했다.
브로드컴은 5% 이상 올랐고 TSSMC는 4% 상승했다. ASML과 퀄컴, Arm은 3% 안팎으로 상승했으며 AMD는 5.30% 튀어 올랐다.
JP모건체이스와 모건스탠리는 1분기 예상치를 웃돈 호실적을 기록했다는 소식에 강세였다.
JP모건은 4% 올랐고 모건스탠리는 1.44% 상승했다. 두 회사는 특히 주식 트레이딩 부문에서 변동성 확대 속에 고객들의 거래가 활발해지며 수혜를 봤다고 밝혔다.
미국 소비자들의 소비심리는 또다시 악화하고 기대 인플레이션은 급등했다.
미시간대에 따르면 4월 소비자심리지수 예비치는 50.8로 집계됐다. 지난 3월 확정치 57.0에서 6.2포인트 감소한 수치이자 시장 예상치 54.5도 크게 밑돈 수치다.
1년 기대 인플레이션 예비치는 6.7%로 3월의 5.0%에서 또 급등했다. 1981년 이후 최고치다. 5년 장기 기대 인플레이션도 3월의 4.1%에서 4.4%로 상승했다. 특히 무당파 소비자들 사이에서 기대 인플레이션의 상승폭이 컸다.
미국의 3월 생산자물가지수(PPI)는 시장의 기대치를 대폭 하회하며 17개월 만에 가장 큰 폭으로 하락했다.
노동부에 따르면 3월 PPI는 계절 조정 기준으로 전달 대비 0.4% 하락했다. 지난 2023년 10월의 -0.5% 이후 가장 큰 낙폭이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툴에 따르면 연방기금금리 선물시장에서 6월 말까지 기준금리가 동결될 확률은 전날 마감 무렵 15.2%에서 22.9%로 올라갔다. 반면 50bp 인하 확률은 21.6%에서 14.2%로 내려갔다.
시카고옵션거래소(CBOE) 변동성 지수(VIX)는 전장보다 3.16포인트(7.76%) 내린 37.56을 기록했다.
◇채권시장
연합인포맥스의 해외금리 일중 화면(화면번호 6532)에 따르면 오후 3시 현재 뉴욕 채권시장에서 10년물 국채금리는 전 거래일 오후 3시 기준가보다 9.70bp 높은 4.4910%에 거래됐다.
통화정책에 민감한 2년물 금리는 3.9520%로 같은 기간 10.20bp 급등했다.
만기가 가장 긴 30년물 국채금리는 4.8750%로 2.50bp 상승했다.
10년물과 2년물 금리 차이는 전 거래일 54.4bp에서 53.9bp로 약간 축소됐다.(베어 플래트닝)
국채금리와 가격은 반대로 움직인다.
유럽 거래에서 미 국채금리는 중장기물을 중심으로 상승세를 나타냈다. 중국이 오는 12일부터 대미 관세율을 기존 84%에서 125%로 올린다는 보복 조치를 발표한 영향이다. 경기침체 재료가 중장기물 매도세로 연결되는 흐름이 반복된 것이다.
뉴욕 장으로 넘어온 뒤에는 단기물 금리가 상승폭을 확대했다. 지난달 생산자물가가 전날 소비자물가에 이어 '깜짝' 하락세를 연출했지만, 시장에는 거의 영향을 주지 못했다. 미시간대가 조사한 기대 인플레이션은 또 급등한 것으로 나타났다.
미 노동부에 따르면 지난 3월 생산자물가지수(PPI)는 전달대비 0.4% 낮아진 것으로 집계됐다. 2023년 10월(-0.5%) 이후 17개월 만에 처음으로 하락한 것으로, 시장에서는 0.2% 상승을 점쳤다.
미시간대의 4월 소비자심리지수(이하 예비치)는 50.8로, 전달보다 6.2포인트 급락했다. 2022년 6월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을 뿐 아니라 예상치(54.5)에도 크게 못 미쳤다.
1년 기대 인플레이션은 6.7%로 전달보다 1.7%포인트나 높아졌다. 1981년 이후 최고치다. 5년 기대 인플레이션은 3월의 4.1%에서 4.4%로 오르면서 1991년 6월 이후 최고치를 갈아치웠다.
옥스퍼드이코노믹스의 라이언 스윗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장기 기대 인플레이션의 상승은 연준의 관심을 끌 것"이라면서 "기대 인플레이션을 안정적으로 유지하는 것은 연준에게 매우 중요하며, 이는 연준이 12월까지 금리를 인하하지 않을 것으로 우리가 예상한 이유 중 하나"라고 말했다.
