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환시-주간] 낙관론 띄운 트럼프…ECB '인하 중단' 가능성도 주목
트럼프, 첫날 대화 마친 뒤 "많은 것 합의됐다"…구체적 내용은 없어
ECB '실세' 슈나벨 "금리 동결" 주장하고 나서…6월 추가 인하論에 찬물
(서울=연합인포맥스) 김성진 기자 = 이번 주(12~16일) 뉴욕 외환시장에서 달러는 미·중 고위급 무역 회담 결과를 소화하며 주 초반 방향을 모색할 것으로 예상된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 10일 스위스 제네바에서 이틀 일정으로 시작된 회담의 첫날 대화가 끝난 뒤 "많은 것들이 논의됐고, 많은 합의가 이뤄졌다"면서 낙관론을 불어넣었다. 구체적인 내용은 언급하지 않았으나, 일요일인 11일 속개되는 회담에서 실체를 가진 결과가 나온다면 달러에는 강세 압력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이후로는 미국의 4월 소비자 및 생산자 물가(각각 13일, 15일)와 같은 달 소매판매(15일) 등 중량감 있는 경제지표가 대기하고 있다. 관세의 영향이 하드데이터에서 얼마나 감지될지가 관전 포인트다.
유럽중앙은행(ECB)의 금리 인하 사이클에는 돌발 변수가 등장했다. ECB의 '실세' 이자벨 슈나벨 집행이사가 강한 논조로 금리 동결을 주장하고 나선 것이다.
시장 참가자들은 ECB가 내달 추가 인하에 나설 것으로 거의 확신해 왔을 뿐 아니라 올해 가을까지 인하가 지속될 것이라는 데 무게를 둬왔다. 슈나벨 이사의 발언으로 향후 인하 경로에 변화가 생길지 점검할 필요가 있다.
◇지난주 달러 동향
지난주 달러화 가치는 3주 연속 올랐다. 트럼프 2기 행정부가 관세 전쟁 개시 후 첫 무역 합의를 영국과 이뤄낸 가운데 미·중 회담에 대한 기대감이 부상한 영향이다.
연합인포맥스의 달러인덱스 및 이종통화 등락률 비교(화면번호 6400번, 6443번)에 따르면, 지난 9일(이하 현지시간) 기준 주요 6개국 통화에 대한 달러화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DXY)는 전주대비 0.387포인트(0.39%) 상승한 100.427에 거래를 끝냈다.
달러인덱스는 대만달러를 필두로 한 아시아권 통화의 강세 속에 주 초반 약세를 보이다 주 후반 들어 무역 긴장이 완화하자 100선 위에 안착했다.
달러-엔은 145.373엔으로 전주대비 0.28% 상승(달러 대비 엔화 약세)했다. 3주 연속 올랐다.
유로는 달러에 대해 3주째 약세를 이어갔다. 유로-달러 환율은 1.12495달러로 전주대비 0.44% 하락(유로 대비 달러 강세)했다.
유로-달러는 지난달 하순 1.15달러를 잠시 넘어서기도 했으나 그 뒤로는 추가 상승 여력이 고갈된 양상을 이어가고 있다. 주 후반에는 1.12달러를 살짝 밑돌기도 했다.
유로의 상대적 약세 속에 유로-엔 환율은 163.50엔으로 전주대비 0.13% 내렸다. 2주째 이어졌던 오름세가 끊겼다.
파운드-달러 환율은 1.33032달러로 전주대비 0.26% 높아졌다. 한 주 만에 반등했다.
역외 달러-위안(CNH) 환율은 7.2406위안으로 지난주 대비 0.40% 상승했다.(달러 대비 위안 약세) 3주 만에 처음으로 올랐다.
◇이번 주 달러 전망
슈나벨 이사는 지난 9일 스탠퍼드대 후버연구소 주최 통화정책 포럼 연설에서 "지금은 유지해야 할 때"라면서 "적절한 행동 경로는 금리를 현재 수준에서 가깝게, 즉 중립 지역에서 확고히 유지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그의 발언은 뉴욕 금융시장 마감 후 전해졌다.
슈나벨 이사는 유로존의 재정지출 확대 및 관세의 영향을 고려할 때 "중기적으로 유로존 인플레이션의 위험은 상방으로 기울어 있을 가능성이 크다"면서 "완화적인 통화정책 기조는 부적절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공개시장운영과 조사·통계 업무를 책임지고 있는 슈나벨 이사는 ECB 매파 진영의 핵심으로 꼽히는 인물이다. 시장이 ECB의 추가 금리 인하를 당연시하고 있던 상황에서 강하게 제동을 걸고 나선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13일 발표되는 미국의 4월 소비자물가지수(CPI)는 물가 오름세가 다시 빨라졌음을 보여줄 것으로 예상된다. 근원 CPI의 전월대비 상승률은 0.3%로, 전달 0.1%에 비해 높아졌을 것으로 조사됐다.
이틀 뒤 나오는 같은 달 소매판매는 전월대비 0.1% 증가에 그쳤으리라는 게 시장 컨센서스다. 이른바 '프론트로딩' 효과의 되돌림 속에 3월의 급증세(+1.5%)에서 크게 후퇴할 것이라는 얘기다.
'인플레이션 가속+소비 둔화'의 조합이 4월치 데이터부터 본격 출현한다면 '스태그플레이션적인(stagflationary)' 위험의 부상에 시선이 더 쏠릴 수 있다. 지난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는 성명에 "실업이 높아지고 인플레이션이 높아질 위험이 커졌다고 판단한다"는 문구를 새로 넣음으로써 스태그플레이션 시나리오를 연상시킨 바 있다.
소매판매와 함께 공개되는 4월 생산자물가지수(PPI) 역시 근원 기준 오름세가 빨라졌을 것으로 예상된다. 근원 PPI는 전월대비 0.3% 상승했을 것으로 조사됐는데, 지난 3월에는 전월대비 0.1% 하락한 바 있다.
이밖에 미국의 경제지표로는 4월 연방정부 재정수지(12일), 전미자영업연맹(NFIB)의 4월 소기업 낙관지수(13일), 4월 산업생산과 뉴욕 및 필라델피아 연방준비은행의 5월 관할 지역 제조업지수(15일), 미시간대의 5월 소비자심리지수 예비치와 4월 주택착공·허가 건수(16일) 등이 있다.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연준ㆍFed) 의장은 15일부터 이틀 일정으로 진행되는 제2회 '토머스 라우바흐 콘퍼런스'에서 개막사를 한다. 이번 콘퍼런스는 연준이 5년마다 실시하는 통화정책 프레임워크 재검토와 직접적으로 연결돼 있다는 점에서 주목을 받고 있다.(지난 10일 송고된 '연준, 15~16일 대규모 콘퍼런스…향후 5년 '통화정책 골격' 논의' 기사 참고)
시장 영향력이 큰 크리스토퍼 월러 이사(14일)를 비롯해 아드리아나 쿠글러 이사(12일), 필립 제퍼슨 부의장과 메리 데일리 샌프란시스코 연은 총재(14일), 마이클 바 이사(15일) 등도 모습을 드러낸다.
16일 발표되는 일본의 1분기 국내총생산(GDP)은 전기대비 연율 -0.2%의 역성장을 나타낼 것으로 조사됐다. 작년 1분기 이후 처음으로 경제가 뒷걸음질 쳤을 것이라는 예상이다.
sj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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