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금통위 D-1…외환시장 시나리오는
(서울=연합인포맥스) 정선미 기자 = 서울외환시장 참가자들은 17일 예정된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가 기준금리를 동결할 것으로 대체로 예상하고 있다.
달러-원 환율이 1,420원대로 내려오면서 고환율에 따른 부담이 다소 완화했지만, 미국의 관세 정책에 따라 외환시장의 변동성이 매우 커지면서 금융시장의 불확실성이 지속되고 있는 점을 고려할 때 아직 금융안정을 확신하기 이르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지난 2월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인하한 만큼 이번 회의에서는 쉬어가면서 통화정책에 속도조절을 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특히 이창용 한은 총재가 정책조합 측면에서 추가경정예산 편성 등 재정정책을 통한 경기부양 필요성을 강조한 점도 금리 동결을 점치는 배경이다.
지난 11일 연합인포맥스가 국내외 금융기관 20곳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17곳(85%)의 전문가가 금리 동결을 예상했다. JP모건과 씨티, 미래에셋증권만 금리 인하를 예상했다.
이번 회의에서 시장 예상과 달리 금리 인하가 단행된다면 달러-원 환율에 상방 압력이 높아질 것으로 시장참가자들은 내다봤다.
한미 금리차가 다시 2%p로 벌어지는 만큼 금리차 확대에 따른 원화 약세 뿐만 아니라, 단기적으로는 4월 배당시즌을 맞아 달러 매수 압력이 높아질 수 있다고 점쳤다.
◇ "인하 예상 밖 결정 나온다면 환율 튈 수 있다"
시장에서는 컨센서스를 벗어나는 결정이 나왔을 때 달러-원 환율이 단기적으로 튈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A은행의 외환딜러는 "동결이 나온다면 컨센서스대로 가는 것이어서 특별한 영향은 없을 것 같다"면서 "그러나 인하가 나오면 단기적으로 미국이 금리를 내리고 있지 않은 데다 서프라이즈 인하여서 환율이 상승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2월에 한 번 내렸던 만큼 추가 인하는 어렵다고 보고 있다. 1월에도 시장은 인하를 예상했는데 동결하는 등 속도조절이 중요하다는 인식이 있는 것 같다"면서 "정부가 바뀔 수 있는 시기에 중앙은행이 서프라이즈 행보에 나서지 않을 것 같다"고 전망했다.
미국의 금리 인하를 확인한 후에 한은이 움직일 것이란 전망도 나왔다.
B은행의 외환딜러는 "한은이 이번에 금리를 동결한 후에 향후 통화 완화여지를 남겨둘 것"이라면서 "우리나라 금리 인하는 미국에 종속적일 수밖에 없어 미국 금리 인하가 가시화될 때 우리나라도 추가로 내릴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은이 기준금리를 동결하겠지만 비둘기파적 스탠스를 취할 것으로 보는 견해도 있다.
C은행의 외환딜러는 "동결하더라도 비둘기파적 모습이 예상된다"면서 "채권 금리가 많이 내리는 등 향후 금리 인하에 대한 프라이싱은 이미 끝난 것 같지만 달러-원은 비둘기파적 모습이 나온다면 조금 더 오르거나 하단이 지지되는 모습을 보일 것"이라고 분석했다.
D은행의 외환딜러는 "만약 금리 인하가 단행된다면 외국인의 배당 역송금이 본격적으로 시작될 것으로 보이는 상황이어서 달러-원이 상승할 가능성이 크다"면서 "금리 인하로 원화 가치 약세를 예상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 환율 1,420원대로 내렸지만…"안정됐다 보기 어렵다"
외환딜러들은 이번 금리 인하의 가장 큰 걸림돌로 꼽히는 환율에 대해서도 안정됐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지적했다.
환율은 최근 단기간에 큰 변동성을 보였다.
일주일 전인 지난 9일만 해도 장중 1,487.60원까지 오르며 금융위기 이후 최고치를 나타냈다. 그러나 불과 사흘 만에 60원이 내림에 따라 1,420원대로 떨어졌다.
D딜러는 "달러-원 환율만 보면 고환율이 해소됐다고 볼 수도 있고, 부동산 가격 상승세도 주춤해져 인하를 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 수도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하지만 달러화가 10% 빠질 때 달러-원 환율은 5% 빠진 것에 불과했다. 유로-원이나 엔-원 등 재정환율을 보면 원화는 여전히 다른 통화대비 상대적 약세"라면서 "유로화와 엔화 등은 달러화에 대해 10% 이상 올랐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여전히 원화의 상대적 약세 국면이 지속되고 있는 점을 지적한 것이다.
이 밖에도 펀더멘털 측면에서 원화의 강세 요인이 거의 없다는 점을 고려하면 안심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는 지적도 나왔다.
A딜러는 "달러-원은 원화가 강해서 내려간 것이 아니라 원화는 안 좋은데 유로화가 강세여서 혹은 달러화가 약세여서 내려갔다"면서 "만약에 국제정세가 바뀌거나 하면 원화는 추가로 약세를 보일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그는 "지금으로선 달러 약세가 중요하지만, 시장의 변동성을 보면 환율이 올라갈 이슈가 생긴다면 달러-원도 이전 고점까지 쉽게 오를 수 있다고 본다"고 설명했다.
smjeo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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