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마켓워치] 무역 불확실성에 증시 이틀째 뒷걸음…국채↑ㆍ달러↓
(서울=연합인포맥스) 국제경제부 = 6일(이하 미 동부시간) 뉴욕증시 3대 주가지수는 이틀 연속 동반 약세로 마감했다. 미국과 주요국 간 관세 협상을 두고 유의미한 진척이 나타나지 않자 위험회피 심리가 강해졌다.
거대 기술기업 7곳을 가리키는 '매그니피센트7'은 아마존과 애플을 제외하고 모두 하락했다.
미국 국채가격은 10년물 입찰 호조에 힘입어 동반 상승했다. 약세를 나타내던 장기물은 오후 들어 입찰 결과가 발표되자 강세로 급반전했다.
미국 달러화 가치는 3거래일 연속 하락했다. 주요 6개 통화에 대한 달러 가치를 반영하는 달러인덱스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무역정책 불확실성 속 미 국채 금리 하락에 연동해 99대 초반으로 굴러떨어졌다.
대만달러는 3거래일 만에 반락했고, 파운드는 영국과 미국의 무역 합의가 임박했다는 보도에 달러 대비 강세를 나타냈다.
뉴욕 유가는 미국 셰일오일 업계의 감산 전망이 부상하면서 3% 넘게 급등했다. 석유수출국기구(OPEC)와 주요 산유국 간 협의체인 OPEC+의 증산으로 최근 유가가 크게 밀리자 미국 셰일 기업들이 생산량 조정에 나서는 모습이다.
미국 상무부에 따르면 3월 무역수지 적자는 1천405억달러를 기록했다. 전달 대비 14% 늘어난 수치이자 시장 예상치 1천370억달러보다 큰 적자다. 미국은 지난 1월 1천307억달러의 무역 적자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한 바 있다.
◇주식시장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389.83포인트(0.95%) 밀린 40,829.00에 거래를 마감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전장보다 43.47포인트(0.77%) 떨어진 5,606.91, 나스닥종합지수는 154.58포인트(0.87%) 밀린 17,689.66에 장을 마쳤다.
시장을 움직일 만한 뚜렷한 재료가 부족하자 투자자들은 조정을 택했다.
관세 협상과 관련해선 유의미한 진척은 없었다.
스콧 베선트 미국 재무부 장관은 이날 의회 하원 세출위원회 청문회에 출석해 현재 18개 주요 교역국 중 중국을 제외한 17개국과 무역협상을 진행하고 있다며 "이르면 이번 주 우리의 최대 교역국 일부와 무역 합의를 발표할 것"이라고 밝혔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열린 마크 카니 캐나다 총리와의 정상회담에 앞서 언론에 "중국은 협상을 원하고 만나길 바란다"며 "적절한 시점에 우리는 중국과 만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트럼프는 향후 2주 내 어느 시점에 주요국과의 무역협상이 타결될 수 있다고 말했다.
외신에선 미국과 영국이 이번 주 합의를 목표로 무역협정 체결을 준비 중이라는 보도가 나왔다.
보도에 따르면 미국은 영국산 자동차와 철강을 대상으로 쿼터(수입할당량)를 설정해 25%의 관세 부과를 면제해줄 계획이다. 이는 정해진 물량에 대해서만 관세 부담에서 자유롭게 해준다는 의미다.
트럼프는 전날에는 향후 2주 이내에 의약품에 대한 품목별 관세를 발표한다고 밝혔다.
트럼프는 이미 여러 차례 의약품과 반도체에 대해 품목별 관세를 도입하겠다고 공언해왔다. 의약품 관세 부과 자체는 새로운 소식이 아니지만 항목별 수치는 시장이 주목하는 정보다.
이날 발표된 3월 무역수지는 트럼프가 촉발한 관세 불확실성을 고스란히 반영했다.
미국의 3월 무역수지 적자 규모는 사상 최대치를 경신했다. 대규모 관세 정책을 앞두고 선주문이 급증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미국 상무부에 따르면 3월 무역수지 적자는 1천405억달러를 기록했다. 이는 전월 대비 14% 늘어난 수치이자 시장 예상치 1천370억달러보다 큰 적자다. 미국은 지난 1월 1천307억달러의 무역 적자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한 바 있다.
