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러-원 통화옵션 시장 분위기 달라졌나…수년 만에 하락 베팅
(서울=연합인포맥스) 정선미 기자 = 달러-원 환율이 이달 들어 1,300원대로 다소 가파른 하락세를 보임에 따라 통화옵션 시장에서도 원화 강세 베팅이 힘을 얻고 있다.
통화의 방향성을 시사하는 달러-원 통화옵션 리스크 리버설(R/R) 지표가 최근 수년 만에 처음으로 마이너스(-)를 나타냈다.
12일 연합인포맥스(화면번호 2294)에 따르면 3개월물 달러-원 옵션의 25% 델타 R/R(RR25)은 지난 2일 -0.04%를 기록한 이후 마이너스 값을 유지하고 있다.
지표는 가장 오래된 값(연합인포맥스 기준)이 지난 2020년 6월 16일 1.80%로, 해당일 이후 처음으로 마이너스가 나온 것이다.
RR25는 시장 심리와 잠재적인 시장 움직임을 측정하는 데 사용하는 지표로, 양수가 나오면 달러-원이 상승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함을 시사하며 음수가 나오면 그 반대 방향이다.
1개월물의 경우 3개월물보다 앞선 지난달 30일 -0.04%로 돌아서 마이너스를 유지하고 있다.
작년 10월 7일 이후 처음으로 마이너스였다.
달러-원 환율은 지난 2일 장 중 한때 1,440원까지 올랐다가 급반락해 1,401.50원(새벽 2시 기준)에 마감했다. 장중 변동폭이 무려 50원 가까이 나왔다.
연휴를 앞두고 포지션 정리와 롱스탑, 역외 매도 등이 나오면서 환율이 급하게 내렸다. 연휴 기간에는 대만달러 급등 소식에 달러-원 역외 차액결제선물환(NDF) 환율은 1,360원대로 떨어지기도 했다.
달러-원은 이후 1,410원 중반대까지 고점을 재차 높였으나 이날 1,400원 초반대에서 움직였다.
국제금융센터는 최근 발표한 보고서에서 파생상품 지표들이 시장 참가자들의 달러 약세 전망을 반영하고 있다면서 종전의 달러 강세 기대가 크게 줄었다고 평가했다.
보고서는 "리스크 리버설 지표의 경우 4월 이후 수년 만에 달러 약세, 유로화 및 엔화 강세 기대로 전환됐다"고 설명했다.
국금센터 관계자는 "달러-원 리스크 리버설도 얼마 전에 원화 강세 쪽으로 전환됐다"면서 "과거에는 항상 달러-원 콜옵션이 우세한 바이어스가 있었으나 최근에는 그런 부분이 사라진 모습"이라고 말했다.
그는 "지난 20년간 시장을 봐왔지만, 이런 모습은 처음"이라면서도 "연휴 기간에 NDF가 튄 것이 영향을 많이 미쳤기 때문이겠지만 일시적인 움직임에 그칠 가능성이 크다고 본다"고 평가했다.
은행의 한 외환딜러는 "리스크 리버설이 네거티브 스큐를 나타냈다는 것이 의미 있는 움직임이라고 봤다"고 말했다.
그는 달러-원 환율이 최근 1,370원대까지 내렸다가 1,400원 선을 다시 회복했지만, 되돌림이 마무리되고 나면 달러-원이 추세적으로 하락하는 방향으로 갈 가능성도 염두에 두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아직 방향성을 확신하기는 어렵다고 덧붙였다.
유안타증권은 이날 보고서에서 달러-원 환율이 "연휴 이후 저가 매수 유입,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이후 달러화 움직임에 따라 연휴 기간 낙폭을 상당폭 회복해 1,400원대로 재진입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내국인의 해외투자 환전 수요 등 달러 실수요뿐만 아니라 가수요가 달러-원 하단을 지지하고 있지만 방향성 측면에서는 추세 하락으로 전환의 분기점에 도달한 것으로 판단한다"고 말했다.
유안타증권은 2분기까지는 1,410원대를 중심으로 레벨을 형성할 가능성이 높지만, 중기적으로 하단을 낮춰갈 것으로 전망했다. 3분기와 4분기 전망치는 각각 1,395원, 1,370원을 제시했다.
smjeong@yna.co.kr
<저작권자 (c) 연합인포맥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AI 학습 및 활용 금지>
주의사항
※본 리포트는 한국무역보험공사가 외부기관으로부터 획득한 자료를 인용한 것입니다.
※참고자료로만 활용하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