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월 "관세로 이중책무 충돌 위험 우려"…'연준 풋' 기대는 꺾어(종합)
"장기 기대 인플레 고정시키는 데 주력"
통화정책 변경 가능성은 내비치지 않아
(뉴욕=연합인포맥스) 진정호 특파원 =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이 예상보다 높은 관세로 인플레이션이 더 지속될 위험이 크다며 연준의 이중책무가 충돌하는 상황에 놓일 수 있다고 우려했다.
그러면서 이중책무가 충돌할 경우 목표와의 거리와 시차를 감안해 정책 판단을 내릴 것이라면서도 현재로선 정책 기조를 조정하기보다 상황을 지켜볼 수 있는 위치에 있다고 덧붙였다.
파월은 16일(현지시간) 미국 시카고에서 열린 이코노믹 클럽 연설에서 "새로운 행정부는 무역과 이민, 재정, 규제 분야에서 대규모 정책 변경을 진행 중"이라며 "특히 관세 인상 폭이 예상보다 커 물가 상승과 성장 둔화라는 이중 효과를 유발할 수 있다"고 짚었다.
그러면서 파월은 "관세는 최소한 일시적으로 인플레이션을 낳을 가능성이 크다"며 "그 효과가 더 지속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앞서 4일에 가졌던 공개 발언과 같은 내용이다.
파월은 "그와 같은 결과를 피하는 것은 (관세) 효과의 규모와 물가로 온전히 전이되는 데 얼마나 오래 걸릴지, 장기 기대 인플레이션을 잘 고정시킬지에 달려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연준은 이중책무 목표들이 충돌하는 어려운 상황에 처할 수 있다"며 "그런 상황이 발생하면 목표와의 거리와 시차를 감안해 정책 판단을 내릴 것"이라고 덧붙였다.
파월은 현재까지만 보면 예상보다 높은 관세로 고물가와 저성장 가능성이 있다며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정책이 여전히 전개 중이기 때문에 파급 효과의 불확실성은 크다고 말했다.
그는 "연준은 장기 기대 인플레이션을 고정시키고 일회성 물가 인상이 인플레이션 문제로 번지지 않도록 하는 것을 최우선 과제(obligations)로 삼고 있다"고 강조했다.
트럼프가 도입한 관세가 불확실성을 야기하며 단기 인플레이션을 자극할 우려가 있다는 것은 앞서 4일의 연설과 같은 내용이다.
대신 이날 연설에선 파월은 이중책무가 충돌하는 시나리오를 언급하며 그런 상황이 발생할 경우 연준의 정책 고민이 더 깊어질 것이라는 점을 밝혔다.
또한 기대 인플레이션에 대해서도 지난 3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기자회견 당시보다 비중을 더 두는 입장을 드러냈다.
파월은 3월 FOMC 기자회견에서 "우리는 그것을 무시하지 않고 주의 깊게 지켜보고 있지만 앞서 나가고 싶지는 않다"면서 "우리는 하드데이터에 초점을 두고 싶다"고 말한 바 있다.
이는 질적이면서 주관적 정보를 담는 소프트데이터에 비중을 덜 두겠다는 의미였다. 소비자 설문조사를 바탕으로 집계되는 기대 인플레이션은 널리 쓰이는 소프트데이터다.
하지만 파월은 이날 연설에선 장기 기대 인플레이션을 여러 차례 언급하며 비중을 더 크게 두기 시작했다는 점을 시사했다. 최근 미시간대 소비자심리지수 조사에 이어 뉴욕 연방준비은행의 소비자기대 설문에서도 기대 인플레이션이 가파르게 치솟자 연준도 더는 외면하기 어려웠을 것으로 해석된다.
한편 파월은 이날 질의응답에서 연준이 시장 변동성을 억제하기 위해 개입할 것이라는 기대는 잘못된 것일 수 있다고 일침을 놨다.
그는 "현재 시장에서 벌어지고 있는 일은 시장이 상황을 해석하고 있는 과정"이라며 "시장은 많은 불확실성과 씨름하고 있고 그것이 바로 변동성을 의미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처럼 도전적인 상황에서도 시장은 기본적으로 제 기능을 하고 있다"며 "시장은 질서 있게 움직이고 있고 이런 불확실성을 고려할 때 예상 가능한 방식으로 작동 중"이라고 말했다.
파월의 이같은 발언에 뉴욕증시에서 주요 주가지수는 낙폭을 확대했다. 나스닥 종합지수는 파월 발언 이후 낙폭을 3% 이상으로 늘렸다.
파월은 또 "지금 준비금이 여전히 풍부하다"며 대차대조표 축소를 중단하는 상황과는 아직 거리가 있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파월은 "연준은 외국에 달러를 공급할 준비가 전적으로 돼 있다"고 밝혔다. 외국에서 외환 변동성으로 달러 수요가 급증할 수 있는 상황에 대비하고 있다는 의미다.
jhji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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