업종별로는 에너지와 유틸리티만 상승했다. 유틸리티는 1% 이상 올랐다. 반면 의료건강은 3% 가까이 급락했다.
일라이릴리는 5.61% 급락했다. 트럼프가 의약품 관세를 발표하겠다고 한 여파로 풀이된다. 머크도 5% 가까이 떨어졌으며 암젠도 4% 가까이 내려앉았다. 화이자도 3% 넘게 밀렸다.
거대 기술기업 7곳을 가리키는 '매그니피센트7'은 아마존과 애플이 강보합을 기록했고 나머지 종목은 모두 하락했다. 메타는 2% 하락했고 테슬라는 1.75% 밀렸다.
미국 자동차업체 포드는 2% 넘게 올랐다. 전날 장 마감 후 올해 1분기 시장 전망을 웃도는 호실적을 발표한 영향이다.
포드는 올해 1분기 주당순이익(EPS)이 0.14달러, 매출액은 374억2천만달러라고 발표했다. 모두 시장 예상치를 웃돌았다.
반면 미국 인공지능 방위산업체 팔란티어는 주가가 12% 급락했다. 마찬가지로 1분기 호실적을 발표했으나 이미 올해 주가가 너무 올랐다는 게 월가의 시각이다.
골드만삭스의 가브리엘라 보르게스 분석가는 "팔란티어가 향후에도 최고 수준의 성장세를 이어갈 수 있는 유리한 위치에 있다고 판단한다"면서도 목표가를 기존 80달러에서 90달러로 상향 조정하는 데 그쳤다.
이는 전날 종가 대비 팔란티어의 주가가 27% 이상 떨어질 수 있다는 의미다.
이날부터 이틀간 FOMC 회의가 진행되는 가운데 시장에선 금리 동결을 예상하고 있다. 시장 참가자들은 금리 향방보다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이 기자회견에서 어떤 발언을 내놓을지 더 눈여겨보고 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툴에 따르면 연방기금금리 선물시장에서 6월 기준금리가 동결될 확률은 68.1%로 반영됐다. '6월 동결론'이 확실히 우위를 점했다. 비농업 고용지표가 호조를 보이면서 동결 베팅이 급격히 강해졌다.
시카고옵션거래소(CBOE) 변동성 지수(VIX)는 전장보다 1.12포인트(4.74%) 오른 24.76을 가리켰다.
◇채권시장
연합인포맥스의 해외금리 일중 화면(화면번호 6532)에 따르면 오후 3시 현재 뉴욕 채권시장에서 10년물 국채금리는 전 거래일 오후 3시 기준가보다 3.40bp 하락한 4.3090%에 거래됐다.
통화정책에 민감한 2년물 금리는 3.7910%로 같은 기간 5.00bp 내렸다.
만기가 가장 긴 30년물 국채금리는 4.8140%로 1.40bp 하락했다.
10년물과 2년물 금리 차이는 전 거래일 50.2bp에서 51.8bp로 확대됐다.(불 스티프닝)
국채금리와 가격은 반대로 움직인다.
미 국채가격은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결과 발표를 하루 앞둔 경계감 속에 오후 장 초반까지 혼조세를 이어갔다. 단기물의 강세 속에 30년물의 약세가 두드러지는 흐름이었다.
오후 1시 조금 넘어 10년물 입찰 결과가 나오자 10년물과 30년물 금리는 즉각 하락 반전한 뒤 일중 저점을 기록했다. 10년물은 4.30% 선에서, 30년물은 4.80% 선에서 각각 지지를 받았다.
미 재무부에 따르면 420억달러 규모의 10년물 국채 입찰에서 발행 수익률은 4.342%로 결정됐다. 지난달 입찰 때의 4.435%에 비해 9.3bp 낮은 수준이다.
응찰률은 2.60배로 전달 2.67배에 약간 낮아졌다. 이전 6개월 평균치에 부합했다.
