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유가 무엇이건 비정상"…美 국채 40년 만의 약세 마무리되나
  • 일시 : 2025-04-14 10:08:11
  • "이유가 무엇이건 비정상"…美 국채 40년 만의 약세 마무리되나



    (서울=연합인포맥스) 권용욱 기자 = 미국 초장기 국채금리가 40여년 만에 가장 크게 오른 한 주를 보냈다. 여러 요인이 거론되는 가운데 장기물 매도세가 일단락됐을 것이란 관측도 조심스럽게 제기되고 있다.

    14일 연합인포맥스에 따르면 미국 30년 국채 금리는 지난 한 주간 46bp 넘게 급등했다. 이는 지난 1987년 4월 말 이후 38년 만에 가장 가파른 움직임이다.

    미국 10년물 국채 금리의 지난 주 상승폭은 2001년 11월 이후 가장 컸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2일 무역 상대국에 대한 광범위한 관세 부과를 발표하며 증시를 비롯한 금융시장에 일대의 혼란이 발생했고, 시장 불안기에 일반적으로 하락할 것으로 기대되는 미국 초장기 국채 금리마지 치솟았다.

    시장 전문가들은 어떤 압력이 작동하더라도 정상적이지 않은 상황임은 분명하다고 평가했다.

    BMO캐피탈의 더글러스 포터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시장 혼란기에 국채 시장의 전통적인 역할은 안전한 피난처"라며 "(이런 국채 금리 급등이) 정상적인 행동이 아니라고 말해도 충분하다"고 진단했다.

    미국 자산 전반의 매도 압력은 일부 통화 움직임을 통해 유추할 수 있다.

    아폴로글로벌자산운용의 토스턴 슬록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엔과 유로, 캐나다달러가 동시에 달러 대비 강해졌다"며 "이는 외국인이 미국 국채를 매도하고 있기 때문일 수 있다"고 추정했다.

    동시에 시장 불안에 따른 헤지펀드의 현금 확보 움직임도 감지된다.

    최근 시카고옵션거래소(Cboe)가 집계하는 변동성 지수(VIX)는 50을 뛰어넘기도 했는데, 이에 따라 금리와 신용, 주식을 관리하는 대형 자산운용사를 중심으로 투자 포지션 전체를 줄이거나 현금을 확보하는 움직임이 늘어났을 수 있다. 시장이 극도의 불안기에 접어들면 안전 자산으로 불리는 국채까지도 처분하며 포지션을 줄이는 움직임이 확대된다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마지막으로 국채의 현·선물 가격 차이를 이용한 베이시스 트레이드나 국채 현물과 금리스와프 간의 금리 차이를 활용한 스와프스프레드 베팅의 되돌림이 헤지펀드를 중심으로 활발해진 것으로도 분석됐다.

    포터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이번 주 초 베이시스 트레이드의 강제적인 청산과 관련한 우려가 있었지만, 달러 약세가 나타난 것처럼 미국 자산에 대한 혐오감이 전반적으로 커졌다"며 "이 역시 시장이 스트레스를 받는 상황에서 정상적인 현상이 아니다"고 덧붙였다.

    실제 미국 달러화는 지난주 다른 주요 통화 대비 급락했다. 미국 달러지수는 지난주 3% 가까이 하락하며 3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으로 떨어졌다.

    이런 가운데 미슐러파이낸셜그룹의 톰 디 갈로마 전무는 미국 국채 매각이 거의 끝났을 가능성을 거론했다.

    그는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기준금리 인하를 재개할 것이고, 관세 인상으로 인한 인플레이션 우려보다 경기 침체 우려가 커질 것"이라며 "주택담보대출의 연체율 증가와 항공료 및 호텔 요금의 하락 조짐, 기타 여러 증거가 경기 둔화를 시사한다"고 설명했다.

    경기 둔화가 본격화하며 미국 장기금리의 방향성 역시 하락세로 틀 가능성이 있다는 얘기다.

    디 갈로마 전무는 "미국 10년 국채 금리는 최근의 저점인 3.9%선을 다시 시험하게 될 것"이라며 "궁극적으로는 경기가 침체에 빠지며 3%선을 시험하게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미니애폴리스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는 지난 주말 CNBC와 인터뷰에서 "금융시장의 스트레스 징후는 보이지만, 심각한 문제의 징후는 보이지 않는다"며 "일부 스트레스 요인이 있지만, 시장은 지금까지 잘 조정되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ywkwon@yna.co.kr



    <저작권자 (c) 연합인포맥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AI 학습 및 활용 금지>
    주의사항
    ※본 리포트는 한국무역보험공사가 외부기관으로부터 획득한 자료를 인용한 것입니다.
    ※참고자료로만 활용하시기 바랍니다.
    목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