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장원의 뷰포인트] "미국만 한 대안은 찾기 어렵다"
  • 일시 : 2025-06-10 10:55:46
  • [이장원의 뷰포인트] "미국만 한 대안은 찾기 어렵다"



    (서울=연합인포맥스) 이장원 선임기자 = 글로벌 금융시장에서 타코(TACO) 트레이드가 화제다. 타코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항상 겁먹고 물러선다(Trump Always Chickens Out)'의 줄임말이다. 마주 달리는 오토바이 중 겁먹고 피하는 치킨게임의 패자처럼 트럼프 대통령도 고관세를 부과하며 위협한 후 물러서는 걸 반복하는데, 이를 활용해 거래하면 이득을 본다는 의미다.

    트럼프의 위협에 위축되지 말고 이를 기회로 활용하라는 이 말을 뒤집어서 해석하면 역시 미국만큼 좋은 자산은 찾기 힘들다는 뜻도 된다. 이는 미국만 한 대안은 아직 없다(There Is No Alternative)는 말과도 통한다. TINA는 원래 마거릿 대처 영국 총리가 시장경제 외에 더 나은 대안은 없다고 말한 데서 유래했지만,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저금리 체제가 굳어지면서 주식 이외의 투자 대안은 없다는 말로 많이 쓰여왔다. 그러나 최근 몇 년간 미국의 고성장과 자산시장 급등이 지속되면서 미국 자산 외에 믿을만한 투자처가 없다는 말로 많이 쓰인다.

    요즘 글로벌 자산운용사들의 고민이 많은 것 같다. 트럼프 행정부의 무역전쟁과 부채 급증으로 인한 재정 불안 우려 등으로 미국 자산을 줄이면서도 마땅한 투자 대안을 찾기 쉽지 않아서다. 미국 자산의 비중을 축소하는 흐름이 과거보다 강해진 것은 사실이다. 최근 캐나다 2대 연기금인 CDPQ(퀘벡예탁투자공사)는 현재 40%인 포트폴리오 내 미국 자산 비중을 축소하고 영국·프랑스·독일 등으로 투자를 확대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뉴욕 기반 투자사 뉴버거 버먼은 올해 유럽 내 사모 공동투자(co-investment) 비중을 65%로 늘렸다. 이는 최근 수년간 기록했던 20~30% 수준에서 대폭 증가한 것이다. 이른바 '탈달러' 현상이 트럼프의 관세 폭탄 이후 계속되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그런 흐름 속에 큰손들의 고민은 사라지지 않는다. 미국을 떠나 다른 대안을 찾는 게 쉽지 않기 때문이다. 유럽은 성장성이 낮고 구조적 정치리스크가 상종하고 있다. 중국은 시장 구조가 복잡하고 정책 일관성이 부족하다. 지정학적 리스크도 있다. 하워드 막스 오크트리 캐피탈 창업자가 "미국에서 떠난 대규모 자본을 흡수할 수 있는 대안 시장이 아직 뚜렷하지 않다"고 말한 이유다.

    투자의 대가 워런 버핏은 수십 년에 걸쳐 미국 자산의 내재적 경쟁력을 반복해 강조해 왔다. 버핏은 매년 주주총회 때마다 자신이 투자에서 성공한 것은 미국에서 태어난 큰 행운을 받았기 때문이라며 미국의 반대에 베팅하지 말라고 강조한다. TINA는 "어쩔 수 없이 미국 자산에 머무를 수밖에 없다"는 글로벌 투자자들의 심리적 표현이다. 이 상황에서 '미국 외 자산'은 어쩌면 투자 가능한 옵션이 아니라 리스크가 될 수도 있다.

    지금은 빠져나가지만, 어차피 미국으로 되돌아올 수밖에 없는 현실을 이들은 알고 있다. 지금은 의심받고 있으나 자본시장의 깊이와 법적 안정성과 신뢰성, 미국 기업의 성장성과 혁신이 다른 지역보다 월등히 낫다는 점을 반박하긴 어렵기 때문이다. 모건스탠리는 미국의 시장 지배력이 2026년까지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시장의 변동성은 잦아들고 인공지능(AI)과 정책적 지원, 기업들의 실적 개선 기대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국제경제부 선임기자)



    undefined


    jang73@yna.co.kr



    <저작권자 (c) 연합인포맥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AI 학습 및 활용 금지>
    주의사항
    ※본 리포트는 한국무역보험공사가 외부기관으로부터 획득한 자료를 인용한 것입니다.
    ※참고자료로만 활용하시기 바랍니다.
    목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