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달러만 계속 약해지나…"美 자산의 궁극적 탈출구"
(서울=연합인포맥스) 권용욱 기자 = 글로벌 금융시장이 관세 충격을 조금씩 벗어나고 있지만 거의 유일하게 매도세가 끊이지 않는 자산은 미국 달러다. 달러화의 지속적인 하락세는 관세 전쟁을 시작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를 비롯한 미국 경제 전반에 대한 글로벌 투자자의 불신을 반영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15일 연합인포맥스에 따르면 달러화 가치는 간밤 뉴욕 시장에서 3거래일 연속 하락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일부 전자제품 관세 면제에 이어 자동차 기업에 대한 관세 완화를 시사했지만, 주요 6개 통화에 대한 달러 가치를 반영하는 달러인덱스(DXY)는 아랑곳하지 않고 99대 중반으로 굴러떨어졌다.
달러화는 이날 아시아 시장 개장 초반 소폭 반등했으나, 지난 2022년 4월 이후 3년 만에 최저치로 떨어진 최근 저점(99.0)을 크게 벗어나진 못하고 있다.
반대로 미국 주식시장의 3대 주요 지수는 2거래일 연속 동반 상승했고, 미국 국채가격도 모처럼 급등(금리 급락)했다. 미국 통화를 제외한 주식과 채권 자산이 모두 회복세로 돌아선 셈이다.
달러만 유독 약세 흐름을 이어가는 것은 전 세계 투자자들이 미국 금융 자산 전반에 대한 확신을 잃어간다는 것을 시사한다. 주식이나 채권 등 미국 자산을 투자할 때 외환 포지션도 열어놓은 투자자들이 자산 매도와 함께 환 포지션까지 닫아버리는 것으로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최근 매도세는 이런 투자자들이 주식이나 채권 매도와 시차를 두고 달러 매도에 나선 것으로 해석된다.
이와 관련해 주요 외신들은 "미국 자산에 대한 불안감의 궁극적인 탈출구는 달러"라며 "달러는 주요 선진국 통화에 대해 계속 급락했고, 앞으로도 훨씬 더 낮아질 수 있다"고 진단했다.
글로벌 투자자가 미국 자산에 대한 신뢰를 잃을 때 그 여파는 최종적으로 달러 가치 하락으로 이어진다는 의미다.
재닛 옐런 전 미국 재무장관도 전일 CNBC에 출연해 "달러 가치가 하락하고 국채 수익률이 상승(국채 가격의 하락 의미)한 그것은 투자자들이 달러 기반 자산을 기피하기 시작했으며 글로벌 금융 시스템의 근간인 미국 국채의 안전성에 의문을 제기한다"라고 말했다.
실제 트럼프 행정부의 이번 관세 발표 이후로 글로벌 투자자의 미국 자산 신뢰는 흔들리고 있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fA)에 따르면 일본의 민간(개인) 투자자들은 지난 4월4일까지의 한 주 동안 185억 달러 규모의 미국 장기 국채를 매도했는데, 이는 지난해 11월 이후 최대 규모의 외국인 매도 사례였다.
전문가들은 글로벌 투자자의 '셀 USA'는 일본 개인같이 해외 민간 투자자를 중심으로 먼저 진행 중일 것이란 추정도 제기한다.
그동안 해외 민간 부문 투자자는 지난 10년간 외국 중앙은행 같은 공공 부문의 미국 국채 보유량이 거의 변동이 없는 와중에도 주요 신규 매수자로 등장했다. 민간 투자자들은 미국 국채 보유량을 크게 늘리며 이를 대부분 헤지되지 않은 방식으로 진행하며 달러의 노출도도 크게 늘렸다.
이런 와중에 미국에 대한 신뢰가 추락할 위기에 놓이면 이들은 안정적이고 보수적인 외국 중앙은행들보다 먼저 출구를 찾을 가능성이 크다.
달러 가치 절하가 보다 장기화하고 구조화된다면 달러의 글로벌 기축통화 지위에 대한 의구심도 커질 수 있다. 일부 전문가들은 미국의 보호무역주의와 정치적 불확실성이 지속될 경우 달러의 지위가 약화할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ywkw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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