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러라고 합의·파월 해임' 불안 겹쳐…달러-원 영향은
  • 일시 : 2025-04-22 14:35:48
  • '마러라고 합의·파월 해임' 불안 겹쳐…달러-원 영향은



    (서울=연합인포맥스) 정선영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환율을 인위적으로 조정하기 위한 소위 마러라고 합의를 추진할 수 있다는 전망이 제기되고,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Fed·연주) 의장에 대한 해임 압박을 이어가면서 달러-원 환율의 향방에 관심이 커지고 있다.

    22일 연합인포맥스 주요 통화 재정환율(화면번호 6426)에 따르면 엔-원 재정환율은 100엔당 1013원대로 올랐고, 유로-원 환율도 1,638원대까지 상승했다.

    파운드-원 환율 역시 1,905원대로 상승했다.

    트럼프 정부의 오락가락 정책에 미국에 대한 신뢰도가 크게 떨어지면서 탈달러가 가속화해 글로벌 달러 약세 흐름이 지속하고 있고 그에 따라 주요국 통화가 강세를 이어가고 있지만, 원화는 상대적으로 엔화나 유로화 등과 비교해 약세를 보이고 있다.

    달러-원 환율은 글로벌 달러 약세에도 최근 1,410~1,420원대에서 지지력을 보이고 있다. 추가적인 원화 강세 흐름으로까지 연결되지 않고 있는 셈이다.

    서울환시 참가자들은 추가적으로 글로벌 달러 약세 흐름이 심화하더라도 원화 강세로 이어지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고 관측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추진하려는 마러라고 합의(Mar-a-Lago Accord)는 지난 1985년 플라자합의를 통해 일본, 독일 통화의 절상을 유도한 것처럼 달러 약세를 위해 각국의 환율을 조정하려는 구상이다.

    시장 개입과 금리 조정을 통한 환율 영향은 물론 미국 초장기 국채 매입과 안보 보장까지 연계하려도 한다.

    하지만 이러한 시도는 성공할 가능성이 크지 않고, 결국 고율의 관세 정책과 함께 미국 경기 침체를 가속할 것이란 우려를 낳고 있다.

    미국 내부에서 물가가 뛰고 경기까지 가라 앉는 스태그플레이션을 유발하는 속도를 높일 것이란 예상이다.

    여기에 파월 연준 의장에 대한 트럼프 대통령의 해임 압박도 금융시장 불안을 키우는 요인이다.

    파월 의장이 지난주 물가 상승과 경기 둔화를 언급하면서 스태그플레이션 가능성에 대한 전망에 힘이 실리고 있다.

    이는 트럼프 대통령과 맞서는 모양새로 비춰졌고, 결국 해임 압박으로까지 이어졌는데 금융시장에서 달러에 대한 신뢰 훼손 우려가 점증하고 있다.

    글로벌 외환시장은 이런 우려를 복합적으로 반영했다.

    이에 달러인덱스는 큰 폭 하락했다.

    달러인덱스는 한때 97대로 하락하며 2022년 3월 31일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이런 가운데 마러라고 합의 가능성이 거론되면서 달러-엔 환율마저 끌어내렸다.

    달러-엔 환율 역시 지난해 9월 16일 이후 처음으로 140엔 밑으로 떨어졌다.

    일본 가토 가쓰노부 재무상이 국제통화기금(IMF) 및 세계은행 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이달 하순 미국을 방문하는 데 맞춰 현지시간 24일 스콧 베선트 미 재무장관과 회담하는 방향으로 조율 중이고, 환율 문제를 협의할 것이라는 소식이 전해진 후 엔화 강세폭은 더욱 확대됐다.

    서울환시 전문가들은 마러라고 합의에 따른 달러 약세 진행을 제한적으로 봤다.

    소재용, 백석현 신한은행 이코노미스트는 주간 FX보고서에서 "무역 불균형 해소 노력은 역대 보수 정권에서 자주 추구하는 방향"이라며 "달러 약세 카드가 국제 공조 분열로 현실성은 떨어진다"고 평가했다.

    이어 "부시 정권 당시에도 다자간 협상의 한계가 노출됐다"며 "상대국의 트럼프에 대한 신뢰도가 낮은 가운데 안보 및 국채 스와프 등 걸림돌로 현실성이 낮다"고 말했다.

    미국 경기 침체 우려 역시 아직 시작 단계다.

    미국과 주요 무역대상국의 관세 협상이 구체화되기까지 경기 침체를 예단하기는 이르다.

    국제금융센터는 최근 미국 경기 침체에 대한 시장 전망을 다각도로 분석했다.

    금융시장은 향후 무역협상이 타결되고, 관세율이 인하되거나 규제 완화, 감세 등이 나오면 경기 침체를 피할 수 있다고 봤다.

    그러나 90일 관세 유예가 혼란의 종식이 아닌 부분적 완화로, 높은 불확실성과 소비자, 기업 심리 악화, 공급망 훼손 등이 나타나면 연내 경기침체가 나타날 수 있다고 보는 시각도 있다고 센터는 분석했다.

    센터는 특히 최근 미국 국채시장 혼란 등으로 신뢰 위기 징후가 나타나면서 단순한 경기 침체를 넘어 위기 발생 가능성에 대한 우려도 점증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센터는 "미국 경기 침체 가능성은 결국 관세 정책에 관한 불확실성이 얼마나 빠르게 해소될지 여부에 달려있는 것으로 평가된다"며 "트럼프 대통령이 관세 인상은 미국 경제에 이익이라는 신념을 유지할 경우 정책 불확실성이 지속되면서 경기침체 위험이 커질 소지가 있다"고 전망했다.

    서울환시 참가자들은 달러 약세에도 원화는 여전히 취약한 상황이라고 짚었다.

    한 시중은행 외환딜러는 "달러가 약세를 보이면서 유로, 엔, 위안 등이 강세를 보였지만 원화는 그보다 약세인 것 같다"며 "달러인덱스가 11% 가까이 급락한 점을 고려하면 달러-원 스팟이 4% 정도밖에 안빠진 것은 원화가 다른 통화 대비 상대적 약세라는 의미"라고 언급했다.

    그는 "스팟만 놓고 보면 1,320원대까지는 조정을 받았어야 했지만 글로벌 달러 약세에 오히려 서울외환시장에서는 달러 저점 매수가 나타났다"고 말했다.

    달러 약세에 따른 달러-원 환율 하락 기대는 점점 희미해지고 있다.

    또 다른 시중은행 외환딜러는 "달러 인덱스가 하락했지만 달러에 대한 신뢰도가 떨어지면 달러는 더 약세를 보일 수 있다"며 "달러 약세에도 달러-원만 하방 경직을 보이는 것은 그만큼 외환시장에서 원화가 관세에 취약한 통화로 보고 있음을 반영한다"고 말했다.

    syju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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