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채권] 가파른 스팁…연준 독립성 우려에 장기금리 급등 재연
트럼프, 파월 "중대한 실패자"로 칭하며 금리 인하 압박
'10-2년' 스프레드, 60bp 돌파…'外人 이탈' 가능성 지적 쏟아져
(서울=연합인포맥스) 김성진 기자 = 미국 국채가격은 단기물은 오르고 장기물은 크게 하락하면서 혼조세를 나타냈다. 수익률곡선은 빠르게 가팔라졌다.(커브 스티프닝)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연준ㆍFed) 의장에 대한 지속적 공격이 중앙은행 독립성에 대한 우려를 촉발했다. 뉴욕증시가 급락하는 와중에도 장기금리는 급등하는 기현상이 재연됐다.
연합인포맥스의 해외금리 일중 화면(화면번호 6532)에 따르면 21일(미국 동부시간) 오후 3시 현재 뉴욕 채권시장에서 10년물 국채금리는 직전 거래일인 17일 오후 2시 기준가보다 7.70bp 상승한 4.4050%에 거래됐다. '성금요일'을 맞아 지난 18일 뉴욕 채권시장은 휴장했고, 하루 전엔 오후 2시에 조기 마감했다.
통화정책에 민감한 2년물 금리는 3.7520%로 같은 기간 5.00bp 낮아졌다.
만기가 가장 긴 30년물 국채금리는 4.9100%로 11.00bp 뛰어올랐다.
10년물과 2년물 금리 차이는 직전 거래일 52.6bp에서 65.3bp로 확대됐다. 60bp를 웃돈 것은 2022년 2월 이후 처음이다.
국채금리와 가격은 반대로 움직인다.
지난주 후반부터 파월 의장 해임설이 부상한 가운데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파월 의장을 향해 노골적인 비난을 쏟아내며 금리 인하를 압박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뉴욕증시 개장 직후 자신의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 올린 글에서 "많은 사람이 '선제적 인하'를 요구하고 있다"면서 "미스터 투 레이트(Mr. Too Late)이자, 중대한 실패자(major loser)가 금리를 내리지 않으면 경기 둔화가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아울러 파월 의장이 작년 대선 기간 조 바이든 전 대통령과 민주당 대선 후보였던 카멀라 해리스 당시 부통령을 "돕기 위해" 금리를 내렸을 때를 제외하고는 "언제나 너무 늦었다"고 주장했다.
뉴욕증시가 장 초반부터 급락세를 나타내자 미 국채금리는 모든 구간에서 레벨을 낮추는 듯했으나 장기금리는 얼마 지나지 않아 다시 고개를 들었다. 이후 단기금리가 하락세를 이어가는 와중에도 장기금리는 상승폭을 확대하면서 단기물과 장기물 간 다이버전스가 발생했다.
이는 상호관세 발표 이후 한동안 나타났던 장세와 유사한 흐름이다. 오후 장 들어 나스닥지수는 3.7%까지 밀리기도 했지만 장기금리의 오름세는 꺾이지 않았다.
트럼프 대통령의 상호관세 발표로 미국 정부에 대한 신뢰도가 하락한 상황에서 중앙은행에 대한 공격은 외국인 투자자의 장기물 이탈을 부채질할 수 있다는 지적이 줄을 이었다.
찰스슈왑의 케이시 존스 수석 채권전략가는 "파월 의장을 몰아내려는 시도의 역설은 외국인 투자자들이 미국 달러 자산에서 이탈하면서 장기금리가 상승할 가능성이 높다는 점"이라면서 "이는 대통령이 원하는 것과 정반대다. 튀르키예만 봐도 알 수 있다"고 말했다.
BMO캐피털의 베일 하트먼 금리 전략가는 "트럼프 대통령의 파월 의장에 대한 발언은 주식과 장기국채를 포함한 미국 자산에 대한 압박을 지속시키고 있다"면서 "일부 시장이 밤새 문을 닫으면서 유동성 부족으로 반응이 악화했을 수 있지만 연준 의장 해임 여부를 둘러싼 논쟁은 분명히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부활절 다음날(이스터 먼데이)을 맞아 이날 유럽 주요국 금융시장은 대부분 휴장했다.
시장을 움직일 만한 중량감 있는 경제지표 발표는 없었다.
콘퍼런스보드가 집계한 3월 미국 경기선행지수는 전월대비 0.7%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시장 예상치(-0.5%)를 밑돈 결과로, 전달 수치는 0.3% 하락에서 0.2% 하락으로 상향 수정됐다.
선물시장에 반영된 금리 인하 베팅은 다소 강해졌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연방기금금리(FFR) 선물시장은 뉴욕 오후 3시 51분께 연준이 오는 5월 금리를 동결할 가능성을 88.8%로 가격에 반영했다. 전장 90.9%에서 2.1%포인트 하락했다.
6월까지 금리가 동결될 가능성은 전장 34.3%에서 28.1%로 낮아졌고, 25bp 인하 가능성은 전장 60.1%에서 64.2%로 높아졌다. 50bp 인하 가능성은 5.7%에서 7.6%로 상승했다.
sj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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