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지현의 채권분석] 하루하루 여전한 혼란
(서울=연합인포맥스) 14일 서울채권시장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반도체 품목별 관세 이슈를 주시하며, 4월 금융통화위원회 대기 장세를 이어갈 전망이다.
4월 금통위 주간에 돌입한 만큼, 달러-원 환율에 대한 시장의 주목도가 높아질 듯하다.
통상 금통위 주간의 환율 레벨과 변동성이 통화정책에 미치는 영향력이 상당한 편이다.
최근 달러-원 환율 레벨은 글로벌 달러가 약해지면서 크게 내려왔지만, 변동성은 여전히 두자릿수 수준으로 극심한 편이어서 경계심이 클 수밖에 없다.
글로벌 경기 침체 공포를 키운 미중 관세전쟁은 우선은 일단락되는 양상이다.
지난주 후반 중국은 미국에 대한 관세율을 125%로 높이면서, 미국의 대중국 관세 145% 부과에 대한 재보복에 나섰다.
다만 미국과 중국이 더 이상 추가 관세를 고려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내놓으면서, 관세를 경쟁적으로 높이는 국면 자체는 다소 마무리됐다는 안도감이 나왔다.
그렇지만 언제 새로운 국면에 돌입할지 모른다는 불안감도 여전하다.
아울러 주말간 트럼프 행정부의 전자제품 관세 예외 관련 혼란이 불거졌다.
앞서 미 관세국경보호청(CBP)은 상호관세 제외 품목에 반도체 제조 장비, 스마트폰과 노트북 컴퓨터, 메모리칩 등 여러 전자제품을 포함한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트럼프 관세 정책의 기조 변화가 이뤄진 것 아니냐는 시각도 있었다.
다만 하워드 러트닉 미국 상무장관은 ABC뉴스 인터뷰에서 이 제품들은 상호관세는 면제받지만, 한 달 정도후에 적용될 반도체 관세에 포함될 것이라고 말했다.
관련해서 트럼프 대통령도 직접 나서서 반도체 등 전자제품에 관세를 부과하겠다는 입장을 재확인하며 관세 정책에 후퇴가 없음을 시사했다. 반도체 품목별 관세에 대해서 14일에 매우 구체적으로 방침을 밝힐 것이라고 예고하기도 했다.
반도체가 우리나라 수출을 이끌어가는 품목이니만큼, 반도체 관세가 예상보다 강력하다면 우리나라 성장에 대한 우려가 더욱 거세질 수 있다.
4월 금통위를 코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외국인의 국채선물 순매수세가 강해질 수 있어 보인다.
최근 외국인은 3년 국채선물에 대한 누적순매수 규모를 35만계약 안팎으로 쌓아 올리며 역대 최고 수준까지 확대한 것으로 추정되는데, 이같은 막대한 영향력을 기반으로 시장의 모멘텀을 당분간 이끌어갈 듯하다.
여전히 미 장기 국채 투매 흐름에 대해서 글로벌 시장이 완전히 안심하지 못하는 상황인데, 반도체 등 추가적인 관세 이슈에 따라 미 장기 국채 금리가 추가로 급등 움직임을 보일 가능성 또한 배제할 수 없다.
이와 관련해서 연방준비제도(Fed·연준) 개입 가능성에도 주목도가 높아진 상황이다.
지난주 후반 수전 콜린스 보스턴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는 한 외신과의 인터뷰에서 금융시장 안정을 위한 개입과 관련해 필요하다면 전적으로 그렇게 할 준비가 되어 있다고 밝히기도 했다.
다만 지금까지 시장은 계속 잘 기능하고 있고, 전반적인 유동성 우려가 보이지 않는다고 평가했다. 일각에서 추측성으로 제기되는 긴급 금리 인하에 대해서도 부정적인 견해를 시사했다.
마침 이날 밤 시장 영향력이 큰 크리스토퍼 월러 연준 이사의 공개 발언이 예정되어 있는데, 월러 이사의 시각을 확인할 수 있을지도 관건이 될 듯하다.
수급상 물량 부담을 가중할 정부의 추가경정예산(추경)의 구체적인 방안이 이번주 나올지도 주목된다.
정부는 통상 대응 및 인공지능(AI) 경쟁력 강화에 3조~4조원, 서민·소상공인 지원에 3조~4조원을 각각 투입하기로 하고 세부안을 조율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지난주 우리나라 국채의 세계국채지수(WGBI) 실편입 시점이 올해 11월에서 내년 4월로 변경되면서, 사실상 새로운 외국인의 연내 국채시장 진입을 기대하기 어려워졌다보니 추경 규모 확대 등에 시장의 촉각이 곤두세워진 상황이다.
지난주 후반 발표된 소프트데이터는 또다시 '스태그플레이션(고물가 속 경기침체)' 뉘앙스를 나타냈다.
미시간대의 4월 소비자심리지수는 50.8로, 전달보다 6.2포인트 급락했다. 2022년 6월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을 뿐 아니라 예상치(54.5)에도 크게 못 미쳤다.
1년 기대 인플레이션은 6.7%로 전달보다 1.7%포인트나 높아졌다. 1981년 이후 최고치다.
5년 기대 인플레이션은 3월의 4.1%에서 4.4%로 오르면서 1991년 6월 이후 최고치를 나타냈다.
이날 오전 중 국고채 10년물 입찰이 2조5천억원 규모로 진행된다.
(경제부 시장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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