오전 10시 미시간대의 발표가 나오자 미 국채금리는 모든 구간에서 레벨을 더욱 높였다. 10년물 금리는 4.5920%까지 오르면서 지난 2월 중순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30년물 금리는 4.9910%까지 뛰면서 5% 선을 위협하기도 했으나 이후 빠르게 오름폭을 되돌렸다. 2시간이 채 안 되는 사이에 18bp 가까이 급락하는 널뛰기를 보이기도 했다.
스톤엑스의 필리스 심 금리 트레이더는 "미 국채는 여전히 다른 자산군에 비해 유동성이 높은 것으로 여겨지지만, 이번 주 전반적인 유동성은 취약한 편이었다"면서 "매수자와 매도자 모두 위험 감수 성향이 위축돼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BMO 캐피털의 더글러스 포터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시장이 혼란스러울 때 미 국채는 전통적인 안전피난처 역할을 해왔음을 언급하면서 "이것이 일반적인 시장 불안시기에 나타나는 정상적인 행태라고 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수전 콜린스 보스턴 연은 총재는 오후 장중 전해진 한 인터뷰에서 금융시장 안정을 위한 개입과 관련해 "필요하다면 전적으로 그렇게 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다.
그는 다만 "시장은 계속 잘 기능하고 있다"면서 "전반적인 유동성 우려는 보이지 않는다"고 선을 그었다.
연준의 실질적 삼인자 역할을 하는 존 윌리엄스 뉴욕 연은 총재는 푸에르토리코 상공회의소 행사에 나와 "이것은 스태그플레이션이 아니다"라면서 스태그플레이션 우려를 반박했다.
그는 "나는 1970년대와 80년대 초반의 경기침체가 어땠는지 알 만큼 나이가 많다"면서 "그때는 두 자릿수 실업률과 두 자릿수 인플레이션의 시기였고, 지속적으로 높은 인플레이션과 경제 약세가 이어졌던 시기였다"고 말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연방기금금리(FFR) 선물시장은 뉴욕 오후 3시 46분께 연준이 오는 5월 금리를 동결할 가능성을 80.1%로 가격에 반영했다. 전장 72.6%에서 7.5%포인트 상승했다.
6월까지 금리가 동결될 가능성은 전장 15.2%에서 22.9%로 높아졌고, 25bp 인하 가능성은 전장 63.2%에서 62.9%로 약간 낮아졌다. 50bp 인하 가능성은 21.6%에서 14.2%로 하락했다.
◇외환시장
연합인포맥스(화면번호 6411)에 따르면 오후 4시 현재 뉴욕 외환시장에서 달러-엔 환율은 143.602엔으로, 전 거래일 뉴욕장 마감가 144.654엔보다 1.052엔(0.727%) 하락했다.
달러-엔 환율은 엔화의 안전통화 성격이 부각되며 뉴욕장 들어 142.220엔까지 하락하기도 했다.
유로-달러 환율은 1.13418달러로 전장보다 0.01370달러(1.223%) 급등했다.
지난 2022년 2월 이후 3년 2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유로-달러 환율은 한때 1.14740달러까지 올라서기도 했다.
달러인덱스는 99.915로 전장보다 1.027포인트(1.017%) 급락했다. 달러인덱스가 장중 100선을 밑돈 것은 지난 2023년 7월 이후 처음이다. 전날(-2.137%)에 이어 이틀째 큰 폭으로 하락했다.
중국의 125% 대미(對美) 보복관세에 약세로 뉴욕장에 진입한 달러는 전망치를 밑돈 미국 3월 생산자물가지수(PPI)에도 큰 반응을 보이진 않았다.
미 노동부에 따르면 3월 PPI는 계절 조정 기준으로 전달 대비 0.4% 하락했다.
연합인포맥스가 집계한 시장 전망치(화면번호 8808) 0.2% 상승을 하회했다. 지난 2023년 10월(-0.5%) 이후 17개월 만에 가장 큰 하락 폭이다.
철강 등 일부 품목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 영향이 나타났지만, 기본관세 10%를 포함해 주요 관세 파급 효과는 아직 반영되지 않았다는 해석이 우세했다.
통화정책에 민감한 미 국채 2년물 금리는 잠시 하락한 뒤 금세 회복하는 움직임을 보이기도 했다.
코메리카은행의 수석 이코노미스트인 빌 애덤스는 "관세 부과가 과거 데이터보다 전망에 훨씬 더 중요할 것"이라며 "관세가 유지된다면 향후 몇 달 동안 물가 상승률이 상당히 높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소비자심리지수도 큰 반응을 끌어내지 못했다. 미시간대에 따르면 4월 소비자심리지수 예비치는 50.8로 집계됐다. 지난 3월 확정치 57.0에서 6.2포인트 하락했다. 시장 전망치(54.5)도 밑돌았다. 1년 기대 인플레이션은 44년 만에 최고치인 6.7%로 나타났다.
