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수추경] 1분기 역성장 우려 커지는데…재정 마중물은 '찔끔'
정부, 경기부진 우려에도 '12조 추경' 고수
국회, 심의 과정에서 국힘·민주 모두 증액 요구 가능성
(세종=연합인포맥스) 최욱 기자 = 올해 1분기 우리나라의 경제 성장률이 마이너스를 기록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는 가운데 정부가 편성한 추가경정예산 규모로는 경제 위기에 대응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정부는 이번 추경이 경기 부양용이 아니라고 선을 긋고 있지만, 더불어민주당이 증액을 주장하고 있는 만큼 추경의 최종 규모는 국회 심의 과정에서 정부안보다 커질 가능성이 크다.
전문가들 사이에선 꺼져가는 경기 불씨를 살리기 위해 대선 이후 2차 추경을 편성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정부는 18일 임시 국무회의를 열고 12조2천억원 규모의 추경안을 확정했다.
이는 정부가 지난달 말 처음 제시했던 수치보다 2조원가량 늘어난 규모다.
다만, 경제 위기가 우려되는 현재 상황을 고려할 때 12조원 규모의 추경으로는 턱없이 부족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분석이다.
정부는 이에 대해 이번 추경은 경기 진작용이 아니라고 선을 긋고 있지만, 재정의 마중물 역할을 포기하고 있다는 비판은 피하기 어려워 보인다.
실제 이번 추경의 올해 성장률 제고 효과는 0.1%포인트(p)에 그칠 것으로 예상된다.
권희진 KB증권 연구원은 "최근 수출과 내수 모두 불확실성이 높아 경제심리가 위축된 만큼 적극적인 재정 대응 필요성은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고 말했다.
최근 한국 경제는 심각한 내수 부진과 미국발 관세 전쟁으로 사면초가에 몰렸다는 진단이 나온다.
특히 해외 투자은행(IB)에 이어 한국은행마저 1분기 역성장 가능성을 언급하면서 경제 전망이 갈수록 더 어두워지고 있는 형국이다.
한은은 전날 '경제상황 평가' 보고서에서 "1분기 성장률은 2월 전망치 0.2%(전기대비)를 밑돈 것으로 추정되며, 소폭의 마이너스 성장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앞서 노무라증권도 올해 1분기 한국 경제가 0.1% 뒷걸음쳤을 것으로 예상했다.
올해 연간 성장률 전망을 보더라도 캐피털 이코노믹스(0.9%)와 JP모건(0.7%) 등 0%대를 기록할 것이란 경고가 잇달아 나오고 있다.
이런 상황을 고려하면 국회 심의 과정에서 경기 대응을 위해 추경 규모를 키워야 한다는 목소리에 힘이 실릴 것으로 전망된다.
민주당은 이미 추경 규모를 최소 15조원으로 늘려야 한다는 입장을 내놨다.
국민의힘이 증액 필요성에 동의할 경우 추경 규모 확대 논의는 급물살을 탈 수 있다.
정부도 국회의 증액 요구에 대해 유연하게 대응한다는 방침이다.
김윤상 기획재정부 2차관은 "국회에서 증액 요구가 있을 때 저희가 죽어도 안 된다고 할 이유는 없다"며 "추경의 목적에 부합한다고 하면 아주 유연하고 탄력적으로 대응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전문가들 사이에선 한국 경제가 위태로운 상황인 만큼 대선 이후 2차 추경을 편성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김상봉 한성대 경제학과 교수는 "이번 추경은 규모만 보면 작은 게 맞는다"며 "하반기에 2차 추경을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AI 등 신기술과 중소기업 고용에 투자하는 게 시급하다"며 "1·2차 추경을 합한 규모는 20조~25조원 정도가 적절하다"고 덧붙였다. ·
wchoi@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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