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러 약세로 각국 중앙은행 '환율 고민' 커져
(서울=연합인포맥스) 이장원 선임기자 = 세계 각국 중앙은행이 글로벌 달러 약세 분위기 속에 환율 대응을 어떻게 할지를 두고 고심에 빠졌다고 CNBC가 22일 보도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관세 전쟁을 벌인 이후 국제금융시장의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글로벌 외환시장의 변동성이 커진 가운데 최근 들어선 미국 국채와 달러 자산의 매도세가 강화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의 오락가락하는 무역 관련 정책이 미국의 신뢰도를 깎아 먹고 있다는 비판이 나온 데다 최근 들어선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Fed) 의장 해임 논란까지 불거져 셀 아메리카(달러 자산 매도)의 강도가 세지고 있다.
올해 들어 달러지수는 9% 이상 하락했으며 전문가들은 달러 약세가 당분간 더 지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뱅크오브아메리카의 설문조사에 따르면, 향후 12개월간 달러 가치 하락을 예상하는 투자자는 61%로 20년 만에 달러에 대해 가장 비관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시장조사업체 LSEG의 자료를 보면 일본 엔화는 달러에 대해 10% 이상 올랐고 스위스프랑과 유로화는 11% 상승했다. 멕시코 페소와 캐나다 달러도 각각 5.5%, 4% 강세를 나타냈고 러시아 루블의 경우 22%나 급등했다.
다만, 일부 이머징마켓 국가들의 통화는 달러에 대해 오히려 절하되는 흐름을 보이고 있다.
CNBC에 따르면, 베트남 동화와 인도네시아 루피아화, 터키 리라화는 사상 최저치를 기록했고 중국 위안화도 최근 최저치를 찍은 이후 반등했다.
달러 약세는 각국 정부와 중앙은행에 안도의 한숨을 쉴 수 있게 해주는 것이라고 CNBC는 평가했다.
애덤 버튼 포렉스라이브(ForexLive) 애널리스트는 "전 세계 대부분의 중앙은행은 달러화가 10~20% 하락하는 것을 반길 것"이라고 말했다.
달러 약세는 이들에게 여러 가지 효과가 있다. 달러 표시 부채의 실질적 부담이 줄어들고, 수입 물가 하락 효과가 있어 인플레이션도 완화할 수 있다. 중앙은행의 금리 인하 여력도 확보된다.
그러나 (달러약세로 인해) 자국 통화 가치가 올라갈 경우 부작용도 만만치 않다는 지적이다.
VP은행의 토마스 루프 최고투자책임자(CIO)는 "자국통화 가치가 오르면 수출경쟁력이 약화되고, 특히 미국의 관세 강화 조치가 있는 아시아 국가들이 그럴 것"이라고 말했다.
이 때문에 자국 통화가치 상승을 지연시키는 전략이 필요할 수도 있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했다.
모넥스 유럽의 닉 리스 매크로 리서치 헤드는 "통화 절하는 신흥국에 현실적인 고려 대상"이라며 "특히 아시아에서 그렇다""고 말했다.
그러나 통화가치 절하를 유도할 경우 자본유출 문제 등 다른 리스크에 직면할 수도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엑스네스의 와엘 마카렘 금융시장 전략가는 "신흥국은 인플레이션과 부채, 자본유출 위험에 노출되어 있기 때문에 통화절하는 매우 위험한 선택"이라고 말했다.
그는 "특히 통화절하를 할 경우 미국 정부가 환율 조작으로 간주할 수도 있다. 이는 추가 보복 조치를 부를 수도 있다"고 강조했다.
금리인하도 이머징마켓 국가들엔 쓸만한 카드가 아니라는 지적도 나온다.
신용평가기관인 피치의 알렉스 무스카텔리 디렉터는 "금리인하는 가계 부채의 부담을 늘리고 달러를 차입한 기업들에도 영향이 있을 수 있다"며 "미국과 금리 격차가 날 경우 자본유출에 직면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아시아 지역에선 한국과 인도 정도가 금리인하의 여력이 있다"고 덧붙였다.
웰스파고의 브랜든 맥케냐 FX 스트래티지스트는 "지금은 자국 경제는 물론 세계 경제에도 불안을 가져다줄 뿐인 환율전쟁을 피하는 게 우선"이라고 말했다.
jang73@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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