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관세 반영도 안됐는데…경기순환시계서 수출 석달째 하강
정부도 "하방압력 증가" 진단
서비스소비·건설도 장기 침체
(세종=연합인포맥스) 최욱 기자 = 국내 실물경제 상황을 보여주는 경기순환시계에서 수출이 3개월째 하강 국면에 접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서비스 소비를 나타내는 서비스업생산지수 역시 장기 침체에 빠진 것으로 진단돼 경제 위기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14일 통계청의 '2025년 2월 경기순환시계'를 보면 수출, 서비스업 생산, 건설기성, 소비자기대지수 등이 하강 국면에 있는 것으로 평가됐다.
광공업 생산과 설비투자, 수입은 상승 국면으로, 소매판매와 취업자 수, 기업경기실사지수는 회복 국면으로 각각 판단됐다.
경기순환시계는 주요 경제 지표 10개가 상승·둔화·하강·회복 등 순환 국면상 어디에 있는지를 보여주는 도구다.
지난 2월 경기순환시계에서 가장 주목할 만한 대목은 수출이 3개월째 하강 국면에 접어들었다는 점이다.
지난해 5월까지 상승 국면에 있었던 수출은 6월 둔화 국면에 들어선 뒤 12월부터 하강 국면에 진입했다.
2월 지표에는 미국의 관세 인상이 본격적으로 반영되지 않았다는 점을 고려하면 당분간 수출은 하강 국면이 지속될 가능성에 무게가 실린다.
미국 정부는 상호관세를 90일 유예했지만 10% 기본관세와 품목별 관세는 이미 부과되고 있어 이달부터 우리나라의 수출에 큰 타격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
이달 1~10일 수출액은 186억달러로 1년 전 같은 기간보다 13.7% 증가했다.
하지만 조업일수를 고려한 일평균 수출액은 21억9천만달러로 0.3% 늘어나는 데 그쳤다.
국가별로 보면 대미(對美) 수출이 0.6% 줄어 미국의 관세 부과에 따른 심리적 영향이 나타나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대표적인 내수 지표인 서비스업 생산과 건설기성은 장기 침체에 빠져 있는 것으로 진단됐다.
먼저 서비스 소비를 나타내는 서비스업 생산은 작년 5월부터 10개월 연속 하강 국면을 이어가고 있다.
특히 탄핵정국 등 정치적 불확실성에 따른 소비 위축 영향으로 숙박·음식점업 부문이 부진한 상황이다.
지난 2월 서비스업 생산은 전월보다 0.5% 증가했지만 숙박·음식점업 생산은 3.0% 줄어 2022년 2월(-8.1%) 이후 가장 큰 폭으로 감소했다.
전년 동월 대비로 보면 숙박·음식점업 생산은 2023년 5월부터 지난 2월 사이에 작년 1월(보합)만 제외하고는 내내 감소했다.
숙박·음식점업 생산이 22개월째 단 한 번도 늘지 못하는 불황이 계속된 것으로, 2000년 관련 통계 집계 이후 역대 최장 부진 기록이다.
건설기성 역시 지난해 8월부터 7개월째 하강 국면에 빠져 있다.
지난 2월 건설기성은 전월보다 1.5% 늘었지만, 전년 동월 대비로는 21.0% 감소해 여전히 부진한 상태다.
건설업황 침체는 고용 한파로 이어지면서 경제 전반에 대한 충격으로 확산하는 모양새다.
지난달 건설업 취업자 수는 1년 전보다 18만5천명 급감했다. 이는 2013년 관련 통계 집계 이래 가장 큰 감소 폭이다.
수출과 내수가 함께 하강 국면에 진입한 상황에서 정책당국도 경기 하방압력이 커지고 있다는 진단을 내놓고 있다.
기획재정부는 지난 11일 발표한 '최근 경제동향(그린북) 4월호'에서 "소비·건설투자 등 내수 회복이 지연되고 취약 부문 중심 고용애로가 지속되는 가운데 미국 관세 부과에 따른 대외여건 악화로 경기 하방압력이 증가했다"고 평가했다.
wchoi@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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