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CYMI] 지금은 고용보다 물가가 우선…파월의 '선언'
"물가안정 없이는 강력한 노동시장 장기간 얻을 수 없다"
월러 '낙관론'과 대조…티미라오스 "파월, 월러 분석에 공동 서명 안해"
(서울=연합인포맥스) 김성진 기자 =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ㆍFed) 의장의 16일(현지시간) 연설은 현재로서는 양대책무 중에서 물가안정에 방점을 둘 수밖에 없다는 선언이나 다름없었다.
연준 안에서 최근 제기돼 온 '스태그플레이션스러운'(stagflation-lite) 상황에 직면할 위험을 파월 의장이 거론한 것도 같은 맥락으로 해석할 수 있다.(지난달 27일 송고된 '[ICYMI] 세인트루이스 연은 총재의 '스태그스러운' 시나리오' 기사 참고)
중앙은행이 가장 꺼리는 스태그플레이션 위험을 돌파하는 정석적인 방법은 고용을 희생하는 한이 있더라도 인플레이션을 먼저 잡는 것으로 여겨지기 때문이다.
파월 의장은 이날 시카고 경제클럽 연설에서 "우리의 의무는 장기 기대 인플레이션을 잘 고정시키고, 가격 수준의 일회적 상승이 지속적인 인플레이션 문제가 되지 않도록 확실히 하는 것"이라면서 "물가안정 없이는 모든 미국인에게 이득이 되는 장기간의 강력한 노동시장 환경을 얻을 수 없다"고 밝혔다.
이는 파월 의장의 최근 입장이 관세발 인플레이션에 대한 우려 쪽으로 옮겨가는 국면에서 나왔다는 점에서 지금은 고용보다 물가안정을 더 우선시하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JP모건의 마이크 페롤리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보고서에서 파월 의장이 물가안정을 양대책무의 다른 축인 완전고용을 지속 가능하게 달성하기 위한 "전제 조건"으로 자리매김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연준의 책무 중 인플레이션 측면에 지속해 주의를 기울임으로써, 파월은 성장 전망 악화 조짐에 따른 신속한 통화정책 대응을 가격에 반영하는 것을 다시 물리쳤다"고 말했다.
연준은 원칙적으로 물가안정과 완전고용 중 어느 한쪽에 더 비중을 두지 않는다. 일반적으로 두 가지 책무는 상호보완적(complementary) 성격을 갖기 때문에 어느 한쪽을 선택해야만 하는 '딜레마' 상황이 발생하지 않기 때문이다.
달리 말하면, 실업이 늘 때는 인플레이션도 낮아질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연준은 통화완화로 대응을 하면 되고, 반대 환경에서는 통화긴축으로 대응을 하면 된다는 얘기다.
하지만 실업이 늘면서 인플레이션도 높아지는 스태그플레이션적인 국면에 처하면 중앙은행은 선택의 갈림길에 서게 된다. 파월 의장은 이날 이에 대해 "이중책무가 긴장 상태에 놓이는 도전적 시나리오에 처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파월 의장은 질의응답에서 관세로 인해 "우리가 느끼는 자극은 더 높은 실업, 더 높은 인플레이션에 대한 것"이라면서 "여러분들도 알듯이 우리의 도구는 동시에 둘 중 하나만 대응할 수 있다. 그래서 중앙은행 입장에서는 어려운 위치"라고 고민을 토로했다.
댈러스 연은 총재를 지낸 로버트 카플란 골드만삭스 부회장은 CNBC에 나와 파월 의장이 "올바른 메시지를 보냈다"면서 "연준은 인플레이션에 대해 우려해야 한다는 점을 명확히 했다"고 평가했다.
파월 의장의 이날 연설은 이틀 전 크리스토퍼 월러 이사의 연설과는 결이 정반대였다. 월러 이사는 높은 관세 하에서도 인플레이션은 결국 일시적인 현상으로 끝날 것이라는 낙관을 드러낸 바 있다.
연준의 비공식 대변인으로 불리는 월스트리트저널(WSJ)의 닉 티미라오스 기자는 이에 대해 자신의 엑스(옛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 "파월은 월러의 '그냥 간과하겠다' 분석에 공동 성명하지 않았다"고 촌평했다.
sj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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