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윤우의 외환분석] '바이코리아'와 미중 런던 담판
(서울=연합인포맥스) 10일 달러-원 환율은 소폭의 하락세로 출발할 전망이다.
미국과 중국의 무역 협상 결과를 기다리는 가운데 작년 10월 이후 최저 수준인 1,350원대에 안착할 것인지가 관건이다.
현재 가장 큰 존재감을 드러내는 것은 외국인 주식 투자 자금이다.
국내 주식 매수를 위한 환전 수요가 유입되면서 달러-원 하락 흐름이 이어지는 추세다.
외국인들은 대선 전날인 지난 2일부터 4거래일 연속으로 주식을 대거 사들이고 있다.
유가증권시장에서만 3조원 넘게 순매수했고 코스닥에서도 3천억원 이상 사들였다.
새 정부 출범에 따른 정치적 불확실성 해소, 재정으로 경기를 부양할 것이란 기대, 상법 개정과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 전망 등이 주가 급등과 외국인 자금 유입의 배경으로 거론된다.
실제 이재명 대통령은 대선 캠페인 기간 동안 코스피 5,000 시대를 실현하겠다고 거듭 밝혔고, 자본시장의 비정상적인 요소만 걷어내도 3,000을 넘길 수 있다고 말한 바 있다.
추가경정예산 편성 시계도 빠르게 돌아가고 있다.
이 대통령은 전날 2차 비상경제점검 태스크포스(TF) 회의를 주재하고, 경기 진작과 민생 안정을 위한 추경 편성 방안 등을 집중 논의했다.
경기 회복과 소비 진작 차원에서 속도감 있게 추경을 편성하라고 지시했는데 꺾인 성장세를 하루빨리 되살리겠다는 의지가 엿보인다.
주가 상승을 예상케 하는 다양한 변수와 환경 속에서 시장 참가자들은 외국인 자금 동향을 주시할 것으로 보인다.
계속해서 국내 주식을 매수하는 모습이 나타난다면 달러-원도 추가 하락을 시도할 수 있다.
달러-원이 빠른 속도로 지난해 10월 이후 최저 수준까지 떨어진 상황에서 만약 외국인 주식 매수세가 주춤한다면 낙폭을 되돌리는 흐름이 나타날 가능성도 있다.
한편, 시장은 미국과 중국의 런던 담판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
여전히 미국과 주요국, 특히 중국과의 무역 협상 결과는 달러-원 방향을 좌우할 최대 변수로 여겨진다.
양국 고위급 정부 관계자들은 전날 스위스 제네바 합의 이후 한 달여 만에 영국 런던에서 협상 테이블에 앉았다.
6시간 넘게 이어진 협상은 하루 만에 끝나지 않았고 10일 오전 다시 협상에 나서기로 했다.
일단 첫날 협상 분위기는 나쁘지 않아 보인다. 스콧 베선트 미국 재무장관은 '좋은 회담'이라고 평가했고, 하워드 러트닉 상무장관도 '유익했다'고 말했다.
양국은 이번 협상에서 관세보다는 수출통제 문제를 주로 논의한 것으로 전해진다.
미국은 반도체 설계 소프트웨어, 제트기 엔진 부품, 화학 및 원자력 소재 등의 수출을 통제하고 있고 중국은 희토류 등 핵심 광물 수출을 제한하고 있는데 이에 대한 해제 논의가 이뤄지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협상과 관련해 "중국은 쉽지 않다"면서도 "중국과 잘해 나가고 있고, 좋은 보고만 받고 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만약 협상과 관련해 희소식이 들려온다면 달러화가 반등하면서 달러-원도 상승 압력을 받을 수 있다.
다만, 일각에서는 무역 긴장 완화로 위험 선호 움직임이 나타나면 달러-원이 하락할 것으로 보기도 한다.
시장 참가자들의 생각은 각기 다를 수 있지만 미중 무역 협상의 무게감은 여전하므로 시장은 협상 결과에 촉각을 곤두세울 전망이다.
달러-원은 이날 오전 2시에 끝난 야간 거래에서 정규장 종가 대비 2.20원 하락한 1,354.20원에 거래를 마쳤다.
뉴욕 차액결제선물환(NDF) 시장에서 달러-원 1개월물은 이날 1,351.70원(MID)에 최종 호가됐다.
최근 1개월물 스와프포인트(-2.70원)를 고려하면 전장 서울외환시장 현물환 종가(1,356.40원) 대비 2.00원 하락한 셈이다. (경제부 시장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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