99.318까지 밀렸던 달러인덱스는 이후 미 국채금리가 하락하고 증시가 되살아나면서 100.396까지 상승하기도 했지만, 큰 흐름을 바꾸진 못하며 다시 100 밑으로 굴러떨어졌다.
미즈호증권의 채권ㆍ통화ㆍ상품 전략 책임자인 조던 로체스터는 "미국과 중국의 관세가 매우 높아 필수품과 마진이 높은 품목을 제외한 대부분의 상품 거래가 완전히 중단될 것"이라며 "미·중 무역 흐름은 급격히 줄고, 달러의 장단기적 역할에 의문을 제기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브라운브라더스해리먼(BBH)의 윈 틴 글로벌 시장 전략가는 "달러에 대한 신뢰가 실제로 하락한 것이 아니라, 미국 정책 결정에 대한 신뢰가 하락한 것"이라며 "일반적으로 위험회피 상황에서는 달러가 안전자산으로서 상승해야 하지만, 엔과 스위스프랑이 강세고 달러는 압박받고 있다"고 분석했다.
달러-스위스프랑 환율은 0.8156스위스프랑으로 전장보다 0.0088스위스프랑(1.067%) 내려왔다.
역외 달러-위안(CNH) 환율은 7.2806위안으로 0.0305위안(0.417%) 떨어졌다.
존 윌리엄스 미국 뉴욕 연은 총재는 이날 "(올해 미국의)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작년보다 상당히 둔화해 1%를 약간 밑돌 것"이라고 전망했다.
미국의 실업률은 현재 4.2% 수준에서 내년 4.5~5.0%로 상승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올해 물가 상승률은 관세 영향으로 3.5~4.0%로 오를 것이라고 예상했다.
◇원유시장
뉴욕상업거래소에서 근월물인 5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전장보다 1.43달러(2.38%) 뛴 배럴당 61.50달러에 거래를 마감했다.
글로벌 벤치마크인 브렌트유 6월 인도분은 전장보다 1.43달러(2.26%) 오른 배럴당 64.76달러에 마무리됐다.
중국은 이날 미국에 대한 관세를 총 125%로 인상한다고 발표했다. 미국이 중국산 수입품에 대한 관세를 145%로 재산정한 데 따른 조치다.
하지만 시장은 중국의 재보복 조치가 나왔음에도 오히려 원유 매수세에 박차를 가했다. 미국과 중국이 더는 관세를 높이지 않기로 하면서 적어도 두 나라 사이의 관세율만큼은 불확실성이 해소됐기 때문이다.
이제 양국의 협상 결과에 따라 양국의 무역전쟁은 격해질 수 있고 무역 감소와 무역 경로 혼선으로 글로벌 경기침체가 발생할 수도 있다. 장기적으로는 불확실성이 거의 해소되지 못했다.
그럼에도 시장은 일단 단기적으로 지금보다 더 불확실한 상황은 없을 것으로 보는 분위기다. 이른바 '관세 프라이싱'이 어느 정도 마무리된 만큼 원유 시장은 위험 선호 심리를 회복하며 또 다른 변수를 따져볼 것으로 예상된다.
어게인캐피털의 존 킬더프 파트너는 "미국이 지정학적 위험 요소로 부상하는 것은 시장에 새로운 현상"이라며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했을 때처럼 체스판의 판도가 재편될 것"이라고 말했다.
삭소뱅크의 올레 한센 상품전략 총괄은 "중국을 제외한 일부 관세의 시행이 90일 연기됐으나 시장은 이미 피해를 보았고 가격은 안정을 되찾기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미국 에너지정보청(EIA)은 전날 세계 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하향 조정하고 관세가 유가에 큰 부담을 줄 수 있다고 경고한 바 있다. EIA는 올해와 내년 미국 및 세계 석유 수요 전망치도 하향 조정했다.
미국인들의 소비심리는 또다시 악화했고 기대 인플레이션은 급등했다.
미시간대에 따르면 4월 소비자심리지수 예비치는 50.8로 집계됐다. 지난 3월 확정치 57.0에서 6.2포인트 감소한 수치이자 시장 예상치 54.5도 크게 밑돈 수치다.
1년 기대 인플레이션 예비치는 6.7%로 3월의 5.0%에서 또 급등했다. 1981년 이후 최고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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