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은, 李정부 출범 뒤 KP물 첫 발행 물꼬…역대급 흥행
7.5억유로 규모 발행 성공…주문만 42억유로
(서울=연합인포맥스) 피혜림 기자 = 새 정부 출범 후 공모 한국물(Korean Paper) 시장이 활기를 되찾고 있다.
첫 발행주자는 한국수출입은행으로, 유로화 채권 시장을 찾아 7억5천만유로 규모의 조달을 마쳤다.
한국물 시장은 한동안 정치적 불확실성과 미국 관세 이슈 등이 이어져 출렁이는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새 정부 출범으로 한국의 신인도가 강화하면서 유럽 시장에서 역대급 흥행을 기록했다.
한국에 대한 불확실성 해소와 더불어 금리 인하 기조에 힘입은 유럽 채권시장 활황, 수출입은행의 조달 전략 등의 삼박자가 작용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유로화 채권으로 포문…한국 신인도 입증
11일 투자은행(IB) 업계 등에 따르면 전일 한국수출입은행은 유럽 장 개시 후 유로화 채권 발행을 위한 북빌딩(수요예측)에 나서 7억5천만유로 규모의 그린본드(green bond) 조달을 확정했다.
만기는 3년물이다. 가산금리(스프레드)는 유로화 미드 스와프(EUR MS)에 47bp를 더한 수준이다.
최초제시금리(IPG, 이니셜 가이던스)로 58bp를 설정했으나 넉넉한 투자 수요에 힘입어 스프레드를 11bp 낮췄다.
투자 열기는 뜨거웠다. 북빌딩 개시 후 1시간여 만에 20억유로 이상의 주문이 쌓였다. 마지막까지 남은 주문량은 42억유로를 웃돌았다. 참여 기관 역시 100여곳을 넘어서 세 자릿수를 찍었다.
통상 유럽 채권 시장은 보수적인 특성을 가진 곳으로 꼽힌다. 북빌딩의 경우 실수요 위주로 주문을 넣는다는 점에서 발행액 수준에서 물량을 모으는 게 일반적이었다.
반면 수출입은행은 발행 규모의 5배가 넘는 수요를 확인하면서 스프레드를 대폭 낮췄다.
새 정부 출범 후 한국의 정치적 불확실성이 해소되면서 대외 신인도를 높인 여파다. 주식시장에서의 상승세와 더불어 해외 채권시장에서도 견고한 신뢰를 드러냈다.
이는 한국의 신용부도스와프(CDS) 프리미엄에서도 엿볼 수 있다. CDS 프리미엄은 국가의 대외 신인도를 보여주는 지표다.
연합인포맥스 '글로벌 크레딧 차트'(화면번호 2494)에 따르면 전일 한국 5년 CDS 프리미엄은 26.81bp로, 2023년 말 수준을 회복했다.
해당 지표는 지난해 계엄 사태와 지난 4월 미국 상호관세 부과 이슈 등을 전후로 40bp를 넘보기도 했으나 새 정부 출범 후 안정세를 되찾았다.
◇활황 맞은 유로화 채권…조달 전략도 뒷받침
최근 유로화 채권 시장의 활황도 수출입은행의 흥행을 뒷받침했다. 유럽중앙은행(ECB)이 7회 연속 금리를 인하한 데 이어 인하 사이클이 거의 마무리됐을 가능성이 엿보이면서 투자자들의 매수 열기가 배가됐다.
달러화 및 달러채 시장의 변동성이 커지면서 유로화 채권 시장의 활용도 또한 커졌다.
미국 기업들이 역으로 유로화 채권 발행에 나서는 '리버스 양키(Reverse Yankee)' 본드 조달세도 두드러지는 실정이다.
수출입은행의 경우 2년 만에 유럽 채권 시장을 다시 찾았다. 그동안 한국 기업의 유로화 이중상환청구권부채권(커버드본드) 발행만 이어졌다는 점에서 한국물 공모 선순위 유로화채권 역시 2년만이다.
수출입은행은 그동안 꾸준히 발행을 이어오면서 투자자들과의 관계를 다졌다. 정부·국제기구·기관(SSA) 투자자와 접점을 지속하면서 신뢰를 높여왔다.
북빌딩에 앞서 딜 로드쇼 방식으로 투자자와 소통에 나서기도 했다. 유럽 국가들은 물론 중동 시장까지 직접 찾아 이번 발행을 두고 투자자 설득력을 높였다.
수출입은행의 경우 한국물 시장의 최전선에서 조달의 벤치마크 역할을 톡톡히 하는 모습이다.
지난 1월 올해 첫 공모 글로벌본드에 나서 계엄 사태 이후 불확실했던 외화채 조달의 포문을 열었다. 이어 새 정부 출범 후에도 첫 공모 한국물 발행으로 한국에 대한 달라진 시각을 확인했다.
두 발행물 모두 윤희성 행장을 필두로 수출입은행 경영진이 주관사단에 레터를 발송해 협력을 강화했다. 앞선 조달과 달리 레터를 활용해 세일즈 역량 등을 끌어올린 전략 또한 주효했던 셈이다.
수출입은행의 국제 신용등급은 AA급 수준이다. 무디스와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는 각각 'Aa2', 'AA' 등급을 부여하고 있다.
이번 딜은 BoA메릴린치와 씨티그룹글로벌마켓증권, 크레디아그리콜, ING증권, 나티시스가 주관했다.
phl@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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