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리스크…캐나다ㆍ덴마크 연기금 미국 투자 제동
(서울=연합인포맥스) 이장원 선임기자 =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정책 혼선으로 인해 세계 주요 연기금들이 미국 투자를 보류하는 움직임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4일 주요 외신에 따르면, 캐나다 연금계획투자위원회(CPPIB) 등 캐나다의 일부 대형 연기금들은 미국 사모 자산에 대한 신규 투자 확대를 자제하는 분위기다. 이는 미국과 캐나다 사이의 지정학적 불안과 미국 투자에 대한 세제 혜택 상실에 대한 우려 때문이다.
캐나다 연금투자위원회 관계자는 "현 지정학적 상황 속에서 미국 사모펀드에 신규 자금을 투입하기는 매우 어려운 일"이라고 설명했다.
CPPIB는 미국 전역에 걸쳐 산업·상업·오피스·주거용 부동산 50여 곳에 지분을 보유하고 있으며, 실버레이크, 칼라일, 블랙스톤 등이 운용하는 사모펀드에도 약 500억 달러 규모의 출자를 한 상태다. 캐나다 연금투자위원회의 총 자산규모는 6천990억 캐나다달러(약 719조원)로 알려졌다.
다른 캐나다 연기금 고위 관계자도 "현 상황에서는 어떤 인프라 투자가 미국 정부의 환영을 받을지조차 명확하지 않다"고 우려했다.
그는 "6~12개월 안에 미국 투자에 확신을 갖지 못한다면 거래를 줄이고 전략을 조정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다만 4천730억캐나다달러의 자산을 운용하는 퀘벡주 예탁투자공사(CDPQ)는 "사모펀드 포트폴리오의 절반 정도는 여전히 미국 시장에 남아있을 것"이라며 미국 자산을 계속 투자할 뜻을 밝혔다.
미국 내 사모펀드 업계 관계자들은 이러한 움직임에 긴장감을 느끼고 있다고 외신들은 전했다.
사모펀드 업계의 한 관계자는 "최근 캐나다 투자자들이 신규 자금을 줄이는 것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며 "아직 실제 자금 유출은 없지만, 트럼프의 대(對)캐나다 강경 태도가 투자 심리에 영향을 줄 수 있으며 캐나다 정치권에서도 대형 연기금에 미국 투자 자제를 압박할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덴마크의 한 대형 연기금도 미국 사모펀드 투자를 일시 중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덴마크 연기금 관계자는 "트럼프 대통령이 덴마크에 그린란드를 양도하라고 압박한 것이 매우 적대적으로 느껴졌다"며 "현재 상태에서 미국에 신규 투자를 한다는 건 결코 기분 좋은 결정이 될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사모펀드가 미국 투자를 제안하면 '지금은 사양하겠다. 6개월 후 상황이 안정되면 다시 오라'고 할 것"이라며 "그게 아니면 큰 할인율을 적용할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덴마크의 또 다른 연기금 아카데미커펜션의 최고투자책임자(CIO) 안데르스 셸데는 "미국 자산에 대한 전략적 노출을 6개월 내 대폭 줄이는 방향으로 포트폴리오를 근본적으로 재구성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덴마크 경제장관 스테파니 로세는 "현재 정부 차원에서 미국 투자에 대한 입장 변화는 없다"고 밝혔다.
다만, 그는 "리스크와 불확실성이 클 경우 연기금들이 투자를 줄이는 것은 자연스러운 흐름이며 이번 결정은 관세와 그린란드 이슈가 결합된 간접적 영향일 수 있다"고 덧붙였다.
외신들은 이러한 글로벌 주요 연기금들의 투자 전략 변화가 유동성 압박이 심화되고 있는 미국 사모 자본 시장에 큰 부담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jang73@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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