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00원선 위협하던 달러-원…이젠 1,400원선 밑으로 가나
  • 일시 : 2025-04-15 08:57:53
  • 1,500원선 위협하던 달러-원…이젠 1,400원선 밑으로 가나



    (서울=연합인포맥스) 정선영 기자 = 미국발(發) 관세폭탄에 달러-원 환율의 널뛰기 흐름이 이어지고 있다.

    1,500원선을 넘보던 달러-원 환율은 한 주 사이에 글로벌 달러가 급격한 약세로 전환하자 1,400원선에 다가서는 큰 폭의 변동성을 보이고 있다.

    '탈 달러화'에 따른 글로벌 달러 약세 움직임이 더 가속화할 경우 달러-원 환율이 1,400원선을 밑돌 가능성이 있을지를 두고 관심이 커지고 있다.

    서울환시 참가자들은 15일 달러-원 환율 급등세가 급락세로 전환된 것은 미중 관세 전쟁에 미 국채 매도세가 일어나고, 스태그플레이션 우려가 부각되는 점 등이 달러 약세로 연결된 영향이 컸다고 봤다.

    미중 간 관세 전쟁은 여전히 현재진행형이다. 미국은 중국에 145%, 중국은 미국에 125%의 관세율을 부과하며 맞불을 놓는 상황이다.

    스콧 베선트 미 재무부 장관은 전일 "미국과 중국의 디커플링(분리·탈동조화)이 있을 수 있지만 반드시 있을 필요는 없다"면서 "중국과 언젠가는 큰 거래가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관세 전쟁이 심화되면서 미 국채 금리는 한때 10년물 금리가 4.59%, 30년물이 5.02%까지 오른 바 있다.

    베선트 장관은 "재무부는 다양한 수단을 보유하고 있지만 현재는 그런 대응을 논의할 단계와는 거리가 멀다"며 "여전히 미국은 글로벌 기축통화국의 지위를 유지하고 있고, 해외 투자자들이 미국 자산을 대량 매도하고 있다는 증거는 없다"고 강조했다.

    이런 발언과 달리 글로벌 달러인덱스는 한때 99.00선까지 급락했다.

    미국 관세 전쟁의 여파로 미국내 물가가 오르고, 경기가 둔화되는 스태그플레이션이 이어질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면서 달러는 약세로 기울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인하 속도가 빨라질 여지도 있다.

    크리스토퍼 월러 미국 연준 이사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가 높게 유지되더라도 인플레이션에 미치는 영향은 일시적일 것으로 보면서 경기 침체 위협이 있다면 연준이 더 빠르고 크게 금리를 인하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관세전쟁에 위험회피로 대응하던 서울환시는 빠르게 달러 약세를 반영하고 있다.

    달러-원 환율은 널뛰기 장세를 보였다. 환율은 지난 9일 1,487.60원까지 치솟았다 전일 1,423.10원까지 저점을 낮췄다. 전일 야간 연장거래 시간대에는 1,415.90원까지 연저점을 기록했다.

    환시 참가자들은 환율이 1,400원선 부근으로 낮아질 가능성도 열어두고 있다.

    한 시중은행 외환딜러는 "미 국채금리가 연준이 금리인하를 적게 해서가 아니라 정상적이지 않은 상황에서 상승하는 것은 달러(자산) 수요가 빠지는 것으로 인식될 수 있다"며 "이럴 경우 금리가 높더라도 달러 약세로 갈 수 있다"고 말했다.

    미국 관세 정책은 점차 완화될 가능성에 무게를 뒀다.

    이승훈 메리츠증권 이코노미스트는 "앞으로 관세 압력이 고조되기보다 관세율 인하 또는 상호 관세 유예 확대 및 장기화 가능성이 오히려 높다"며 "6월까지 협상을 이어간 이후 트럼프 행정부는 특정 교역상대국과의 상징적인 협상 타결도 관세율 인하의 명분으로 삼아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경기 둔화 심화 징후와 인플레이션이 오고 있기 때문"이라고 짚었다.

    그러나 글로벌 달러 약세에 원화 강세 흐름이 지속될 가능성에는 시장 참가자들이 의구심을 갖고 있다.

    미국 베선트 장관이 다음주에 한국과 무역 협상을 예고했다.

    이에 달러 매도, 원화 매수가 추가로 얼마나 이어질지에 대해서는 신중한 분위기다.

    베선트 장관은 미국과 먼저 협상하는 국가가 더 유리한 합의를 할 수 있다고 강조했지만 미국은 관세를 낮추기 위해서는 다른 협상 카드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우리나라는 조선·방산과 에너지, 인공지능(AI)·반도체 분야를 내세울 수도 있다. 다만, 방위비 등이 테이블에 오를 경우 협상은 난항을 겪을 수 있다.

    아울러 지난 4일 대통령 파면 선고 이후 오는 6월 대선까지 국내 정치 상황은 여전히 불확실성이 남아있다.

    관세 전쟁에 따른 위험회피 심리도 완전히 해소되지 않았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 유예 발언에 달러에 대한 신뢰가 약해지면서 엔화와 스위스프랑에 안전자산 수요가 몰렸다.

    달러-엔 환율은 지난 11일 한때 142.06엔까지 내렸고, 달러-스위스프랑 환율도 11일 한때 0.80프랑대로 급락했다.

    위험회피 분위기가 누그러졌지만 관세 관련 위험이 다시 불거질 경우 언제든 뒤집힐 수 있다는 불안 심리가 여전히 깔려있다.

    시장 전문가들은 환율이 1,400원을 밑돌기 위해서는 중국 위안화 절하 흐름이 약해질 필요도 있다고 봤다. 미중 갈등이 어느 정도 해소될 기미를 보여야 하는 셈이다.

    또 다른 증권사 외환딜러는 "저점 매수와 4월 역송금 수요, 위안화 절하 고시 여부 등 영향으로 1,400원선 밑으로 내려가기 어려울 수 있다"며 "다만 트럼프 대통령이 주요 전자제품에 대해 상호 관세를 면제하겠다는 이슈가 있어서 위안화가 강세를 보이면 1,420원선 아래로 내려갈 수는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민혁 KB국민은행 이코노미스트는 "달러-원 환율은 글로벌 달러 약세시 환율 하락이지만, 원화가 위안화 동조성이 강하다는 점에서 위안화 약세시 환율 상승"이라며 "미중 통화 디커플링이 심화할 경우 달러-원 환율은 상하방 재료가 혼재해 방향이 더욱 불투명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syju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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