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환-주간] 美 등급강등 여파·환율 협상 주시
(서울=연합인포맥스) 정선미 기자 = 이번 주(19~23일) 달러-원 환율은 미국의 국가신용등급 여파를 소화하는 가운데 미국이 주요국과 진행 중인 무역 및 환율 협상 추이에 따라 등락이 엇갈릴 것으로 보인다.
신용등급 강등이 과거와 달리 탈(脫)달러 촉매가 될 것이란 전망이 많지만, 원화에 훈풍이 될지는 미지수다.
지난 2023년 피치가 미국 신용등급을 강등했을 때 대체로 영향이 제한될 것이란 전망이 많았지만, 당시 달러-원 환율은 역외 매수와 위험회피 분위기에 급등한 바 있다.
오는 20일부터 22일 사이에는 캐나다 앨버타에서 주요 7개국(G7) 재무장관 및 중앙은행 총재 회의가 열린다.
회의에서 가토 가쓰노부 일본 재무상이 스콧 베선트 미국 재무장관과 만날 가능성도 열려 있어 환율에 관해 어떤 논의가 이뤄질지 주목된다.
기획재정부가 지난달 이탈리아 밀라노에서 환율과 관련해 미국과 차관보급 첫 실무 대면협의를 진행한 것으로 알려진 이후 달러-원 롱 분위기는 다소 꺾였다.
하지만 이번 주까지 환율 협상의 '약발'이 이어질지 두고봐야 할 것으로 보인다.
◇ 미중 관세율 115%씩 인하…한미는 환율협상 진행
지난주 달러-원 환율은 정규장(오전 9시~오후 3시 30분) 기준 직전주 대비 10.40원 내린 1,389.60원에 거래를 마쳤다.
이달 초 대만달러發 원화 강세가 나타난 이후 3주 연속 하락해 같은 기간 46.90원 내렸다.
고점은 1,421.30원, 저점은 1,387.90원으로 주간 변동폭은 33.40원이었다.
달러-원 환율은 주 초반에는 미중 무역합의 소식에 급등했으나 후반에는 한미 환율협상 소식에 급락하는 흐름을 보였다.
스위스 제네바에서 10~11일 사이 무역협의를 진행과 미국과 중국은 115%포인트(p)씩 상호관세를 인하하기로 하면서 시장을 놀라게 했다.
기대를 웃도는 합의 결과에 탈달러 흐름이 일부 되돌려지면서 달러화가 급등했고, 위안화 역시 강세였다.
달러-원은 달러인덱스 흐름에 맞춰 크게 올랐다.
그러나 14일에는 정규장 마감 후 우리 정부가 지난달 밀라노에서 차관보급 대면 환율협상을 진행했다는 소식이 알려지면서 원화 절상에 대한 기대가 일었다.
다음날 정규거래에서 환율은 무려 25.70원 하락했다.
미국발 환율전쟁으로 인한 원화 절상 기대가 이어짐에 따라 달러-원 환율은 지난주 1,389.60원으로 거래를 마쳤다. 작년 11월 이후 약 6개월 만의 최저치다.
◇ 1,400원 아래쪽 안착 가능할까…美 등급 강등 파장은
이번 주 달러-원 환율은 1,400원선을 중심으로 거래되며 방향성을 탐색할 것으로 보인다.
신용평가 무디스가 3대 신용평가사 중 가장 마지막으로 미국의 국가신용등급을 강등한 것이 추가로 달러화 자산에 대한 이탈 움직임을 촉발할지 주목된다.
무디스는 만성적인 재정적자와 정부부채 증가를 반영해 미국의 신용등급을 'Aaa'에서 'Aa1'으로 한 단계 하향했다.
지난 9일 베선트 장관은 연방정부의 현금과 특별 조치가 8월 중 소진될 가능성이 있다면서 7월 중순까지 부채 한도를 상향하거나 적용을 유예해줄 것을 촉구한 바 있다.
뉴욕장 마감 후 나온 무디스 발표에 미 주가지수 선물은 하락했고, 미국채 수익률은 상승했다. 달러 인덱스는 기대 인플레이션 급등에 101.253까지 상승했다가 100.9선으로 다소 하락했다.
미시간대 집계에 따르면 1년 기대인플레이션은 7.3%로 1981년 이후 최고치를 나타냈다.
4월 수입물가는 전달보다 0.1% 상승해 0.4% 하락했을 것이란 시장 전망을 빗나갔다.
G7 재무장관회의에서 일본과 미국의 재무수장이 만나 환율 문제를 논의할 수 있을지도 관심사다.
지난 4월 24일 가토 재무상과 베선트 장관은 워싱턴 DC에서 만났고, 가토 재무상은 이번 회의에서 "여건이 허락한다면 베선트 장관과 회담을 갖고 환율 논의를 이어갈 기회로 쓸 것"이라고 말했다.
양국의 환율 협상을 진행한다면 원화 강세 재료가 될 공산이 크다.
지난주 아랍에미리트(UAE)를 방문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앞으로 2~3주 안에 각국에 관세율을 통보할 것이라고 밝혔다.
무역협상 진전 소식이 추가로 이어진다면 달러화가 회복하는 흐름이 이어질 수 있다.
시장에서는 한미 환율 협상을 계기로 달러-원 롱을 잡기는 쉽지 않다고 평가했다.
다만 이 때문에 하단이 더 열려있다고는 해도 서학개미 환전과 결제수요가 꾸준하다는 점은 달러-원을 지지하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대신 수출업체는 낮아진 환율에도 적극적으로 네고에 나설지 확신하지 못하고 있다.
최근에는 딜러들이 환율 방향성을 확신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장이 얇아지고 이에 따라 환율 변동성도 급격하게 높아진 상황이다.
20일에는 삼성전자 분기배당이 예정돼 있다. 외국인 배당금은 약 1조2천억원(약 9억달러) 수준에 달해 역송금 물량이 수급에 일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한편, 외국인 투자자들은 지난주 코스피에서 1조원 넘게 순매수세를 나타냈다. 3주 연속 순매수로, 최근 코스피 분위기가 나쁘지 않은 점을 고려하면 수급상 커스터디 매도가 우위를 보일 수 있다.
◇ 이번주 대내외 이벤트는
한국은행은 20일 1분기 가계신용, 23일에는 4월 생산자물가지수(PPI)를 각각 발표할 예정이다.
대외적으로는 19일 중국에서 4월 경제활동 지표가 발표된다. 소매판매, 산업생산, 고정자산 투자 등이다.
20일에는 중국 인민은행(PBOC)이 대출우대금리(LPR)를 발표한다.
인민은행은 이달 초 지급준비율 50bp 인하를 예고했으며 지난 15일부터 실제 적용됐다.
같은 날 호주중앙은행(RBA)이 통화정책회의를 열고 정책 금리를 3.85%로 25bp 인하할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에서는 19일 컨퍼런스보드의 4월 경기 선행지수가 나온다.
22일에는 S&P 글로벌의 5월 제조업 및 서비스업 구매관리자지수(PMI) 예비치와 4월 기존 주택판매 등이 예정돼 있다. 23일에는 신규주택판매가 발표된다.
연방준비제도(Fed·연준) 고위 관계자들의 발언도 다수 예정돼 있다. 존 윌리엄스 뉴욕 연은 총재는 19일과 22일 이틀 모습을 드러낸다.
20~22일에는 캐나다 앨버타에서 G7 재무장관 및 중앙은행 총재 회의가 열린다.
smjeo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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