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러-원 환율 급반등…배경과 전망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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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인포맥스) 신윤우 기자 = 달러-원 환율이 1,350원대에서 10원가량 단숨에 뛰었다.
한미 금리차 확대 기대, 새 정부 출범 이후 나타난 '바이 코리아' 현상 등으로 무거운 흐름을 보이던 달러-원이 중동발 지정학적 리스크로 상승 곡선을 그리는 모습이다.
13일 연합인포맥스 달러-원 거래종합(화면번호 2110)에 따르면 달러-원은 이날 전장 대비 3.70원 낮은 1,355.00원에서 출발한 직후 1,352.00원까지 밀렸다.
내리막을 걷던 달러-원은 9시 10분 무렵 상승세로 돌아섰는데 이스라엘이 이란 전역에서 공습을 감행했다는 소식이 전해진 영향이다.
달러-원은 장중 한때 1,369.70원까지 뛰었으며 갑작스러운 대외 변수 등장에 '딜 미스'(거래 실수)가 나오기도 했다.
서울외환시장 전문가들은 양국 무력 충돌의 전개를 조심스럽게 살피면서 글로벌 금융시장의 안전 자산 선호 흐름이 얼마나, 또 언제까지 이어질지 주시하고 있다.
◇이스라엘, 이란 핵·군사시설 전격 타격…위험할 땐 '달러'
주요 외신들에 따르면 이스라엘은 이날 이란 전역에 있는 핵 프로그램과 군사시설 수십 개를 공습했다.
작전명 '사자들의 나라'로 명명된 이번 공격에는 전투기 수십 대가 동원됐으며 이란 수도 테헤란 역시 공격 범위에 들어갔다.
이스라엘은 현재 특별비상사태를 선포한 상태로 영공을 폐쇄하며 이란의 보복에 대비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각료회의를 소집해 대책을 논의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스라엘의 공습 시점은 예상보다 빨랐다는 후문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르면 오는 15일 공격이 이뤄질 수 있다고 보도했는데, 이날은 미국과 이란이 오만 무스카트에서 6차 핵 협상을 열기로 한 시점이다.
최근 미국이 중동 지역 안보 위험 고조를 이유로 주이라크 미 대사관의 비필수 인력 철수를 명령한 것으로 알려졌는데 이런 맥락에서다.
트럼프 대통령의 만류에도 이스라엘은 군사 옵션을 예상보다 빨리 가동했고, 결국 중동 정세가 격랑에 빠져드는 분위기다.
이에 글로벌 투자자들은 전통적인 안전 자산 '달러'로 몰려들었다.
간밤 달러 인덱스는 97.60까지 밀리면서 2022년 3월 이후 최저로 떨어졌는데 이날 아시아 거래에서 다시 98 레벨로 복귀했다.
동시에 대표적인 안전 통화인 엔화와 스위스프랑화가 올랐으며 원화를 비롯해 위안화 등 아시아 통화, 호주달러화, 뉴질랜드달러화 등은 내리막을 걸었다.
아울러 한국과 중국, 대만, 홍콩 등 아시아 주요 증시는 하락했고, 미국 주가지수 선물도 급락했다.
안전자산 선호 움직임이 글로벌 금융시장에 급속도로 확산한 것이다.
◇향후 전개 지켜봐야…대세 반등 기대하긴 어려워
환시 전문가들은 당장 위험 회피 흐름이 나타나는 것은 불가피하다고 보면서 향후 전개를 지켜봐야 한다는 입장이다.
갈등 상황이 격화될지, 일시적일지에 따라 파장의 강도도 다를 것이기 때문이다.
다만, 현재로서는 달러-원이 상승세로 완연히 방향을 틀게 만들 변수로는 여겨지지 않는 분위기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 인하에 대한 기대감과 트럼프 대통령의 인하 압박, 한미 환율 협상과 원화 절상 기대 등이 여전히 이어지는 상황이다.
글로벌 탈달러 추세, 미국이 달러화 절하를 바라고 있다는 추측 등 온갖 이유들로 달러화는 연초부터 줄곧 내리막을 걸어왔다.
원화 측면에서는 정치적 불확실성 해소, 외국인들의 대규모 주식 매수 등으로 강세 기대가 커졌다.
따라서 현재 확인된 중동 리스크만으로 달러-원 환율이 대세 상승세로 전환하기는 어렵다는 평가다.
기획재정부도 이날 오후 이스라엘과 이란 간 긴장 고조에 따른 긴급상황점검회의를 열고 시장 상황을 점검한다는 계획이다.
이민혁 국민은행 연구원은 "전쟁 이슈 자체는 안전 자산 선호인 동시에 위험 자산 회피로 이어지므로 원화에는 안 좋은 요인"이라며 "지난해 4월에도 이스라엘과 이란이 충돌했는데 당시 여러 요인이 겹쳐 환율이 1,400원까지 올랐다"고 말했다.
그는 "그 때와 지금이 다른 점은 당시엔 미국 물가가 굉장히 높고 달러화도 강하던 시기였던 것"이라며 "여기에다 전쟁 이슈까지 겹쳐 환율이 급등했는데 이번에는 미국이 그런 상황이 아니고 전쟁 이슈만 있는 것이므로 앞으로 얼마나 갈등이 이어질지 지켜봐야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슈가 사그라지면 환율도 다시 하락으로 전환되지 않을까 아직까지는 조심스럽게 본다"고 덧붙였다.
한 증권사 딜러는 "지정학 리스크, 중동 쪽 이슈로 환율이 오르고 있다"며 "오늘은 약세가 지속할 것 같다"고 말했다.
다만, 그는 "당분간 흐름은 어떻게 될지 모르겠다. 중동 이슈가 어떻게 해결될지 봐야 한다"면서 "외국인 주식 자금이 들어왔던 게 크게 빠져나가는 모습은 아니다"라고 전했다.
ywshi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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