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환시 "대만달러發 원화 강세…달러-원 새로운 레벨로"
(서울=연합인포맥스) 신윤우 기자 = 서울환시 전문가들은 미국과 중국, 대만의 관세 협상을 대만달러화, 원화 강세의 주된 배경으로 지목하고 달러-원 환율이 새로운 레벨로 이동했다고 평가했다.
6일 금융시장에 따르면 달러-대만달러 환율은 지난 2일 4.37% 하락했고, 다음 거래일인 5일 5.03% 미끄러졌다. 2거래일 동안 9% 넘게 밀린 것으로 30년 만에 최대 낙폭이다.
같은 기간 역외 달러-위안 환율 역시 가파르게 떨어져 7.27위안을 웃돌던 환율이 7.18위안 레벨까지 밀렸다.
정규장 기준으로 지난 2일 15.70원 하락해 1,405원으로 레벨을 낮춘 달러-원도 이에 동조해 역외 거래에서 1,370원대로 떨어진 상태다.
뉴욕 차액결제선물환(NDF) 시장에서 달러-원 1개월물은 지난 5일 밤 1,373.50원(MID)에 최종 호가됐다.
최근 1개월물 스와프포인트(-2.70원)를 고려하면 전장 서울외환시장 현물환 종가(1,405.30원) 대비 29.10원 내린 셈이다.
달러-원이 1,370원대로 떨어진 것은 지난해 11월 초 이후 처음이다.
전문가들은 미중 관세 협상 긴장 완화, 미국과 대만의 환율 협상 가능성 등이 원화를 포함한 아시아 통화를 강세로 이끌었다고 진단했다.
최근 미국과 중국 정부 관계자들은 관세 협상이 곧 시작될 조짐을 보인다고 전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 4일 "중국을 포함한 거의 모든 국가와 협상을 진행 중"이라고 했고, 스콧 베선트 미국 재무부 장관도 5일 중국과의 협상이 몇 주 안에 상당한 진전을 보일 것이라고 밝혔다.
이는 위험 선호 심리와 미국의 달러화 절하 요구에 아시아 국가들이 화답할 것이란 기대로 이어져 원화와 대만달러화, 위안화 강세 재료로 작용했다는 평가다.
특히 대만달러화는 대만 당국이 미국과 환율 협의 사실을 부인했으나 시장의 대만달러화 절상 기대에 힘입어 가파르게 뛴 것으로 분석됐다.
아울러 대만 보험사들의 환헤지로 인해 대만달러화와 프록시 통화로 분류되는 원화까지 상승 압력을 받았다는 시각도 있다.
한 외환시장 전문가는 "미국과 중국의 관세 협상이 본격화되는 분위기가 아시아 통화 강세로 이어졌다"며 "가파른 상승 폭은 관세를 줄이기 위해 자국 통화 강세를 용인하지 않을까 하는 기대감으로 설명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대만은 대외 자산 규모에 비해 외환시장의 규모가 크지 않다"면서 "오래전부터 원화를 헤지 용도로 활용했던 경향이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국내 정치 불확실성으로 대만이 원화를 프록시로 활용하다가 롤 오버를 하지 않는 것 같다는 얘기가 있었는데, 최근 다시 프록시로 활용하면서 동조성이 나타난 것으로 추정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원화와 대만달러화가 위안화에 연동해 그간 과도하게 저평가돼온 것을 되돌렸다는 진단도 나온다.
문정희 국민은행 수석이코노미스트는 "한국과 대만의 통화 절상 기대감이 시장에 반영됐을 수 있다"며 "위안화 때문에 원화와 대만달러화가 달러 약세 대비로 과도하게 저평가됐는데 이 부분도 일부 되돌렸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가파른 원화 강세로 달러-원 환율은 새로운 레인지를 만들어갈 것으로 기대된다.
문 이코노미스트는 "달러 지수를 봤을 때 달러-원이 1,350원 이하로도 갈 수 있다"면서도 "미중 갈등이 걸림돌이므로 현재 역외 레벨인 1,370원에서 더 급하게 내려가기는 어려울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오르더라도 1,400원대 중반으로 가기는 어려울 것"이라며 "1,370원에서 1,420원 레벨에서 등락을 보일 것"이라고 예측했다.
앞선 환시 전문가는 "1,400원선에 대한 고점 다지기가 잘 될지 지켜봐야 할 것"이라며 최근 커진 변동성은 아시아 국가들의 휴장으로 장이 얇을 때의 급격한 움직임이므로 모든 장이 정상화됐을 때의 상황을 지켜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시장 참가자들이 내려온 레벨을 받아들이고 하락 흐름을 탈지, 재평가해 높은 수준에서 거래하려 들지는 알 수 없다"면서 "쌓여있던 달러화 예금들이 원화 강세를 기대하고 환전으로 이어지면 달러-원이 하락하는 힘이 클 수 있다"고 덧붙였다.
ywshi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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