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칼럼] 환율 급락장에 대한 단상
  • 일시 : 2025-04-16 09:26:50
  • [현장 칼럼] 환율 급락장에 대한 단상



    (서울=연합인포맥스) 달러-원 환율이 지난주부터 불과 4거래일 동안 70원 이상 급락했다. 지난해 12월 비상계엄 사태 이후 1,410원대에서 1,480원대로 상승하는데 14거래일이 걸렸으나 이번에 같은 수준에서 하락할 때는 불과 4거래일에 그쳤다.

    4월 들어 달러-원 환율은 이벤트 홍수 속에서 출렁였다. 하루에 30원 이상 내렸다가 다음날 30원 이상 급락하고, 또 연일 25원 이상 급락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상호관세 부과와 각국에 대한 보복관세 조치, 대통령 탄핵심판 선고 등으로 외환시장은 큰 변동성에 휩싸였다.

    환율이 연일 급등락하는 과정은 외환당국 스탠스를 되짚어보는 계기가 됐다.

    외환당국은 통상 환율 '레벨보다 변동성 관리'에 초점을 맞춘다고 말한다. 과도한 외환변동성은 시장 불안을 키우는 만큼 어느 나라 외환당국이든 고민할 수밖에 없는 부분이다.

    다만, 최근 외환시장을 보면 시장 변동성 관리가 환율 등락폭 조절과는 별개의 문제임을 알 수 있다.

    환율이 1,480원대로 치솟는 장에서는 외환당국 개입 경계심이 강했지만, 4거래일 만에 70원 떨어지는 장에서는 개입보다 안도감에 무게가 실렸다.

    고환율이 해소되는 일종의 '환율 정상화' 과정이었던 셈이다.

    이는 그만큼 고환율에 대한 부담이 크다는 것을 시사한다.

    달러-원 환율은 올해 본격적으로 1,400원대 레인지 장세를 유지했다. 말 그대로 1,400원대가 '뉴노멀'로 자리를 잡았다.

    고환율에 대한 공감대가 있는 상황에서 달러-원 환율이 1,500원선 부근으로 급등하면 외환당국이 적극적으로 나설 수 있다. 하지만 이런 상황에서 반대로 환율이 급락한다면 외환당국 보폭은 다소 좁아진다.

    환율이 급락할 때 변동성 관리를 위해서는 당국이 달러를 매수하고, 원화 절하를 유도하는 입장이 된다.

    최근 외환보유액이 4천억달러선이 무너질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 점을 고려하면 환율 급락장은 달러 매수 개입으로 이를 일부 보완하는 기회가 될 수도 있다.

    하지만 미국이 상호관세를 내세우며, 무역 불균형에 초점을 맞추는 상황에서 시장 개입으로 원화 절하에 나서기는 쉽지 않다.

    특히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중국의 위안화 절하를 지적하고 나선 마당에 외환당국이 원화 절하를 유도하는 변동성 관리를 할 여지는 더욱 줄어들 수 있다.

    아울러 변동성 관리에서 주목하는 부분은 주변국 통화와 비교했을 때 원화만 두드러지게 움직였는지 여부다.

    최근 환율 급락은 글로벌 달러가 큰 폭의 약세를 보인 영향이 컸다. 달러-원 환율만 하락한 것이 아니라 외환시장 전체에서 달러 매도가 우위를 보였다. 달러인덱스는 2022년 4월 5일 이후 처음으로 99.00선까지 하락했다. 오히려 달러인덱스가 이렇게 떨어지는 상황에서 원화는 다른 통화보다 덜 절상됐다는 분석이 나오기도 했다. 환율이 1,400원선 밑으로 더 하락할 수 있었다는 이야기다.

    이처럼 올해 달러-원 환율이 너무 높았던 만큼 급락장은 오히려 환율이 달러인덱스 하락을 반영하면서 계엄 이전 레벨로 돌아가는 '정상화 과정'으로 인식됐다.

    물론 하루가 멀다하고 30원 가까이 등락하는 변동성 장세에서 외환당국도 경계심을 갖고 모니터링을 했다.

    김범석 기획재정부 1차관은 지난 10일 "최근 미국 상호관세 부과 등으로 시장 불확실성이 높아진 만큼 정부는 현재 시장 상황을 면밀하게 모니터링하고 있다"며 "국제금융시장 전반, 주요 국가들의 상황 등과 비교해 국내 외환시장 변동성이 지나치게 확대되는지에 대해 경계감을 가지고 살펴보겠다"고 강조했다.

    따라서 최근 환율 움직임으로 볼 때 급등 뿐 아니라 급락에 대한 대비도 필요하다. 달러-원 환율이 급락하면 연일 하루에 25원 이상 움직이는 것을 이미 확인한 바 있다.

    만약 달러-원 급락세가 이어진다면 외환시장 안정은 또 다른 국면이 된다.

    고환율이 수출에 유리하다는 인식이 있었지만 최근 수출기업은 미국 상호관세와 함께 환율이 어떻게 움직일지 알 수 없는 변동성 확대를 고려해야 하는 상황이다.

    그동안 미국을 중심으로 해외투자에 나섰던 서학개미들도 안심할 수 없다.

    환율이 급등락하는 상황에서 올해 미국 주식 투자에 나섰다면 환손실에 대한 부분도 고려해야 할 수 있어 해외투자 분산에 나설 필요가 있다. (경제부 시장팀 정선영 기자)



    (서울=연합뉴스) 황광모 기자 = 14일 오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의 전광판에 이날 거래를 시작한 코스피와 코스닥 지수, 원/달러 환율 거래가가 표시돼 있다. 코스피는 미국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조치 완화 기대에 2,450대에서 상승 출발했다. 2025.4.14 hkmpooh@yna.co.kr


    syju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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