발행 수익률은 발행 전 거래(When-Issued trading) 수익률을 1.2bp 하회했다. 시장 예상보다 수익률이 낮게 결정됐다는 의미로, 1bp가 넘는 격차는 상당히 큰 편에 속한다.
해외투자 수요를 나타내는 간접 낙찰률은 71.2%로 전달에 비해 16.7%포인트 급락한 반면 직접 낙찰률은 19.9%로 전달보다 18.5%포인트 뛰어올랐다.
소화되지 않은 물량을 프라이머리딜러가 가져간 비율은 8.9%로 1.8%포인트 낮아졌다.
마이클 폴켄더 재무부 부장관은 이후 폭스비즈니스에 나와 10년물 입찰이 "환상적이었다(fantastic)"면서 "우리는 국채시장에서 어떤 이슈도 보고 있지 않다. 우리의 입찰은 계속해서 매우 강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미국은 세계 준비통화이자 선도 경제국이었고 계속해서 그럴 것"이라고 덧붙였다.
다음 날 연방준비제도(연준ㆍFed)는 금리를 동결할 것으로 시장은 확실시하고 있다. 관심은 오는 6월 인하 가능성에 대한 힌트가 나올지에 쏠리고 있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A)의 아디티아 바베 애널리스트 등은 보고서에서 "파월 의장은 연준이 금리 인하를 서두르지 않을 것이라고 거듭 강조해 왔다"면서 "4월 고용보고서는 연준의 인내심을 정당화했다"고 진단했다.
BoA는 "탄탄한 노동시장을 고려할 때 연준이 금리를 인하할 필요성이 적다는 것이 지배적인 의견"이라고 덧붙였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연방기금금리(FFR) 선물시장은 뉴욕 오후 3시 57분께 연준이 오는 6월까지 금리를 동결할 가능성을 전장 72.4%에서 68.1%로 낮춰서 반영했다. 25bp 인하 가능성은 27.2%에서 30.9%로 상승했고, 50bp 인하 가능성은 0.4%에서 0.9%로 높아졌다.
◇외환시장
연합인포맥스(화면번호 6411)에 따르면 오후 4시 현재 뉴욕 외환시장에서 달러-엔 환율은 142.399엔으로, 전장 뉴욕장 마감가 143.765엔보다 1.366엔(0.95%) 급락했다.
유로-달러 환율은 1.13728달러로 0.00578달러(0.511%) 상승했다.
프리드리히 메르츠 기독민주당(CDU) 대표는 이날 독일의 새 총리로 공식 취임했다. 메르츠 총리는 5천억유로 규모의 재정 부양책을 주도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달러인덱스는 99.224로 전장 대비 0.574포인트(0.575%) 떨어졌다.
달러는 트럼프 대통령이 전날 의약품에 대한 품목별 관세와 관련, "향후 2주 이내에 발표할 것"이라고 언급한 데 따른 불확실성에 뉴욕장 진입해서도 약세 압력을 받았다.
이날 트럼프 대통령은 백악관 오벌오피스에서 "이번 주에 얼마나 많은 거래에 서명할 것이냐는 질문은 그만했으면 좋겠다"면서 "우리는 거래에 서명할 필요가 없다"고 했다. 무역 협상의 진전을 보여달라는 질문에 불만을 표출한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협상은 미국의 뜻에 따라야 한다는 뉘앙스를 보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들은 우리의 시장의 일부를 원한다. (반면) 우리는 그들의 시장을 원하지 않는다"고 했다.
이는 트럼프 행정부의 주요 인사의 발언과 결이 다소 다르다. 당장 이날 오전 스콧 베선트 미국 재무부 장관은 의회 청문회에서 "이르면 이번 주 우리 최대 교역국 중 일부와 무역 합의를 발표할 것"이라고 말했다.
미 국채 금리 하락도 달러에 약세 압력을 줬다. 미 재무부가 이날 오후 실시한 420억달러 규모의 10년물 국채의 발행 수익률은 4.342%로 시장 예상을 밑돌았다.
달러인덱스는 이러한 재료를 소화하며 99.234까지 굴러떨어졌다.
시장 참여자는 오는 7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 결과를 주시하고 있다. 연방기금금리(FFR) 동결 속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연준ㆍFed) 의장의 발언이 특히 관심을 끌 전망이다.
