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 급락과 투자자들] 서학개미들 '환손실'에 속앓이
  • 일시 : 2025-06-12 11:00:00
  • [환율 급락과 투자자들] 서학개미들 '환손실'에 속앓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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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연합인포맥스) 신윤우 기자 = "환율 1,400원 이상으로 다시 올라와라. 경제 성장률이 1%도 안 되는데, 환율 안정화가 말이 되는 소리인가".

    포털사이트의 한 해외 주식 토론방에 올라온 글이다. 가파른 환율 하락으로 환손실을 입은 데 대한 푸념으로 들린다.

    달러-원 환율이 단기간에 급락하면서 고수익 기대를 갖고 원정 투자에 나섰던 서학개미들의 환손실이 상당할 것이란 평가가 나온다.

    투자한 해외 주식 종목의 가격이 올라도 환손실로 수익의 상당 부분을 갉아먹거나 오히려 손해를 보는 경우가 생길 수 있다.

    12일 한국예탁결제원 증권정보포털에 따르면 달러-원 환율이 1,400원대 중후반대에서 움직였던 올해 초부터 지난 4월 11일 사이에 국내 투자자들이 가장 많이 사들인 주식은 테슬라다.

    무려 91억7천206만달러(약 12조5천800억원) 규모의 매수 결제가 이뤄졌다.

    4월 11일 이후 테슬라 주가는 지난 10일까지 2개월 동안 29.4%가량 뛰었다.

    같은 기간 달러-원 환율은 정규장 종가 기준으로 1,449.90원에서 1,364.30원으로 떨어졌다.

    달러-원이 높았던 기간에 환전해 주식을 샀다면 약 6% 정도의 환손실을 보게 된다.

    만약 지난 4월 9일 기록한 고점 1,487.60원에 달러화를 사고 최근 저점인 1,353.10원에 팔았다면 무려 9.3%의 환손실을 입게 된다.

    연초부터 4월 11일까지 국내 투자자들이 51억8천만달러(약 7조1천억원) 이상 사들인 엔비디아 주가는 4월 11일 이후 최근까지 29.9% 올랐다.

    팔란티어 테크놀로지스는 30억8천만달러(약 4조2천214억원)가량 매수했는데 같은 기간 주가가 50% 상승했다.

    서학개미들이 미국 주식 투자로 고수익을 올리는 데 성공했지만 적게는 6%, 많게는 10%에 가까운 환손실을 봤다.

    애플 주가는 4~6월 198.15달러에서 202.67달러까지 2.3% 오르는 데 그쳤다. 6% 가량의 환손실을 고려하면 오히려 손실이다.

    연초에 국내 투자자들이 사들인 애플 주식 규모는 9억3천164만달러(약 1조2천780억원)나 된다.

    같은 기간 국내 투자자들은 알파벳 주식을 6억6천912만달러(약 9천160억원)어치 매수했는데 주가는 최근 2개월여 동안 12.9%가량 뛰었다.

    환손실에 따라 큰 재미를 보지 못할 수도 있는 상승률이다.

    이처럼 서학개미들이 대거 달려든 주식은 환율 하락에 따라 희비가 엇갈렸다.

    환율이 높을 때 헤지를 하지 못한 만큼 환손실을 고스란히 반영해야 하는 상황이다.

    일부 투자자들은 환헤지형 상장지수펀드(ETF) 매수로 달러-원 환율 하락을 대비한 것으로 전해진다.

    그러나 개별 종목에 직접 투자하는 대다수 서학개미들이 환율 변동까지 예측해 헤지에 나서는 경우는 흔치 않은 게 현실이다.

    해외 주식에 투자하면서 사실상 달러화 강세에도 동시에 베팅하고 있다는 얘기다.

    한 외환시장 관계자는 "환율 1,400원대에서 우리나라 투자자들이 해외주식에 계속 투자했는데 그때는 환율이 오를 때라 환차익이 났겠지만 지금은 환율이 100원 이상 떨어져 환손실이 불가피하다"며 "서학개미들의 외환시장을 움직일 정도로 영향이 큰 만큼 주목해서 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권아민 NH투자증권 연구원은 "환헤지 ETF를 사거나, 환에 대한 강한 확신이 있으면 통화선물로 헤지할 수 있는 방법이 있다"면서도 "테슬라 주식을 사면서 환헤지를 하는 경우는 없을 것"이라고 전했다.

    올해 달러-원 환율 동향


    ywshi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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