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선트 폭탄 발언에 국회도 최상목도 당황…"트럼프 어려운 상황 같다"

국회 기재위서 '베선트 발언' 진실 공방…崔 "美 국내용으로 이해"






(세종=연합인포맥스) 최욱 박준형 기자 = 30일 열린 국회 기획재정위원회의 전체회의에서는 스콧 베선트 미국 재무부 장관의 무역 협상과 관련한 '폭탄급' 발언이 화두에 올랐다.

앞서 베선트 장관은 29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진행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100일 경제 성과 브리핑에서 "한국과의 협상 윤곽이 형성되고 있다"고 밝혔다.

특히 한국, 일본 등의 선거 일정으로 인해 무역 협상이 빨리 진행되지 못하는 것 아니냐는 취재진 질문에 "오히려 반대다. 이 나라들이 선거 전에 무역 협상의 틀을 완성하기를 원하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답하면서 우리나라 정치권과 정부를 발칵 뒤집어놨다.

'한미 2+2 통상 협의'에 직접 참석했던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베선트 장관의 이 같은 발언이 사실이 아니라고 적극적으로 거듭 반박하면서 진땀을 뺐다.

특히 최 부총리는 해명 과정에서 '당황스럽다'는 표현을 여러 번 쓰기도 했다.

최 부총리는 더불어민주당 박홍근 의원이 '베선트 장관과 최 부총리의 발언이 모순된다'고 추궁하자 "당황해서 원문을 찾아보니까 트럼프 미국 대통령 취임 100일 기자회견에서 국내용으로 했다고 이해했다"며 "베선트 장관의 발언 배경이 무엇인지 미국 재무부에 요청해놨다"고도 했다.

국민의힘 신동욱 의원과의 질의응답에서도 "기사를 보고 저도 당황해서 (정부가 낸) 보도자료를 영어로 (번역해서) 미국 재무부에 보내줬다"며 "베선트 장관한테 이 발언의 배경에 대해서 확인해 달라고 요쳥해놓은 상태"라고 말했다.

정부는 이날 오전 배포한 보도설명자료에서 "한미 통상 협의 시 대선 전에 협상을 마무리하기를 원한다고 언급한 바 없다"며 반박했다.

아울러 "그간 한미 간 협의에서는 '7월 패키지'(July Package)를 마련한다는 데 공감대가 있었다"며 "'대선 전에 미국과 협상의 틀을 마무리짓고 그 다음 선거운동을 원한다'는 의사를 전달하거나 논의한 바가 없다"고 해명했다.

신 의원이 '우리보다 미국이 조금 더 급한 건 사실이지 않느냐. 트럼프 대통령이 굉장히 어려운 상황인 것은 맞지 않느냐'고 묻자 최 부총리는 "그런 느낌은 든다"고 답하기도 했다.

최 부총리는 '베선트 장관이 한국이 무역 협상을 빠르게 끝내고 그 결과를 선거운동에 활용하려고 한다고 발언한 것이 사실이냐'는 민주당 김태년 의원 질의에도 "절대로 (사실이) 아니다"고 반박했다.

최 부총리는 "베선트 장관이 답변한 영어 원문을 보면 한국만 얘기한 것이 아니고 일본과 캐나다를 뭉뚱그려서 얘기했다"며 "베선트 장관과의 회담은 20명 이상의 실무자들이 보고 있었기 때문에 저희가 드린 말씀은 그 이상도 아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대선 전에 (관세 협상의) 결론을 낼 이유가 없다"며 "속도가 전혀 빠르지 않다"고 했다.

최 부총리는 "(관세 협상은) 저희가 시작도 하지 않았다"며 "그것을 하기 위한 전 단계의 협의를 하는 것"이라고 재차 강조했다.

이어 "그런 틀을 만드는 것은 국회에 설명을 드리고 있다"며 "새 정부 들어서도 협상 담당자들은 그대로 있을 테니까 그분들도 노하우를 가져야 한다는 취지"라고 부연했다.

'베선트 장관의 발언이 근거 없는 말이냐'는 민주당 임광현 의원 거듭된 질의에도 "전혀 없다"고 잘라 말했다.

최 부총리는 "트럼프 대통령의 취임 100일을 홍보하는 자리였기 때문에 준비된 답변보다는 그 자리에서 국내용으로 말씀한 것 아닌가 저는 추정하고 있다"고 재차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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