달러-대만달러 환율은 29.986대만달러로 전장 대비 0.803대만달러(2.75%) 폭등했다.
지난 이틀간 9%가 넘는 급락분을 어느 정도 회복한 것이다. 그러나 시장의 우려는 여전한 상황이다.
프란체스코 페솔 ING 통화 전략가는 "아시아 통화는 달러 헤지 확대를 모색하는 동시에, 미국 투자에서 벗어나 전략을 다각화하고 있다. 이는 달러 약세에 대한 우려를 증폭시키는 요인"이라고 평가했다.
SEB리서치의 수석 전략가인 나믹 이멜백은 "대만 생명보험사가 보유한 7천억달러의 해외 자산 중 70%만 달러 헤지가 돼 있다"고 전했다. 헤지가 안 된 물량이 상당한 만큼 '달러 매도-대만달러 매수' 등이 나타날 수 있다.
역외 달러-위안(CNH) 7.2095위안으로 전장 대비 0.0080위안(0.111%) 상승했다.
달러-캐나다달러 환율은 1.3769캐나다달러로 0.0042캐나다달러(0.304%) 떨어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마크 카니 캐나다 총리와 만난 자리에서 "어려운 현안"에 대해 논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양국 간 구체적인 무역 협상 결과는 나오지 않았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멕시코·캐나다 협정(USMCA)에 대해 "훌륭하다"고 평가했으며, USMCA에서 탈퇴하겠냐는 질문에도 "아니다"라고 답했다.
파운드-달러 환율은 1.33787달러로 전장 대비 0.00849달러(0.639%) 급등했다.
파이낸셜타임스는 이날 미국과 영국이 이번 주에 무역 합의에 이를 수 있다고 보도했다. 미국은 영국산 자동차과 철강에 대해 25% 관세를 면제받을 수 있는 수입할당량(쿼터)을 부여할 전망이다. 영국은 디지털세 폐지, 자동차ㆍ농산물 관세 인하 등을 양보할 것으로 보인다.
◇원유시장
뉴욕상업거래소에서 근월물인 6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 원유(WTI)는 전장 대비 1.96달러(3.43%) 뛰어오른 배럴당 59.09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글로벌 벤치마크인 브렌트유 7월 인도분 가격은 전장 대비 1.92달러(3.19%) 상승한 배럴당 62.15달러에 마감했다. 전날 WTI와 브렌트유 종가는 2021년 2월 이후 최저치를 기록한 바 있다.
다이아몬드백 에너지가 최근 유가 급락을 반영해 올해 생산량 전망을 하향하면서 시장의 관심을 촉발했다. 이 회사는 미국 셰일오일 혁명의 중심지 퍼미안 분지의 최대 독립 원유 생산업체다.
다이아몬드백 에너지는 전날 뉴욕증시 마감 후 실적 발표에서 올해 생산량 전망치 중간값을 석 달 전보다 0.8% 정도 줄어든 하루 48만8천배럴로 제시했다. 이에 따라 올해 설비투자도 축소하기로 했다.
이 회사의 트래비스 스타이스 최고경영자(CEO)는 주주들에게 보낸 서한에서 "현재 원자재 가격 수준에서 미국 석유생산이 티핑포인트에 도달했다고 믿는다"면서 "미국 내륙의 석유 생산량이 정점을 찍었고, 이번 분기부터 감소하기 시작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그는 셰일혁명으로 인해 "우리 경제는 변혁을 이루었고, 미국은 금세기 초에는 생각도 할 수 없었던 수준의 에너지 안보를 확보하게 됐다"면서도 "오늘날의 유가, 변동성, 그리고 거시경제적 불확실성은 이러한 발전을 위태롭게 하고 있다"고 우려했다.
아울러 미 에너지정보청(EIA)은 이날 발표한 단기 에너지 전망에서 올해 미국의 원유 생산량은 하루 1천342만배럴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전달에 비해 하루 10만배럴 정도 줄어든 것이다.
EIA는 트럼프 행정부의 상호관세 90일 유예 및 OPEC+의 최근 감산 결정 등은 모델에 반영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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