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환시 시각…"플라자합의보다 양자 통화합의로 무역협상 결론"
美日 협상 결과→亞통화 전체에 파급 효과
(서울=연합인포맥스) 이장원 선임기자 = 미국과의 무역 협상에 환율 관련 내용이 포함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22일 주요 외신에 따르면, 글로벌 외환시장 전문가들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요구를 수용하기 위해 무역상대국들이 외환시장 개입을 줄이는 방식으로 타협할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네이선 스와미 씨티그룹 아시아태평양 외환트레이딩 총괄은 "미국이 일부 교역국들과의 무역 협상 과정에서 환율 관련 문구 삽입을 추진할 가능성이 있다고 시장은 보고 있다"고 말했다.
중국 대형 운용사의 한 투자자도 "환율이 협상 테이블에 오를 것"이라며 "시장 참여자들은 협상이 진행되기 전 미리 포지션을 선제적으로 조정하고 있다"고 전했다.
한국과 일본, 대만 등 아시아 수출국들이 막대한 외환보유액을 갖고 있다는 점은 이러한 추측을 부채질하고 있다.
골드만삭스의 아시아 거시경제 공동대표 티머시 모는 "아시아 통화는 지금 눌려 있는 스프링 같은 상태다. 상승 조건이 무르익었다"고 진단했다.
◇'플라자합의'보다는 '양자 통화합의' 가능성
시장에선 1985년 플라자합의와 같은 대규모 다자 통화 합의보다는 양자 통화 합의(bilateral currency deal)가 현실적이라고 보고 있다.
미라 찬단 JP모건 외환전략 공동대표는 "다자간보다는 양자 간 협상이 훨씬 수월할 것"이라며 "이런 기대가 시장 움직임에 반영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지난 몇 주간 대만과 한국이 미국과 무역 협상 과정에서 각각 환율 문제를 논의했다는 사실이 시장에 알려지면서 해당 통화들이 반짝 강세를 보이기도 했다.
대만달러의 움직임을 두고 홍콩의 한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대만 중앙은행이 사실상 환율 상승을 용인한 것처럼 보인다. 이는 (대만 환율 당국의) 정책 변화의 신호"라고 말했다.
대만 대형 생명보험사의 외환 담당 재무 책임자는 "대만달러의 절상이 5월 초처럼 수직적으로 발생하진 않을 것"이라면서도 "하지만 대만 통화 강세가 하나의 추세라는 데는 동의한다"고 말했다.
크리스 터너 ING의 글로벌 마켓리서치 대표는 "자유 변동환율 유지 및 통화매도 개입 제한이 미국의 주요 조건이 될 것"이라며 "이는 외환시장의 구조를 장기적으로 바꿀 수 있다"고 말했다.
◇엔화와 위안화 환율이 아시아 통화 흐름 좌우
홍콩의 한 투자운용사는 "일본과 미국의 협상 결과가 아시아 통화 전체에 파급 효과를 줄 것"이라고 말했다.
캐나다에서 열린 G7 재무장관 회의에서 미국과 일본은 환율에 대해 논의했지만, 공식 합의는 나오지 않았다.
다만 미 재무부는 회의 후 "환율은 시장에 의해 결정되어야 하며, 현재의 달러-엔 환율은 경제 펀더멘털을 반영한 것"이라는 성명을 냈다.
고토 유지로 노무라 외환 전략가는 "미국이 일본산 자동차 관세를 기존 25%에서 10%로 낮추는 대신 일본이 엔화 강세를 수용하는 암묵적 합의에 이를 수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일본은행이 금리 인상 기조를 유지하고 정부가 환율 상승 시 구두 개입을 자제한다면 자연스러운 엔화 상승이 가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골드만삭스는 위안화가 현재 1달러당 7.20위안에서 향후 12개월 내 7.00위안까지 절상될 것으로 전망했다.
모 골드만삭스 공동대표는 "시장 상황은 위안화의 점진적 상승을 허용할 수 있는 환경"이라며 "이는 원화와 엔화, 대만달러의 추가 상승 여력도 열어주는 셈"이라고 말했다.

jang73@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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