亞 달러채 시장 개점휴업…복잡해진 한국물 발행 셈법
  • 일시 : 2025-04-15 08:45:59
  • 亞 달러채 시장 개점휴업…복잡해진 한국물 발행 셈법

    美 국채 불안에 스프레드 확대…변동성도 여전

    조달 비용 증가에 경쟁력 제한…첫 주자 예의주시



    (서울=연합인포맥스) 피혜림 기자 = 미국발(發) 관세폭탄에 글로벌 채권시장의 불안정성이 커지면서 한국물(Korean Paper) 발행시장도 문을 닫았다.

    미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상호관세 부과로 미 국채에 대한 대규모 투매가 발생하는 등 시장 혼란이 지속하면서 아시아 달러채 발행 시장도 사실상 휴지기에 들어간 탓이다.

    미 국채 금리와 더불어 한국물 가산금리(스프레드) 전반이 급등하면서 당장 조달 비용 측면의 부담도 커졌다.

    관세 이슈가 시장 변동성을 키우는 원인이 되면서 투자 심리 개선도 쉽사리 이뤄지기 어려운 상황이어서 국내 기업과 금융회사가 선뜻 나서기 어려운 상태다.

    이에 따라 상대적으로 신용도가 좋은 공기업들이 먼저 나서주길 기대하고 있다.



    ◇美 발행은 재개, 韓은 아직…조달금리 관건

    15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이번 달 공모 달러채 발행을 두고 한국물 발행 주자들의 셈법이 복잡해지고 있다.

    발행금리 기준점이 되는 미 국채 금리가 급등한 데다 투자자들이 요구하는 뉴이슈어프리미엄(NIP)도 상승하면서 한국물 조달 비용이 급증한 여파다.

    출처 : 연합인포맥스 '해외금리 일별'(화면번호 6533)


    공모 달러화 한국물 발행은 이번 달 아예 중단된 상태다.

    당초 지난주 신한은행과 포스코홀딩스, 하나증권이, 이번 주 한국수자원공사와 KT&G, 현대카드가 북빌딩에 나설 예정이었으나 녹록지 않은 시장 환경 탓에 딜이 재개되지 않고 있다.

    이는 한국물만의 문제는 아니다.

    아시아 발행사의 달러채 북빌딩은 지난주부터 전일까지 단 한 건도 없었다.

    일부 중국 기업이 자국 물량을 사주는 형태로 등장한 게 전부였다는 후문이다.

    미국 발행시장도 분위기는 비슷했다. 미국의 경우 지난주 몇 곳의 기업이 현지 조달에 나서기도 했으나 이전만큼 활발하진 않은 상황이다.

    다만 지난주 금요일부터 미국 은행들의 실적 발표가 시작되면서 조달 재개가 예상되고 있다. 이에 관련 업계는 이를 통해 투자시장 분위기를 살피는 데 집중하고 있다.

    달러채 시장 물꼬가 트이더라도 한국물 발행사가 조달을 재개하기란 쉽지 않을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미 국채 금리와 유통물 스프레드, NIP이 모두 상승하면서 조달 비용 측면의 부담이 커졌기 때문이다.

    반면 원화채 시장은 견고한 분위기가 이어지면서 달러채 발행의 이점이 더 옅어졌다.

    일례로 시중은행의 경우 현시점에서 달러채 조달 시 세자릿수 스프레드를 고민해야 하는 수준이다. 관세 이슈 전 70bp대를 관측했던 것과 대조적이다.

    신용등급이 비교적 높은 금융권마저 상황이 이렇다 보니 이보다 신용도가 낮은 민간기업의 조달 여건은 더욱 녹록지 않다.

    특히 이번 달 발행 대기 중이던 민간기업 대부분이 초도 발행사라는 점도 부담을 높인다.

    출렁이는 환율은 간접적으로 영향을 주고 있다.

    환율의 경우 발행사가 스와프 등으로 리스크를 헤지해 사용하는 경우가 많아 직접적인 파급력은 크지 않다는 지적이다.

    다만 한국의 거시 경제 및 금융 여건 악화를 반증하는 지표라는 점에서 변동성 고조가 투자 심리 회복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넉넉한 유동성 속 공기업에 쏠리는 눈

    한국물 발행사들은 시장 상황을 주시하면서 당장이라도 북빌딩에 나설 채비를 이어가고 있다.

    변동성이 상당해 한 치 앞을 가늠할 수 없는 만큼 섣불리 연기를 결정하기보단 일단 언제든 재개에 나설 수 있도록 채비를 다하는 분위기다.

    다만 경제적 실익 등을 고려할 때 현 수준의 금리를 감수하는 건 쉽지 않아 보인다.

    더욱이 이들의 유동성이 비교적 넉넉해 높은 금리를 감수할 필요가 없는 상황이라는 설명이다.

    사모와 신디케이트론 등의 시장은 여전히 조달이 가능한 상황이라는 점도 공모채 발행을 고민하게 만들고 있다.

    이에 공공성이 짙은 공기업이 시장 질서 확립 차원에서 먼저 발행에 나서야 하는 게 아니냐는 의견도 나온다.

    공기업의 경우 대부분 대한민국 정부와 동일한 'Aa2(무디스 기준)' 우량 신용등급을 보유한 데다 공적 가치를 중요시하는 만큼 시장 조성자 측면의 역할을 다할 수 있지 않겠냐는 것이다.

    트럼프발 변동성을 확인한 만큼 한국물 발행사들의 조달 관점이 보다 장기적으로 바뀌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미국의 경우 저금리 환경 시 장기물 조달에 나서는 곳이 상당하다. 모처럼 찾아온 저금리 기회를 포착해 장기간 자금을 빌린 후 안정적으로 사업 활동에 집중한다.

    반면 국내 발행사는 시장 환경에 대한 장기적인 분석보다는 당장의 금리 절감에 집중해 중단기물 중심의 조달을 이어가고 있다. 이에 관세 전쟁과 같은 변동성에 취약할 수밖에 없다.

    이러한 현상은 올해 차환 물량에서도 드러난다.

    과거 저금리 시절 해외 기업들이 장기물 조달로 대응한 것과 달리, 한국은 3년물 등으로 대응하면서 이후 주기적으로 시장 변동성에 따른 차환 어려움을 맞닥뜨리고 있다.

    2022년 금리 인상기에 한 차례 부담을 확인한 데 이어 당시 찍은 물량이 다시 올해 대거 만기를 맞으면서 관세 전쟁의 직격탄을 피하지 못하는 상황이다.

    phl@yna.co.kr



    <저작권자 (c) 연합인포맥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AI 학습 및 활용 금지>
    주의사항
    ※본 리포트는 한국무역보험공사가 외부기관으로부터 획득한 자료를 인용한 것입니다.
    ※참고자료로만 활용하시기 바랍니다.
    목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