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CYMI] "틀린 적 있지만 이번에도 '일시적'"…비둘기로 전향한 월러
  • 일시 : 2025-04-15 09:47:48
  • [ICYMI] "틀린 적 있지만 이번에도 '일시적'"…비둘기로 전향한 월러

    팬데믹 직후 오판 경험 인정하면서도 "이게 최선의 판단"

    설문조사 기반 기대 인플레 평가절하…'시장 기반' BEI 강조



    사진 제공: 연준.


    (서울=연합인포맥스) 김성진 기자 =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ㆍFed) 안에서 대표적 매파로 꼽히던 크리스토퍼 월러 이사가 완연한 비둘기파로 전향했다.

    트럼프 관세의 영향으로 5%에 육박하는 인플레이션이 나타나더라도 이를 '일시적' 현상으로 치부하고 넘어가겠다는 과감한 의견을 개진한 것이다.

    14일(현지시간) 세인트루이스 CFA협회 주최 행사에서 '두 가지 전망의 이야기'(A Tale of Two Outlooks) 제목으로 연설한 월러 이사는 "관세에 대한 교과서적 견해는 그것이 일회적 물가 인상이고, 지속적인 인플레이션 압력의 원천이 될 것으로 예상되지 않는다는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 같은 '교과서적 견해'에 근거, 평균 25%의 관세가 장기간 이어지는 고관세 시나리오에서 연준은 더 적극적으로 금리를 내릴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인플레이션은 결국 다시 낮아질 것이기 때문에 경기침체 위험에 대한 대응에 무게를 둬야 한다는 게 월러 이사 주장의 골자다.(한국시간으로 15일 오전 3시 12분 송고된 '연준 월러 "관세발 인플레 일시적"…경기침체 대응에 방점(상보)' 기사 참고)

    월러 이사는 이를 설명하는 과정에서 팬데믹 사태 직후 찾아온 높은 인플레이션을 다른 연준 동료들처럼 자신 역시 일시적인 것으로 오판했었다는 점을 인정했다. 이런 '아픈 과거'가 있지만 이번에도 '일시적'이라는 전망을 다시 꺼낼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월러 이사는 "2021년에 시작된 최근 인플레이션의 급등이 나와 다른 정책 결정자들이 예상했던 것보다 오래 지속됐음에도 불구하고, 관세로 인한 인플레이션 상승은 일시적이라는 게 내 최선의 판단"이라고 말한 뒤 "2021년과 2022년의 역사가 여전히 내 생각 속에 있는 가운데, 나는 관세의 영향에 대한 내 분석이 옳다고 믿으며, 내 최선의 판단을 고수하려 한다"고 역설했다.

    월러 이사의 논리 전개에서 핵심적인 고리는 기대 인플레이션이 안정적으로 유지된다는 것이다. 관세의 영향이 일시적으로 발휘되더라도 기대 인플레이션이 따라서 높아지지 않는다면 실제 인플레이션은 결국 목표를 향해 다시 낮아질 것이라는 설명이다.

    월러 이사는 관세의 영향이 빠르게 나타난다면 "몇 달 안에" 5%에 달하는 인플레이션이 출현할 수 있다면서도 "기대 인플레이션을 주시하며 이 과정에서 기대 인플레이션이 고정되도록 하는 게 중요하다"고 전제했다.

    그러면서 그는 최근 급등세를 보이면서 관심을 끌고 있는 설문조사 기반 기대 인플레이션에 대해서는 "나는 디스카운트하곤 한다"면서 노골적으로 평가 절하하는 태도를 보였다. 채권 투자자들의 기대가 반영된 '시장 기반' 기대 인플레이션(BEI)이 더 적절한 잣대라는 이유에서다.

    월러 이사는 "이러한 시장 기반 측정치는 크게 오르지 않았다"면서 "이는 시장 참가자들이 관세를 물가 수준의 일회성 변화로 간주하고 있음을 의미한다"고 해석했다.



    undefined


    세인트루이스 연방준비은행에 따르면 중앙은행들이 중시하는 '5년-5년'(지금부터 5년 후부터 5년간) 기대 인플레이션은 이날 기준으로 2.11%로 집계됐다. 지난 2일 상호관세 발표 직후에는 2.02%까지 하락, 2022년 2월 최저치를 기록하기도 했다.

    다만 시장 기반 기대 인플레이션에 대해서도 회의론은 존재한다.

    실제로 팬데믹 사태 초기 BEI는 한동안 급락세를 보이다가 뒤늦게 반등하는 양상을 보였다. 채권시장 역시 인플레이션 예측을 제대로 못 한 셈이다.

    연준의 비공식 대변인으로 불리는 월스트리트저널(WSJ)의 닉 티미라오스 기자는 이날 엑스(옛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 월러 이사의 연설을 "그의 동료들보다 더 비둘기파적으로 들린다"고 평가했다.

    티미라오스 기자는 월러 이사가 "그다지 주류가 아닌, 순 비둘기파적(net dovish) 반응 함수"를 제시했다고 덧붙였다.

    sjkim@yna.co.kr



    <저작권자 (c) 연합인포맥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AI 학습 및 활용 금지>
    주의사항
    ※본 리포트는 한국무역보험공사가 외부기관으로부터 획득한 자료를 인용한 것입니다.
    ※참고자료로만 활용하시기 바랍니다.
    목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